오늘도 산으로 간다. 산은 마음의 고향이다. 나는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태어났고 어릴 적 산에서 놀았다. 그래서 그런지 산을 가면 마음이 편안하다. 누군가가 그렇게 힘들게 왜 산을 올라가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어차피 올라가면 내려올 거인데 왜 올라가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산은 그래도 좋다. 일주일 동안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가 산을 오르면서 모든 것을 정리한다.
왜 그렇게 힘들게 오르냐고 한다. 산이 있기에 오른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이 좋다. 한국은 산이 도시에서 30분 이내에 산으로 갈 수 있다. 어떤 곳은 걸어서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걸어서 10분인 조그마한 야산이 있어서 더욱 좋다. 내 친구는 산 밑에 있는 집에 있으면 더욱 좋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산 밑에 있는 집은 싫다. 어릴 적 첩첩산중은 아니지만 산 밑에 살 때 산에서 내려오는 다양한 동물들과 밤에 산에서 다양한 동물들의 소리가 무서웠기에 그런 것 같다.
사당역 사거리에서 과천방향과 낙성대 방향을 제외고 토요일 새벽, 일요일 새벽, 그리고 금요일 밤에 관광버스들이 오늘도 남쪽으로 동쪽으로 가는 등산객들을 태우기 위하여 30분 정도 버스승강장을 제외하고 성벽을 쌓고 있다. 6시 50분이면 모두가 생각하는 곳으로 버스가 떠난다. 양재역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7시쯤에는 줄을 서있는 버스에서 행선지를 찾기에 급급하다. 관광버스를 예약하고 탑승하는 것인 만큼 산행대장은 이를 확인하고 정리한다. 사당역에 몇 명, 양재역에 몇 명 이 정도인데 오늘의 산행대장은 양재역과 사당역은 정확하게 파악했는데 그다음은 어디에서 몇 명이 탑승하는지 모르고 있다. 1명이 탑승하지 않았는데 죽전도 정차하고 신갈도 정차하다. 그분은 no-show(a person who is expected but does not arrive)였다. 본인이 참석하지 않으면 연락이라도 했으면 했는데 그것이 되지 않았다. 산악대장도 이 분에 대하여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연락해볼 수 있었는데 불구하고 하지만,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죽전에서 사람을 찾기 위하여 뛰어다녔고 신갈에서도 사람을 찾기 위하여 뛰어다녔다. 이 분의 예약 자리는 중간의 자리로 맨 뒷자리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이번 산행은 피암목재에서 시작하여 활목재, 칠성대(운장산 서봉), 운장산정상(운장대), 상장봉, 곰직이산, 복두봉, 구봉산을 거치는 산길이다. 한 번쯤 가보고픈 산행길인데 겨울산이라 힘들 것 같다. 산행대장은 8시간이라는 힘들 것 같다고 한다. 구봉산 정상에 도착한 후 도착 예정시간이 3시간도 남지 않았다면 바람재를 통해서 하산하라고 한다. 버스에서 자신이 있었다. 구봉산 주차장에서 1봉부터 시작하여 2봉부터 8봉까지 거쳐 정상을 오른 것이 2차례 정도이니 자신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운장산에서 구봉산까지 그 능선길은 걸어본 적이 없고 그 능선길에 대하여 산행기를 본 기억밖에 없다.
완주에서 진안으로 넘어가는 길이 피암목재이다. 고개 정상에 휴게소가 있고 이곳에 버스를 세우자마자 등산객들이 쏟아져 나온다. 근처에 있는 야외 화장실은 쓸만한 곳이 못된다고 한다. 휴게소에서 운영하는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하여 줄을 서고 인접한 운장산을 오르는 등산로에 접어든다. 피암목재 해발이 600m쯤 되고 운장산 정상은 1100m쯤 된다. 서봉을 향하여 줄기차게 오른다. 칠성대를 향하여 가면서 젊은이들의 좋으 소리도 듣는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쉼 없이 한다. 힘도 들만하지만 그 쉼 없는 얘기를 하면서 쉽게 쉽게 오른다. 젊음이 좋다고 친구랑 얘기를 한다. 우리가 산을 오를 때도 이렇게 하는데 오늘은 그렇지 한다. 서봉을 오르면서 눈이 음지에 있어도 모른척하고 오른다. 아이젠은 필요 없어 착용도 하지 않고 오른다. 오를 때는 약간의 미끄러움도 무시할 수 있다. 내려오는 길이 이 길이 라면 아이젠이 필수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구봉산 정상에서 팔봉 쪽으로 가는 방향은 음지이고 가파른 곳인데 내려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운장산은 해발 1,126m이다. 이 일대는 해발 800-1000m의 고산지대로서 바로 옆 연석산, 구봉산 등과 함께 하나의 진안고원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피암목재에서 오른다고 하여도 해발이 500m 정도만 오르니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처음 능선은 힘들지 않지만 어느 정도 가면서 거의 양 옆은 절벽이고 중간에 길이 있는 자연 성능이다. 계룡산 자연 성능이 멋있다고 하지만 이곳도 멋있다. 운장산이라는 이름도 "구름에 가리어진 시간이 길다"라고 해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운장산은 만경강과 금강의 분수령이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 산을 오르면서 미세먼지가 발아래에 점점 놓인다. 미세먼지가 해발 1000m 지점에서 공기의 흐름이 좋은 만큼 정체되지 않고 흐른다. 산을 오르면서 이곳도 보고 저곳도 보고 할 수 있지만 서봉까지 오르면서 그렇게 볼거리가 거의 없다.
서봉 정상이다. 정상석은 칠성대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20분 더 가면 운장산 정상이 운장대이고 거기에서 20분을 더 가면 동인인 상장봉이다. 봉우리가 3개 연속으로 있다. 북두칠성의 일곱 성군이 운장산 암자에서 공부하는 선비가 큰 동량이 되어 벼슬에 나갈만한 재질이 보여 그를 시험하기 위해 내려왔다가 그 대응 태도를 보고 실망하여 선비를 혼내주고 하늘로 올라갔고 그 후 선비는 자기의 모자람을 깨닫고 벼슬의 꿈을 버리고 수도승이 되었다 하여 이곳을 칠성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칠성대에서 하늘 향해 서서 인증샷을 남기고 운장산 정상으로 방향을 잡는다. 운장산으로 내려가면서 칠성대를 보니 사람의 옆얼굴이다. 얼굴바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운장대로 내려가는 길이 눈이 있으나 그래도 정상에서 살짝만 내려가기에 그렇게 큰 부담 없이 모두들 내려간다. 서봉 즉, 칠성대에서 피암목재로 내려가는 사람들은 아이젠을 착용하고 내려간다. 운장대를 오르면서 봉우리가 있어 오르는데 재미있다. 눈도 있고 사람도 있고 절벽도 있고 서봉의 멋진 풍광이 있다.
운장산 정상 운장대이다. 운장대 정상에서 백대 명산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이 많다. 우리도 인증샷을 남긴다. 운장대 정상에서 정상석을 주변으로 정상 데크를 조성해 놓아서 정상석 인증샷을 왼쪽 계단에 내려가서 데크에 카메라를 위치하고 정상을 담아본다. 운장대에서 동봉으로 가는 길은 어려운 길이다. 운장대에서 내려가는 자체가 어려움을 가중시키다. 눈이 있는 곳보다 눈이 없는 곳이 많아서 아이젠을 착용하기도 뭐하다. 등산지팡이 일명 스틱을 이용하여 조심조심 내려와서 동봉을 오른다. 동봉 정상에 다가서기 전 서봉과 운장산 정상을 담아 본다.
동봉 정상에서 이제는 칼클미제로 간다. 안부까지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 그리고 눈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눈이 없는 곳이 눈이 있는 곳보다 많기 때문에 아이젠보다 스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내려간다. 구봉산까지 가는 시간이 5시간에서 5시 30분이면 도착하여야 하는데 오늘 어려움이 예상된다. 칼크미는 경사가 심한 길, 즉 가파른 길이어서 ‘가풀막~갈크막~갈크매기’가 되었다. 갈크미재, 깔그막재, 각호막치 등으로도 부른다. 갈크매기재는 높이 803m이며, 운장산 능선을 가로지르는 고개이다. 서쪽부터 연석산~운장산~복두봉~구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중 운장산과 복두봉 사이에 있다.
칼크미재에서 다시 곰직이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고갯마루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앞으로 갈길을 갈음해본다. 곰직이산으로 오르는 것이 50분이 복두봉까지 2시간이고 구봉산까지 또 1시간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한다. 구봉산에 2시간 30분 전까지 도착하면 팔봉 쪽으로 방향을 잡고 그 이후에 도착하면 바람재로 내려갈 것이다. 곰직이산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름의 연속이다. 곰직이산을 오르면서 능선에 도착하면서 둥그레 하게 능선이 나타난다. 그 능선까지 도착하기까지 가파름이 계속된다. 40분 정도 오르면 곰직이산이다. 곰직이산 바로 직전에 바위가 곰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곰직이산이 된 것 같다. 곰직이산의 이정표는 별도로 없고 진안군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을 위하여 세워놓은 표지에 곰직이산이라고 누가 매직으로 써 놓았다.
곰직이산에서 복두봉까지는 너무나도 좋은 산길이다. 트랙킹 코스이다. 곰직이산에서 복두봉까지 1시간이라 하였는데 걸어보니 40분 남짓 걸렸다. 이렇게 좋은 트래킹 코스도 없다. 고원지역을 그대로 걷는다고 보면 될 것이다. 임도를 따라서 동네 사람들이 올라와서 쉴 수 있도록 정자도 구비하여 놓았다. 우리는 무조건 지나간다.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복두봉은 바위로 되어 있어 두건을 쓰고 있는 것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지형도』(용담)에 '복두봉(1,024m)' 지명이 처음 기재된다. 산에는 과거 대규모 농장이 조성되었는데, 지금도 봉우리 아래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산의 동남쪽 골짜기를 '갈거리 골짝'이라 하는데,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있으며 운장산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복두봉에서 구봉산을 담아본다. 8개 봉우리와 마지막의 구봉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저 8개 봉우리가 있는 곳으로 내려갈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이제는 구봉산으로 간다. 구봉산이 바로 앞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구봉산으로 가는 길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고 오르고 내린 후 다시 오른다. 언제까지 내려가야 할지 모르게 내려갔다가 다시 오른다. 이곳의 눈은 지난주 온 것 모양 그렇게 얼지도 않고 오늘 온 것처럼 아이젠을 신어도 특별한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복두봉에서 구봉산 정상까지 1.5km라고 했으며 비박을 위하여 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만났을 때 1.1km라는 이정표를 보았는데 구봉산이라면서 화살표가 갑자기 왼쪽으로 가리키는 곳까지 한참을 왔는데도 1.0km다. 이정표의 거리는 믿을 것이 못되었다. 구봉산 정상을 가파르게 오른다. 반대편은 더욱 심한데 이곳도 만만치가 않다.
오늘 3개의 산을 오른 것이다. 운장산, 곰직이산, 구봉산이다. 그중 마지막 산인 구봉산에서 힘이 체력이 거의 소진되었다. 겨울산은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더 많은 체력이 소모되는 것 같다. 시간도 더 많이 소요되는 것 같다. 우리가 아이젠을 하지 않고 걷다 보니 더 조심조심하여서 그럴 것이다. 눈이 있는 곳보다 없는 곳이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걸어서 그럴 것이다. 운장산에서 구봉산까지 가을이면 5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겨울산이라서 1시간 정도 더 소요되었다.
정상에 오르면 서쪽으로 북두봉과 운장산이 들어오고, 남쪽으로 옥녀봉, 부귀산 북쪽으로 명덕봉, 명도봉 등이 보이고 맑은 날에는 멀리 덕유산과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며, 특히 2015. 8. 3일 개통한 구름다리(4봉~5봉)는 무주탑 3차원 방식이다.
구봉산 정상에서 이제 우리의 갈길을 결정하여야 한다. 팔봉 방향으로 하산을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아이젠을 착용하여야 한다는 것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바람재 방향으로 걷는다. 바람재 방향으로 걷다 보면 멀리서 팔봉까지 이르는 그 암릉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여름날 비 올 때 이곳을 왔을 때 서둘러 내려가면서 바람재를 탄 기억이 있는데 너무나도 가파르고 길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바람재에서 직진하여 천황사로 방향을 잡고 걷는다. 누군가가 유성 락카를 이용하여 길을 안내할 수 있도록 바위나 돌에 화살표를 표시해 놓았다. 그 화살표를 따라가다가 무덤 근처에서 주차장이라는 이정표를 본 후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낙엽이 등산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낙엽을 밟으면서 간다. 낙엽 밑에 혹 있을지 모르는 얼음을 조심하면서 내려간다. 조릿대가 너무 크다. 내 키보다 더 큰 것도 있다. 조릿대 수준이 아닌 대나무 수준이다.
개울을 지나 바람재에서 내려오는 등산로를 만나고 우리 바로 뒤에 따라온 등산객을 만났다. 바람재에서 내려온 길이 너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가 방향을 잘 잡은 것 같다. 개울에 얼음은 없고 맑은 물이 흘르고 있어 산행을 한 땀을 씻어내어도 된다. 이제 봄이 온다. 다음 주에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는 예보가 있지만 오늘은 따뜻한 봄 날씨와 같다. 산은 온통 진흙밭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오늘도 중간중간에 진흙밭을 지났는데 1달 이내에는 산행에 가장 어려운 진흙밭이 기다리고 있다.
약속시간에 20분 남겨두고 버스 앞에 도착하였다. 어느 때보다 알차게 산행을 한 것이다. 버스에 도착하기 전 구봉산을 담아본다. 산그늘이 어둠은 벌써 내려앉고 있다. 실루엣은 아니다. 멋진 풍광을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가 있다. 등산객 들중에 구봉산만 등산한 산객과 우리보다 빠르게 산을 걸은 사람들이 구봉산 주차장 인근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노상에 팔고 있는 막걸리도 4000원이다. 산행의 뒤풀이를 한 사람들이 30분도 못 가서 버스에서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버스를 세운다. 자기차도 아닌데 너무 생각이 없다. 내려와서 적당히 뒤풀이하는 것이 좋다. 나는 뒤풀이를 하지 않는다.
버스는 고속도로에 올라서자마자 버스전용차선 시간 안에 서울에 도착하기 위하여 열심히 달린다. 전용차선을 이용하지 않는 승용차 등이 뒤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인승 전용차선을 이용한 버스는 거침이 없다. 버스기사들도 ㅅ트레스가 없을 것이다. 막힌 곳에서 갔다 섰다를 반복하다 보면 승객들이 불안하지만 거침없이 달릴 때는 즐겁다.
김기만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