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쯤 고민에 빠진다.
오늘은 어느 산으로 갈 것인지 고민이다.
하지만, 산불조심기간에는 그 고민의 대상이 줄어든다.
등산로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국립공원과 도립공원과 도시 주변의 산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보호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봄날 그 산들을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어떤 분이 오늘 이렇게 말하였다. 이렇게 산으로 사람들이 많이 오니 시내에 사람들이 없어서 장사가 안된다고 하였다. 그 말이 사실인지 여부를 떠나서 겨우내 야외활동을 하지 못하였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산으로 가고 그 산에서 무엇을 하였는지 모르겠지만....
한 달 전에 약속을 하였던 산행일자다. 가야산을 갈 것인지 내변산을 갈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좀 더 걸을 수 있는 가야산을 선택한 것이다. 내변산은 다음 산행지로 남겨두고 가야산을 간다.
가야산은 대가야국의 땅으로 대가야 지방을 대표하는 산으로 가야지방을 대표하는 산이며 가야국 기원이었다는 설과 불교에서 유래하였는데 인도의 불교성지 부다가야 부근 부처의 중 설법지로 신성시되는 가야산에서 이름을 가져왔다는 설이 동시에 존재한다. 가야산은 해인사가 있고 팔안대장경이 있어 더욱 유명한 산이라고 할 수 있다. 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 보면 불교가 유래된 이전의 이름은 우두였다. 그런데 불교가 전래된 뒤 범어에서 '가야'는 소를 뜻하고 '가야산'은 불교성지이므로 '가야산'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고 보는 것이 또 다른 주장이다. 그러면서 '가야산'이라는 명칭은 이 지방의 옛 지명과 산의 형상, 산의 신앙, 그리고 불교성지로서의 다양한 의미가 함축되었다고 설명이다.
가야산을 감에 있어 예전에는 해인사 경내를 거쳐서 산을 올라가고 있지만 최근에는 백운동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를 많이 이용한다. 이유는 백운동에서 올라가면 밋밋한 등산로가 아닌 오르는 맛을 볼 수 있다는 것과 만물상능선을 오른다는 것이다.
국립공원공단에서 설명하기를 "가야산은 남부내륙 산간지역에 위치한 명산으로 1972년 국립공원 제9호로 지정되었다. 가야산은 예부터 해동(海東)의 10 승지 또는 조선 팔경의 하나로 이름이 높았다."라고 한다. 만물상능선은 국립공원 중에서 탐방로를 사전예약하는 구간으로 1일 편도 350명 정도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서성제 구간을 지날 수 있다. 공단에서 설명하기를" 만물상 탐방로는 초입부터 경사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오르막과 내리막을 7번을 반복해야 하는 험준한 탐방로이며 산행 전 준비운동이 반드시 필요한 구간이자 가야산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구간"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등산로의 난이도를 설명하는 그림을 보아도 매우 어려움이 어려움 이렇게 표시되어 있다. 2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고 보면 될 것이다. 사전예약을 하고 움직인다.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를 이용할 때는 무엇보다 좋은 것은 주차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주변에 야생화단지도 있고 산책로도 있다는 것이다. 주변의 산책로를 이용하여 아기들과 산책하는 엄마들도 있다. 그만큼 이곳은 편안하다고 할 수 있다.
사전예약을 하고 움직인다.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예약확인은 아날로그라고 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인 노고단과는 차이가 있었다. 약간 떨어진 곳에서 확인을 하다. 공단에서 안내한 바와 같이 시작되자마자 경사도가 급하다. 설악산에서 오색이나 한계령에서 바로 오를 때 힘든 것만큼 힘들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각자의 평가다. 2km를 힘겹게 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km를 힘겹게 오르면 그때부터는 좀 덜 힘들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있고 그리고 주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야산의 최고의 경관이 눈앞에 나타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경치가 있지만 힘들게 올라온 지인은 그냥 쉰다. 나는 이것도 담고 저곳도 담는다. 가야산의 경관을 둘러본다.
지인이 힘들어한다. 그래서 내려오는 사람에게 좀 응원을 요청하면서
"이제 멋진 경치를 볼 수 있고 힘든 구간이 지났지요."
하지만,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지만, 힘들어요"
아쉽다.
하지만, 바로 아래에 사찰이 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묻는다. 나도 이 고장 사람이 아니지만 그래도 2번째인 만큼 그 사람보다는 잘 안다.
'해인사인가요'
'아니요. 해인사는 산을 넘어야 있습니다. 거리도 멀고요... 정상에서 보입니다"
그래도 사찰이 자리를 잘 잡고 있다.
앞서가던 사람들이 지쳐서 쉬고 있다. 그래도 지인을 기다리면서 또 오른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본다. 이제 상아덤이 보이는 능선에 도착한다. 매우 어려운 구간이 지나고 지인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가야산 정상을 올려다본다. 가야산의 암릉이 성벽처럼 우리 앞에 진을 치고 있다. 그리고 만물상 능선에 있는 바위들이 유혹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멋있는 경치를 보면서 올라오면서 힘든 것을 잊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은 계속된다.
데크를 만들어 놓아다. 그리고 멀리 만물상 능선이 보인다. 우리가 올라가는 봉우리가 상아덤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아니다고 해도 그렇다고 하는데 '그런가요'하고 걸을 뿐이다.
이제는 능선에 도착한 것이다. 멋진 경치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내려가고 올라간다. 그리고 뒤를 돌아본다. 멋진 경관을 그대로 담는다. 이제는 상아덤이 보인다. 그리고 지난다. 2년 전 이곳을 왔을 때 이 만물상능선을 예약을 하지 못하여 백운동계곡을 이용하여 오른 후 예약제를 확인하지 서성제에서 만물상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온 기억이 있다. 그 경관을 잊지 못하여 경관이 멋있는 곳을 그대로 담는다. 서성제에서 상아덤 이곳에서 만물상을 담고 다시 서성제로 가는 사람도 있고 만물상 능선을 가는 사람도 있다.
서성제에 도착한다. 아직은 수묵화가 그대로다. 다만, 검은색이 없다는 것에 감사를 한다. 수묵화에서 검은색이 많으면 큰일이다. 초록이 물들 때는 다른 모습이겠지만 겨울의 모습과 가야산 정상의 암릉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좋다. 상아덤에서 서성제를 내려서고 가야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산행의 어려움을 표시한 구간을 보면 보통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데크가 시작되는 지점부터는 어려움이 있다고 표시를 하여야 될 것 같다. 데크가 있어서 어려움이 없겠지만 가파름은 계속이다. 700m 정도 남겨두고서 계속하여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한 곳을 올라서면 또 한 곳이 보인다. 그곳이 칠불봉이다. 칠불봉을 오르면 이제는 끝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칠불봉이 정상이라고 하기도 하고 우도봉 또는 상왕봉이 정상이라고도 한다.
칠불봉을 바로 앞에 두고 이제 올라온길을 돌아 내려본다. 우리와 비슷하게 서성제에서부터 걸었던 부부가 있었는데 칠불봉을 바로 앞에 둔 봉우리까지는 같이 왔는데 아저씨만 혼자 왔다. 아내분이 지쳤다고 한다. 최근에 너무 많은 산행을 한 결과라고 자평하면서 내려간다.
여유없이 움직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여유가 없으니 같이 움직이지 못하고 혼자서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그렇다. 지인이 지쳐서 힘든데 나는 20m 앞서서 걷고 있다. 그리고 기다린다. 같이 걸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내가 리듬을 잃어서 더 힘들다. 여유를 갖기 위하여 어느 정도 올라간 후 기다린다.
칠불봉은 경상북도 성주군, 상왕봉이라는 우두봉은 합천군이다. 서로가 높다고 자랑을 하지만 칠불봉이 3m 높아도 상왕봉이 주봉이 되어 있다. 그것은 해인사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곳에서도 인증을 하고 저곳에서도 인증을 한다. 오르고 내리는 것이 10m 이내다 그리고 거리는 2-300m 정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인사보다 칠불봉으로 올라와서 상왕봉을 갔다가 다시 칠불봉으로 오고 있다. 해인사 쪽에서 올라오는 것이 편안하지만 접근하기가 백운동쪽이 편안해서일 것이다. 하산을 해인사 쪽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그곳에서 해인사를 보고 대장경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칠불봉에서 인증을 하고 다시 상왕봉으로 간다.
우두봉은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을 그렇게 붙여진 것이다. 상왕봉은 불교에서 유래한 것이며, 옛이름으로 불려지기를 많은 사람들이 원해서 그런지 정상석에 우두봉과 상왕이라는 이름이 동시에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정상석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암릉위에 물이 고여있다. 이를 보고 우두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두정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는다. 우두봉 정상의 우두정에 이 가뭄에도 물이 있다. 일주일 전에 비가 온후 그 비가 아직 마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내려간다. 해인사가 보인다. 멀리서 담고 이제 하산을 한다. 가파르게 내려간다. 서성제에서 만물상 능선이 아닌 백운동계곡으로 내려간다. 하산코스다. 백운사지가 있고 가야산성 흔적이 있다.
지인이 이야기하기를 가야산이라고 하여서 그렇게 힘들지 않은 산이라고 생각하였는데 힘들었다고 한다. 지인에게 내변산과 가야산을 선택하라고 하였는데 지인이 가야산을 선택하였는데 악산이라는 이름이 없어서 그렇게 평범한 산이라고 생각하여 선택하였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하였다. 사실 만물상 능선은 힘든 코스다. 2.8km를 2시간 20분 정도에 지나가야 하므로 한계령에서 한계삼거리까지 가는 거리와 시간이 비슷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계령에서 한계삼거리를 까지 가면서 봉우리에 올라서면 힘든 구간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이곳도 1km 지점을 지나면 좀 힘든 구간도 벗어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한계삼거리까지 가면서 볼거리가 없지만 만물상 능선은 볼거리가 넘쳐나서 보면서 사진을 찍고 보고 하는 시간이 있어서 좀 더 시간을 소비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나면서 날씬한 사람이면 지나갈 수 있는 돌틈도 있다. 즐기면서 산행을 하면 힘들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를때는 4시간하고 30분이 소요되었으나 내려올때에는 1시간 30분만에 내려왔다. 여유를 갔고 내려와야 하는데 그것이 되지 못하였다. 내려오면서 개울에서 세수하고 손을 씻고 내려온다. 마지막에 발을 담그고 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였다. 잠시의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자동차로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