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산으로 간다.
산은 정말로 다양한 것을 제공한다.
산을 다니면서 환송식도 하고 환영식도 한다.
한 해가 끝날 때쯤에는 송년산행을 하고 한 해가 시작될 때에는 어떤 사람들은 시산제를 지내기도 하지만, 시산산행을 한다. 지인이 햇수로는 2년 전 2021년 말 해외로 갈 때 근교 산행을 환송산행을 하였는데 2022년 말 귀국을 하여 2023년 2월 환영산행을 근교산행하였다.
햇수로는 2년이지만 개월수로는 14개월이다. 그동안의 안부도 묻고 그동안의 회포도 풀고자 산행을 하는 것이다. 실내공간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면 그렇게 오랜 시간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야외에서 산행을 하면서 걸으면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무엇을 기념하여서 산행을 한다는 것이 의미도 있고, 그곳에 살면서 이곳에 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산을 알려주는 즐거움도 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한다. 가장 가까이에 산이 있고 그 산이 그렇게 유명하지 않으면 그 산을 찾지 않는다. 동네사람들이라면 그 산을 가겠지만 2-30분이나 1시간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산을 잘 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에서 강동 쪽에 있는 일자산은 최근 서울둘레길에 있기에 가보았지만 그렇게 알려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약간 험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충족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름도 알려지지 않고 오르기는 부담스러운 산은 찾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대전의 동쪽에 있는 계족산은 계족산성이 있고 오르기에 그렇게 부담이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하지만, 서쪽에 있는 갑하산과 우산봉 등은 이웃한 계룡산이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 갑하산과 우산봉을 가느니 계룡산으로 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서울에서 북한산에 이웃하고 있는 노고산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이나 유사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전에 있는 서쪽의 갑하산과 우산봉을 2022년 11월에 나 홀로 가보았는데 이번에는 단체 산행이다.
대전의 반석역에 내려서 3번 출구를 나와서 직진을 하여 10분 정도 걸으면 유성구 공동육아나눔터를 지나면 나타나는 도림소공원을 가로질러 올라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반석더샵을 왼쪽으로 산자락을 오른쪽으로 하여 도림소공원을 지난다. 그리고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처음은 부드럽게 그리고 갑작스럽게 오르막이 시작된다. 산은 이제 봄이다. 하지만, 산에 있는 나무에 물이 오른 것은 아니고 산은 이제 서서히 진흙탕이 되어 가고 있다. 봄산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산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진흙탕이 되는 것이다. 산은 꽃샘추위에 얼었다가 녹았다가 하면서 산으로 온 사람들을 붙잡을 것이다. 산에 온 사람들을 오르지 못하게도 하고 산에 온 사람들은 빠르게 내려보내기도 한다.
우산봉은 입구에서부터 그렇게 멀지 않은데 넉넉잡아서 2시간은 걸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구절봉을 오르면서 턱밑까지 올라온 헐떡거림은 어쩔 수 없고 멀리 대전시를 조망할 수 있는 길을 가면서 편하게 올라갈 수도 있지만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산을 그냥 가는 것보다 즐기면서 가다 보면 다 올랐다고 한다. 우리가 학창 시절 배운 양사언 선생의 시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태산(泰山)이 높다 하지만 하늘 아래 산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만
사람이 자기 스스로 오르지 않고 산을 높다 하는구나
그것이 오르고 또 오르면 산을 오르는 것인데 그것이 힘들다고 한다. 우산봉의 전설도 보고 우산봉으로 간다. 우산봉에 오르고 나서 노익장을 보았다. 태산이 높다 하지 않고 70이 넘으신 어르신들이 초등학교 100주년을 기념하여서 올랐다고 한다. 그 초등학교를 43회로 졸업하셨다고 한다. 그 나이는 상상에 맡겨본다. 우산봉에서 우산을 가지고 올라오셨다. 그리고 비도 오지 않았지만 우산을 펼치고 인증샷을 남기신다. 우리도 그것에 동참하여 여러 각도로 인증샷을 남겨드린다. 내가 저 나이가 되었을 때에도 그 동창생들과 산을 오를 수 있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계룡산을 정면으로 바라다본다. 계룡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우산봉 정상이다. 이곳을 갑하산 우산봉이라고 한다. 이제는 신선봉으로 이동이다. 우산봉이 된 이유를 지인이 물어보았는데 답을 찾지 못하여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한국학중앙연구소의 홈페이지에서 찾으니 "예전에 마을 일대에 큰 가뭄이 들었는데, 이 산에서 기우제를 지내자 빗방울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더니 큰 비가 왔다. 그 이후부터 비를 몰고 온 산이라 해서 우산봉이라 불렸다고 한다. 또한 옛날 대홍수가 났을 때 모두 물바다로 잠겼는데, 이 산은 높아서 다 잠기지 않고 꼭대기가 우산만큼 남았다고 해서 우산봉으로 불렸다고 하며, 또는 주변의 산들이 우산을 받들고 있는 형상이라서 우산봉이라 불렸다고도 전해진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지금은 우산모양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우산봉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갑하산을 거쳐서 갑동마을로 내려갈 것이다. 지금까지는 오르고 오르고 올랐는데 이제는 그렇게 심하게 오르고 내림이 없다. 다만, 능선을 걸을 뿐이다. 우산봉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신선봉이고 마지막이 갑하산 정상석이 있는 곳이다. 작년에 이곳에 왔을 때 신선봉을 내려가면서 거북바위를 못 찾았다고 이야기를 하니 지인들이 같이 찾아 주겠다고 한다. 조금 내려가면서 ViewPoint를 만들어 놓았다. 신선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으라고 한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계룡령 전경을 담는다. 그곳이 더 멋진 ViewPoint인 것이다.
다시 걷는다. 멋진 경치보다는 걷기 좋은 길이다. 양쪽은 소나무 그리고 가운데는 적당히 암석도 있는 흙길이면서 낙엽이 깔려있다. 이상하게 왼쪽으로 가지 말라고 해당지자체에서 안내표지가 되어있다. 군부대도 있는 것이 아니고 낭떠리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 중간에 등산로도 있는데 가지 말라고 하는 것 보니 무엇인가 위험한 곳이 있는 것 같다. 노은지구로 가는 등산로를 만나면 이제 신선봉을 오른다. 노은지구에서 올라오신 어르신들이 우리들을 위하여 길을 비켜준다. 하지만, 오르면서 전망명소에서 사진을 담을 뿐이다. 바위가 있고 그 바위 위에 올라 사진을 담다 보면 그냥 좋다.
신선봉 정상이다. 신선봉 정상에서 신선이 된 기분을 낼 수도 있고 멀리 있는 경치를 감상할 뿐이다. 암릉이 있는 곳을 우회하기도 하고 그냥 넘기도 한다. 우리는 그것을 넘어서 거북바위를 찾기로 한다. 지인이 오르면서 바위를 사진으로 담았는데 그것이 거북바위라고 하는데 다른 지인이 그것을 보고 도마뱀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각자 생각하면서 그것을 인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가 그것이라고 생각을 하면 그것이 되는 것이다. 내가 거북바위를 못 찾은 것도 그러한 것일 것이다. 내려가면서 거북바위에 대한 안내판이 있는 곳을 보면서 이렇게 거북바위가 있는데 못 찾았다고 지인들이 이야기한다. 아! 이렇게 된 모양이구나 하면서 2022년 11월 거북바위를 찾기 위하여 2번 정도 오르고 내린 기억이 쓰라리다.
요괴소나무가 있다. 우리는 연리지라고 하는데, 이곳에 표지석을 만든 지자체는 요괴소나무라고 표지석을 만들어 놓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런 것이다. 표준적인 것이 없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내려가면서 이제는 갑하산 정상을 올라야 하는 부담감이 생긴다. 그만큼 힘이 소진되었다는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힘을 보충하여야 하고 휴식을 취하여야 한다.
오른다. 그리고 갑하산 정상의 정자에 앉아 한숨을 들이킨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본다. 정자 바로 아래에 무덤이 있는데 무덤 보호를 위하여 우회를 하라고 지자체에서 안내한다. 후손들이 하면 권위가 실추될 것 같아서 그런지 지자체 명의로 되어 있다. 이제는 갑동마을로 내려간다. 갈지자로 된 등산로 주변에 있는 소나무에 재선충예방을 위한 약재를 살포하였음을 표시하는 표시가 부착되어 있다. 저 많은 소나무에 하나하나 살포하고 그것을 표시한 정성을 보아서라도 재선충이 이곳에 침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갑동마을은 전원마을이고 음식점도 많다. 그리고, 현충원 인근에 음식점이 없어서 이곳에 온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