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비가 오면 야외운동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던가 비가 안 오는 지역이 어디인지 찾아보기도 한다. 토요일 일기예보를 보니 강원도와 경상북도 북부지역은 눈이고 나머지는 비가 온다고 예보가 되어 있다. 토요일 등산 약속이 있었으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그 지역에서 등산 약속을 취소하고 나만의 등산 일정을 잡았다. 10일 전에 이렇게 비나 눈이 왔으면 동해안에 그렇게 산이 불타는 것은 피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있다.
금요일 대설주의보가 예보된 상태에서 눈이 강원도에 집중적으로 내리고 있고 토요일도 대설주의보가 계속된다. 금년도 산에 가서 눈을 본 기억이 없는데 이번에 가능할 것 같다. 안내산악회에서 공지가 게시되고 있다. 대부분의 등산 일정은 취소되고 등산이 가능한 지역 중 눈을 볼 수 있는 곳에 버스들이 집중되고 있다. 함백산과 태백산을 연계 산행하는 일정에 3대나 배정되었다. 그래도 자리가 없다. 누군가가 취소할 것을 기다리고 있는데 취소된 자리가 마음에 든다. 게시판에 등산 신청을 하고 입금을 한다. 이번 산행에서 눈을 보리라 하고 잠을 든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많이 오고 있다. 우산을 들고 배낭을 메고 안내산악회가 출발하는 사당역으로 간다. 쓸쓸한 맛도 있지만 그래도 전철을 타니 몇 명이 배낭을 메고 있다. 나처럼 눈을 보려 가는 것 같다. 사당역에 하차하니 몇 명이 지하철역 화장실 입구에서 정리를 하고 있다. 나는 지하철역 입구에서 정리를 한다. 지하철역 밖은 비가 오고 있다. 평사시 같으면 도로에 안내 산악회 버스들이 즐비하겠지만 오늘은 비가 오는 만큼 버스가 거의 없다. 우리가 갈 버스는 저 멀리 기다리고 있다. 버스는 양재와 죽전을 거치면서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차장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천둥산 휴게소를 지나고 제천을 들어서는데 지금까지 와 다른 경치가 나타난다. 사람들이 그 경치를 보고 환호성을 지른다. 잠에서 깬 사람들이 창밖을 본다. 차장에는 비가 아니고 눈이 내리고 주변은 설국이다. 도로는 따뜻한 온도로 눈이 쌍이지 않고 녹아서 어렵지 않게 달리고 있다. 주변은 눈이 내리지만 도로는 까만 아스팔트가 그대로 드러나 새로운 경치를 만들고 있다. 도로에는 열선을 설치한 것처럼 주변은 설국이고 도로는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정선을 들어가면서 함백산을 가는 길로 4차선 국도를 벗어나 정암사 방향으로 버스는 달리고 있다. 만항재를 향하여 버스는 달리면서 이 길을 올라갈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정암사를 지나고 만항재 마을을 지난다. 지난여름 이곳에서 야생화를 감상하면서 함백산에서 만항재를 지나고 만항재 마을을 거쳐 정암사까지 걸은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이 있어서 어디쯤 왔는지 상상을 할 수 있다. 이제는 함백산 입구 태백산 국가대표 선수촌으로 버스가 들어섰으나 버스가 갈 수가 없다. 지금까지는 제설 작업이 잘된 길을 달리고 많은 차량이 다녀서 눈이 쌓이지는 않았으나 눈이 쌓여있다. 버스가 들어갈 수가 없다. 버스는 후륜구동이라 못 올라간다고 하였다. 후륜구동 자동차들이 눈이 오면 힘들다고 하였는데 그 사항이 이해가 간다.
오늘은 함백산을 갔다가 내려와서 유일사 입구까지 자동차를 타고 가서 태백산을 오르는 것이다. 함백산과 태백산은 같은 산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느 것이 태백산이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 태백산 국립공원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태백산은 1989년 5월 13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16년 우리나라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체면적은 70.052㎢이며 천제단이 있는 영봉(1,560m)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1,567m) 동쪽에 문수봉(1,517m), 영봉과 문수봉 사이의 부쇠봉(1,546m)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최고봉은 함백산(1,572m)이다
함백산은 몇 번 갔다 왔지만 오늘도 함백산을 간다. 입구에서 함백산을 왕복하는 것을 2시간을 준다. 2시간 만에 갔다 오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버스는 올라가지 못하는 차도를 따라 사람들이 걸어서 올라간다. 혹, SUV 자동차들이 올라오지만 다른 차들은 접근이 불가다. 주변에 눈이 내려서 눈꽃이 형성되어 있다. 설국 속에 들어간다. 사람들이 설국을 들어가면서 너도나도 사진을 담는다. 사진 속에 내가 있는 것은 없고 앞에 가는 사람들이 내 사진 속에 있을 뿐이다.
함백산을 올라가는 길에 도착하였다. 올라가면서 가파른 길로 갈 것인지 편안한 길로 갈 것인지 고민을 하는데 오늘 온 등산객들은 고민을 하지 않고 가파른 길을 선택한다. 가파른 길로 가는 이유는 설국을 그대로 느끼고 싶어서 일 것이다. 설국 속에 들어가면서 눈이 얼마나 온 것인지 스틱을 이용하여서 가늠해보기도 한다. 30cm 이상 온 것 같다. 이틀 동안 이곳에 눈이 온 것이 30cm 이상인 것이다. 지붕 등에 이렇게 쌓이면 문제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즐기려 온 만큼 이렇게 눈이 많이 온 것이 즐거울 뿐이다. 금년도 파키스탄에서도 눈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눈이 오는 지역에 갔다가 고립되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온 기억이 있지만 3월 중순에 이렇게 오는 것은 우리에게는 올 때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에게 축복이 될 것 같다. 겨울가뭄을 끝내는 눈이다.
함백산 정상에도 눈이 그득하다. 정상석에도 눈이 쌓여있다. 정상에는 바람이 분다. 다른 지역은 바람이 없어서 소록소록 눈이 와서 쌓이기만 하였다. 눈이 오고 있어서 멀리 있는 경치는 볼 수 없지만 설국에 온 이유는 눈을 보러 온 것이고 설경만 감상하면 된다. 함백산을 내려오면서 눈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빠르게 내려올 수도 없다. 눈은 쌓여있고 길 주변은 30cm 이상 눈이 있어 등산로도 좁게 운영이 되고 있다. 겨울장비를 오늘 모두 사용해본다. 아이젠도 사용하고 스패츠도 사용한다. 금년도 겨울에 사용해보지 못한 모든 장비를 사용한다. 내려오면서도 설국을 담는다. 도로를 따라 버스가 있는 장소까지 걸어간다. 도로를 따라 걸으면서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한 번씩 미끄러지는 것을 본다. 버스에 도착하니 벌써 절반 이상 도착해 있다. 내가 늦은 것도 아닌데 이 사람들이 이렇게 빠른가 하고 의심이 든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의 등산화를 보니 그렇게 많이 걸은 흔적이 없다. 모두 다 함백산을 오른 것은 아닌 것이다. 2시간에서 10분 정도 부족한 시간에 겨울의 함백산을 걸었다.
만항재를 거쳐 유일사주차장으로 간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져있고 산불조심기간에는 화방재에서 유일사 갈림길까지는 통제되어 있어서 유일사주차장에서 정상으로 간다. 만항재에서 굽이굽이 내려간다. 해발 1,330m에서 해발을 급격히 낮추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유일사 주차장에서 태백산 정상까지 다시 우리는 올라가야 한다. 버스에서 잠시 아이젠을 벗고 한숨을 쉬고 유일사 주차장에서 다시 아이젠을 착용한다. 설국인 태백이다. 유일사 갈림길까지 올라가는 길이 그렇게 가파르지 않지만 발에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머리는 재킷의 모자를 덮어쓰고 걷다 보니 안경에 습기가 가득하여 직접 눈을 보지 않아 눈에 의한 눈의 피해를 막을 수 있으나 답답하여 안경을 정리하고 다시 걷는다. 10년 전 이 길을 겨울에 올랐을 때에는 그렇게 큰 나무들이 없었으나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내가 크다고 자랑을 하고 있다. 10년 전에 자리를 지키고 있던 나무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나무가 그대로 있을 것인지 궁금하였는데 그대로 있다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예전에는 쉼터에 매점이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가 철거되었고 그냥 쉴 수 있게 되어있다. 유일사 갈림길까지 줄기차게 오르면서 너도 오르고 나도 오르면서 설국을 담아본다. 유일사 갈림길에서 유일사를 내려갔다가 오려고 내려가는 길을 보니 눈이 내린 이후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아 눈 속을 그대로 지나야 해서 장군봉으로 방향을 잡는다.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이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지만 눈길 속에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가파른 길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가 올라와야 하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위험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에 포기를 하는 것이다.
장군봉을 가면서 주목이 있는 곳에서 사진을 담는다. 주목이 눈을 그대로 머리에 이고 있다. 고사목이 주목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잡목들이 등산로 주변에 있는데 눈이 내리면서 가지들에 눈이 쌓여있고 그래서 눈 터널을 만들고 있다. 장군봉까지 올라가니 바람이 분다. 하지만, 태백산의 그 칼바람은 아니다. 천제단에 정상에도 있고 장군봉에도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태백산의 눈이 최고라고 한다. 덕유산의 눈도 좋지만 태백산의 눈이 최고라고 한다. 금년 겨울의 눈은 어떻게 보면 태백산에서 눈을 그대로 즐긴다.
태백산 정상에는 천제단이 있다. 장군봉에 있는 것은 장군단이라고 한다. 태백산은 『삼국사기』를 비롯한 여러 기록에서 신산(神山)으로 섬겨져 제천의식의 장소가 되었음을 엿볼 수 있는데, 천제단은 이러한 제를 올리기 위해 만든 제단이다. 천제단은 태백산 정상에 있는 천왕단을 중심으로 북쪽 약 300m 떨어진 곳에 장군단과 남쪽 아래에 있는 이름 없는 제단(하단, 下壇)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북에서 남으로 일직선상에 배열되어 있다. 천왕단은 2m 남짓한 높이로 자연석을 쌓아 남쪽으로 단을 조성한 원형 제단이다. 겨울철에는 바람이 많이 불면 사람들이 천제단 속에서 바람을 피하기도 한다.
국립공원에는 실시간 영상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실시간 영상은 가까이 있는 곳보다 멀리 있는 곳을 비춘다. 하지만, 태백산은 정상석과 천제단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람들이 지인에게 전화를 해서 스스로를 실시간 영상에 본인 나오는지 확인을 한다. 주말에 영상을 보면 실시간 영상을 확인해보면 전화를 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수시로 보인다. 나도 확인해 보았다.
정상에서 문수봉을 거쳐서 당골로 갈 수도 있고 바로 당골로 하산을 할 수도 있다. 문수봉을 거쳐서 가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 더 소요되는데 눈길에서 그것을 장담할 수 없기에 당골로 그대로 하산을 한다. 눈길은 아무리 빨리 걸어도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버스에서 가이드도 그렇게 당부를 했다. 제발 문수봉으로 가지 말고 당골로 바로 하산을 해달라고 하였다. 평상시와 동일하면 가능하지만 오늘은 힘들 것 같다고 한다.
당골로 하산을 한다. 내려가는 길에 아이젠 없이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썰매를 타고 내려간다. 다른 사람들은 신경을 쓰지 않고 내려간다. 처음에 만나는 것이 단종 비각이다. 단종 비각을 지나서 용정이 있다. 반재를 지나고 내려오면 이제는 당골까지 2km라는 이정목이 있고 평탄하게 내려온다.
단종비각은 단종이 영월로 유배된 후 태백산이 머루 다래를 따서 자주 진상하였는데 어느 날 꿈에 산과를 진상차 영월로 가는 도중 곤룡포 차림으로 백마를 타고 태백산으로 오는 단종을 만나게 되었는데 추익한이 영월 땅에 도착해보니 단종이 그날 세상을 떠나 것이며 영월에서 승하한 후 태백산 산신령이 되었다고 하여 태백산에서 제를 지냈다고 한다. 단종비각은 최근에 건립하였다고 한다.
용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 1470에 위치한 샘으로 예부터 전체를 지낼 때 사용되어 왔으며 우리나라 100대 명수중 으뜸이라고 안내되어 있다. 겨울이라 용정도 물이나 오지 않았다. 바로 옆에는 망경사가 위치하고 있다.
내려오면서 내일도 이곳으로 눈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겨울의 끝자락에 눈이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당골에 있는 단군성전을 지나서 당골광장에 도착하니 이곳이 겨우내 얼음축제를 하던 곳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은 없다. 다만 건너편의 산에 눈꽃이 잘 피어 있다.
오늘 하루는 눈 속에 그냥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등산화도 눈 속을 헤집고 다녀서 이제는 젖어서 양말에 물기가 그득하다. 그래도 아이젠과 스패츠는 그 본분을 다하여 내가 눈 속을 그렇게 다녀도 어려움이 없게 하였다. 버스 속에서 양말을 갈아 싣고 등산화가 마르기를 기다릴 뿐이다. 어둠을 안고서 버스는 집으로 간다. 눈 속을 헤맨 등산객들은 지친 몸을 조용히 누이고 쉬고 있고 버스는 굽이굽이 강원도 길을 지나서 고속도로로 달린다. 차장 밖은 이제 어둠이 있어 눈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