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용문산을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야 한다.
우선적으로 용문역까지 이동을 하여야 한다. 여기에서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제외한다.
서울에서 용문으로 가기 위하여 용문역으로 가는 방법은 2가지다. 전철을 타고 용문으로 접근하거나 청량리역에서 무궁화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전철을 타고 이동을 하면 청량리에서 7-80분 정도 소요되고 무궁화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 37분 정도면 가능하다. 지루한 것을 못 참는 사람들은 3800원+α를 부담하고 이동을 하는 것이다. +α는 용문역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탑승할 경우 전철을 탑승했을 때 할인받을 수 있는 환승할인 없이 기본료를 내어야 하는 돈이다. 시간은 돈이다(time is money)가 그대로 실현되는 것이다.
나는 참을성이 그렇게 없지 않지만 오늘의 일정을 감안할 때 전철을 타고 가면 하산을 한 후 대중교통으로 복귀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청량리역에서 무궁화 열차를 타고 용문으로 이동을 하였다. 중앙선 출발역인 청량리역에서 아침에 출발하는 기차는 6시 50분, 7시 34분, 9시 56분이다. 이른 시간에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6시 50분 기차를 무궁화를 탑승하고 30분 남짓이면 용문역에 도착할 수 있다. 이제는 용문사로 가는 버스를 탑승하여야 한다.
용문사로 가는 버스는 용문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 정류장에 보면 용문장날을 제외하고 이곳에서 탑승할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 용문장날(5일, 10일 15일, 20일, 25일, 30일)은 이곳에 장터가 되어서 이곳으로 버스가 들어오지 않고 용문사로 가려면 용문축협 앞에 가서 탑승하여야 한다. 첫 버스가 7시 55분이다. 같은 기차를 타고 온 할머니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용문사에서 오늘 무슨 제를 연다고 한다. 그 제에 참석하기 위하여 서울에서 왔다고 한다. 용문사로 가는 버스는 7시 55분, 8시 15분(주말과 휴일만 운행), 8시 35분, 9시 25분, 9시 45분(주말과 휴일만 운행) 등으로 안내되어 있다.
버스가 왔다. 우르르 몰려 탄다. 빈 버스에 할머니들이 먼저 탑승을 한다. 나는 맨 끝에 탑승을 한다. 할머니들이 자리를 잡고 나는 맨뒤에 앉을 뿐이다. 버스가 용문사 버스정류장에 모두를 내려놓는다. 천천히 내린다. 그리고 용문산 관광단지 매표소가 있다. 예전에는 입장료가 2000원이었는데, 오늘은 보니 2500원이다. 앞에 선사람이 카드로 발급하는 매표기를 잘못 조작하여 2명분 5000원을 결제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이제 저 기계도 할 일이 얼마 남지 않았겠지만, 카드 판매기는 취소하는 기능이 없다. 그것이 한계인 것 같다.
할머니들은 입장권을 구매하고 있지 않았는데 사찰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러 간다. 그리고 매표소에 있는 직원들이 인사를 한다. 이곳에 자주 오는 신도들인 것 같다. 사찰을 갈 때 신도증을 갖고 있으면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나는 사찰을 산을 넘어서 많이 다녀서 입장권을 구매한 기억이 거의 없다. 설악산도 소공원을 거쳐서 올라갈 때 신흥사 문화재 관람료를 납부해야 한다. 오색이나 한계령으로 올라가서 대청봉을 찍고 소공원으로 나오면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양산통도사도 영남알프스를 다 걷고 영축산에서 하산을 하면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불교문화를 탐방하지 않지만 오늘은 입장권을 구매하고 간다. 오늘은 그래도 문화재 관람료를 납부하였으니 문화재를 관람하고 용문산으로 올라가야겠다.
용문사 일주문을 바로 앞에 두고 일주문으로 올라가기보다는 숲길이 보인다. 아스팔트로 된 길을 걸으면 용문사로 올라가는 자동차 매연을 그대로 폐에 들이미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숲길을 걸어본다. 숲길로 들어서자마자 오르막이 나타난다. 20m 정도 오르면 평탄한 길이 나오지만 괜히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오늘 용문산 정상까지 걷기로 하였는데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이정표가 또 보인다. 오른쪽으로 은행나무 왼쪽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걸은 흔적이 있지만, 오른쪽은 흔적이 거의 없다. 왼쪽으로 걸으니 구름다리가 있고 일주문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인다. 이 길이 아니다는 결론을 내고 다시 돌아서서 오른쪽으로 오르는 길로 다가선다. 용문사의 오른쪽으로 오르 것이다. 은행나무와 등산로를 찾아서 용문사를 오른쪽으로 하고 걷는다. 용문사 은행나무가 봄을 맞이하여 푸르름을 띄고 있다. 3년 전 이곳에 왔을 때 비가 왔는데 오늘은 화창한 봄날이다.
3년 전 친구들과 함께 한강기맥을 하면서 용문산에서 비를 맞아 용문사로 급하게 내려온 기억이 있다. 이를 더듬어 오늘은 올라보려고 한다. 추억을 되새기는 것이다.
용문사 은행나무 앞에 제단을 쌓고 제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앉아서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서 회피하고 떨어져서 용문사 은행나무를 담는다. 그리고 이제 산으로 간다. 용문산을 오르는 방법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상원사로 가는 길을 가다가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과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마당바위를 지나고 그곳에서부터 열심히 오르는 길이 있다. 이 두 길은 이곳에서 만나는 것이다.
나는 오늘 친구들과 함께 내려온 길을 추억으로 삼고 이 길을 거슬려 올라가는 것이다. 절골고개로 가는 길을 만났다. 오른다. 그런데 이 길을 내려올 때는 몰랐는데 이 길이 이렇게 험악하게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절골고개 마루를 바로 앞에 두고 너무나 가파르다. 하지만, 쓰러진 나무를 재미있게 정리한 것으로 보고 그것을 사진으로 담았다. 쓰러진 나무를 기계톱으로 잘라서 없애버리는 것이 다반사이지만, 이곳은 그것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절골고개에 올라선 후 한숨 한번 들이키고 이제는 능선을 따라 오른다. 그때 비가 왔는데 비를 피하기 위하여 바위밑에 앉아서 기다린 기억도 있다. 그 바위도 찾아야 하고 내려오면서 아슬아슬하게 줄도 타고 내려온 기억이 있다. 그 밧줄도 보아야 한다. 이 길이 이렇게 험악하게 생겼으니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아무도 없는 길 나 혼자 전세를 내고 걷는다. 한 단계를 올라서면 또 다른 단계가 앞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소리도 안 들리고 다만 맞은편 장군봉 능선의 아름다운 암릉만 보일 뿐이다. 마당바위 쪽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날 때까지 밧줄도 잡고 오르고 데크 계단도 오르고 한다.
1시간 정도 걸으니 사람소리가 들린다. 반갑다. 조용한 능선을 걸으면서 호젓하게 걸었지만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무섭다. 산에서 사람을 만나면 반가운 것이다. 마당바위 쪽에서 올라오는 사람소리가 들린다. 나는 이 길을 따라 하산한 기억이 있다.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내려서 싫다. 사실, 내 무릎이 싫어한다.
이제 1시간만 걸으면 정상까지 도착할 것이다. 앞에도 사람이 있고 뒤에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즐겁다. 앞에 가는 사람들이 4-5명, 뒤에 오는 사람들은 3-4명이다. 앞에 가는 사람들은 크게 이야기하면서 간다. 뒤에 오는 사람들은 조용하다. 앞에 가는 사람들이 마지막을 남겨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용문봉 쪽에서 오는 등산로가 보인다. 친구들과 용문봉 쪽에서 이곳으로 왔다. 그때는 비가 오기 직전이라 하늘이 잔뜩 흐렸었는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예보가 되어 있었는데 너무나 날씨가 좋다. 정상을 향해가는 데크가 시작된다. 장군봉을 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을 기억하고 정상으로 발길을 옮긴다.
용문산 정상인 가섭봉을 오른다. 가섭봉이 용문산 정상이다. 예전에는 군부대가 장악하고 있어 가섭봉을 오를 수 없었지만 이제는 문제가 없다. 정상을 개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섭봉 정상석 옆에는 용문산의 상징적인 은행잎이 있다. 은행잎이 있고 그것을 배경으로 정상석을 담는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다본다. 연초록이 있고 정상은 아무것도 없다. 아직 정상은 초봄이다. 정상을 올라오기 전에는 철쭉이 피어 있으나 900m 이상을 올라오니 진달래가 만발하다. 옛날 정상석이 있던 위치에 이제는 시멘트 받침만이 남아 있다.
장군봉을 거쳐 유명산까지 간다. 장군봉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장군봉 쪽에서 오는 사람을 만났다. 유명산까지 간다고 하니 이곳에서 8km를 걸어야 하는데 조망이 없어서 재미없다고 한다. 나도 이 길을 친구랑 걸어보았는데 그렇게 재미있는 구간이 아니고, 이른 봄 진흙탕이 된 길을 걸어본 기억이 새삼스럽다. 그때는 이른 봄이었고 이제는 봄이 한창이다. 봄이 없어지는데 무슨 이름봄이고 봄이 한창인지 모르겠다. 등산로 주변에 피어 있는 야생화가 봄을 만끽하게 한다. 산 아래에서는 봄과 여름이 공존하고 있는데 산은 겨울과 봄이 공존하고 있다. 가을이 되면 가을과 여름이 공존하고 겨울과 가을이 공존한다.
배너머고개가 절반지점이다. 배너머고개까지 끊임없이 내려간다. 임도가 있고 그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용문산은 오르는 것이 가파르고 내려오는 길이 가파른 것이 특색이다. 그러한 특징에 따라 사람들은 용문산을 갔다가 내려오는 길이 싫어서 용문산을 가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용문산을 오르고 난 다음에 장군봉을 거쳐서 배너머고개로 하산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배너머 고개에서 설매재 자연휴양림 또는 어비계곡으로 많이도 내려간다. 그렇게 가파르지 않게 용문산을 오르고 내릴 수 있다. 이정표에는 옥천면 용천리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배너머 고개까지 내려가면서 어려움은 없다. 단지 계속 내려가면서 오른쪽에 있는 어비산 능선이 보인다. 어비산 능선 끝이 어비산이다. 그 어비산 능선을 보고 내가 제대로 걷는지 확인할 뿐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냥 임도를 따라 내려갈 뿐이다.
배너머 고개에 도착한다. 배너머고개에서 좌우를 살핀다. ATV가 줄을 주차장에 그득하다. 오늘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이 조용하다. 요즈음 ATV가 장사가 잘 안 되는지 모르겠지만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다. 그리고 나는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그것이 오늘 그렇게 건조한 길을 걸었다. 끝에는 유명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 유명산은 산이 유명한 것이 아니고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과 ATV체험장이 더 유명한 것 같다. 그리고 유명산 아래에 있는 유명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ATV체험장 입구에는 등산객과 ATV가 부딪히지 않도록 등산로는 능선을 따라 걷도록 되어 있다. 어느 정도 걸으면 길이 합쳐지지만 그것도 한 재미다. 길을 걸으면서 등산로가 어느 것인지 모르겠지만 ATV가 다닌 길을 계속 걷다 보면 끝이 보인다. 그 끝을 따라 걷다 보면 잣나무 숲길이 나타난다. 그 길에서 시원한 음을 맛본다. 걷다 보면 ATV길이 아닌 등산로를 알려주는 표지기가 달려있다. 그 길을 따라가면 된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바로 앞에 두고 등산로를 알려주는 표지기가 있으나 활공장을 올라본다. 그리고 그 활공장에 올라 활공하는 패러글라이딩을 쳐다본다. 그리고 멀리 용문산을 담아본다. 앞에 아무것도 없이 활공장에서 내려다본다. 멀리 양평시내도 보인다.
유명산 정상은 활공장에서 1km 이내에 있다. 활공장을 지나면 또 활공장이 나타난다. 패러글라이딩을 탑승하려고 화물차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올라오면서 바람이 좋다고 한다. 사실 정상에서 바람은 어디보다 좋다고 할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하는 사람이 바람을 잡으려고 이곳저곳으로 움직인다. 이를 혼자서가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
한강기맥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고 유명산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는 300m 남았다고 안내되어 있다. 유명산 정상은 한강기맥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다. 오르막을 오르는 것이 아니다. 유명산 자연휴양림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 유명산 정상을 점령하고 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좋다. 하산하는 코스는 2코스다 바로 유명산 자연휴양림으로 바로 내려가는 코스로 2km 정도다. 계곡을 거쳐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을 선택한다. 이 길이 4km가 넘어도 계곡을 즐기면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파름이 덜하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 친구랑 둘이서 용문산을 올랐다가 길을 잘못 들어 어비계곡을 따라 걸어서 내려오다가 이곳에서 유명산을 내려오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계곡을 따라 걸어본 기억이 있다. 그 추억을 더듬어서 내려간다. 유명계곡이라고 한다. 계곡이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남쪽은 가뭄이 들어서 물이 없다고 하는데 이곳은 물이 많다.
계곡 중간중간에 소가 있다. 마당소가 있고 용소가 있고 박쥐소가 있다. 박쥐소 근처에서는 산을 다시 오를 수가 있다. 소마다 물놀이 금지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그렇게 깊은 곳에 누가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겠나 하겠지만 그래도 깊은 물속은 깊게만 보인다. 등산객들이 개울에 앉아서 발을 담그고 있다. 개울에 발을 담그지 않고 세수하고 머리를 감고 내려간다.
유명산 자연휴양림을 벗어나면 버스 종점이 있다. 그 종점에서 서울로 나가는 버스가 있다. 그 버스는 잠실로 나가거나 청량리역으로 나간다. 나는 잠실역으로 나가는 버스를 탔다. 출발지에서 나 혼자였는데 설악면을 지나면서 버스를 가득 채운다. 주말을 맞아 고속도로는 자동차로 가득하다. 잠실역까지 1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김기만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