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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악산 그리고 직지사

by 김기만


5월 들어 첫 산행이다.

4월에 계획하였던 산을 다시 찾은 것이다.

4월 중순에 가보려고 하였는데 비 때문에 못 갔고 5월 첫 주에도 가보려고 하였는데 못 갔다.

김천에 있는 직지사를 품고 있는 황악산이다. 황악산 하면 관악산, 운악산, 설악산 등과 같이 한자로 岳山이라서 험난한 산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아니었다. 단지 岳山(악산) 큰 산이란 뜻일 것이다.

우리는 악산이라고 하면 힘든 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시 한자를 이용하여 해석해 보니 큰 산이란 뜻이다. 설악산, 화악산, 관악산, 운악산 등도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황악산에 대하여 국제신문에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남한 땅의 중앙은 어디일까? 산악인은 1111.4m 높이의 경북 김천시 대항면 황악산(黃嶽山)을 꼽는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는 황악산이 아닌 황학산(黃鶴産)으로 표기할 만큼 학이 많이 살았다. 백두대간 능선이 추풍령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일으켜 세운 산이 황악산이다."


국토의 중앙에 이웃한 민주지산과 같이 자리 잡고 있는데 우리가 그렇게 접근을 많이 하지 못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접근을 하기에도 용이하다고 한다. 경부선 김천역에서 직지사로 가는 시내버스가 많으나 KTX가 정차하는 김천구미역에서는 직지사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KTX를 타고 황악산을 가려면 김천구미역에 하차한 후 시내버스를 타고 김천터미널로 이동을 한 후 환승을 하여야 한다. 무궁화나 ITX 새마을을 타고 김천역에 내리면 20분마다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쉽게 접근을 할 수 있다.


국토의 중앙을 우리는 어디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각기 자기 고장이 중앙이라고 이야기한다. 충주의 경우 한반도의 중앙이라고 생각하여서 중앙탑이 있다. 황악산의 경우에는 직지사를 설명하는 글에서 "황악산(黃岳山)의 황자는 청(靑), 황(黃), 적(赤), 백(白), 흑(黑)의 5색(色) 중에서도 중앙색을 상징하는 글자이다. 따라서 예로부터 직지사는 해동(海東)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으뜸가는 가람이라는 뜻에서 동국제일가람(東國第一伽藍)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직지사 접근.jpg

나는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을 이용하여 직지사로 접근을 하였다. 대전 쪽에서 접근을 하였기에 추풍령 휴게소와 같이 있는 추풍령 IC로 고속도로를 벗어나 직지사로 접근을 하였다. 대구나 부산 쪽에서 왔다면 김천 IC로 고소도로를 벗어나 국도 4번을 거쳐서 지방도 903번으로 이동을 하였을 것이다. 황악산을 이야기하면서 직지사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것은 직지사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황약산을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지사는 "서기 418년, 아도 화상에 의해 세워져 1천6백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수많은 고승대덕을 배출하 곳이라고" 안내되어 있다. 직지사는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사명대사의 출가본사이며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건물이 불에 타 소실되었다가 17세기에 중건되었다고 한다.


사찰에 대하여는 다음에 이야기로 하고 황악산 기억을 정리한다. 산행은 백두대간 능선인 괘방령에서 오르거나 직지사에서 원점 산행을 한다. 등산로는 정상을 찍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형제봉(1040m) 신선봉(935m) 망봉(580m)을 거치는 종주길 밖에 없다. 안내산악회의 경우 쾌방령에서 출발하여 운수봉-백운봉-정상-형제봉-신선봉-직지사로 향하지만, 직지사에서 환종주를 할 경우에는 신선봉으로 하여 갈 것인지, 운수봉으로 갈 것인지 고민을 하면서 가면 된다. 나는 환종주를 선택하였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직지사-운수봉-백운봉-정상-형제봉-신성봉-망봉-직지사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직지사 입구에 주차를 하고 등산로를 찾아가기 위하여 문화공원을 지난다. 김천의 문화공원이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돌판 위에 시들이 각인되어 있다. 우리의 대표적인 시들이 이곳에 야외 전시되어 있다. 시비들을 하나하나 담아본다. 비바람에 글자들이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시들이 우리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시비들을 지나면 오른쪽에 백수문학관이 있고 그곳을 지나면 바로 등산로가 있다. 이곳은 사명대사길이라고 한다.

직지사에서 사명대사가 출가를 하였고 사명대사가 직지사 주지를 역임하였고 사명대사로 인하여 조선시대 8개 가람중의 하나가 된 사실을 기념하여 사명대사길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등산로는 평탄하고 좋다. 이 길을 그대로 걸으면서 황악산을 오른다고 보면 될 것이다. 전망은 없지만 황악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너무 좋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명대사길을 벗어나서 황악산으로 올라가는 이정표를 만나고 백두대간길을 만나는 운수봉까지 오르고 쉬고 오르고 쉬면서 오른다.

운수봉을 오르는 길이 가장 가파르다. 백두대간을 만나기 전에 오르막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곳에서부터 황악산 정상까지 2km 정도 남았다고 안내되고 있다. 지인이 쾌방령에서 오는 길을 보면서 이렇게 편안한 길이 있는데 우리는 힘들게 올라왔다고 한다. 그만큼 가파른 구간이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운수봉을 내려가면 직지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올라오는 구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크게 걸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운두봉이 해발이 740m이고 황악산 정상이 1111m인 만큼 운두봉을 오르면 힘들이지 않고 오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백운봉을 지나고 정상으로 간다. 조망은 없다. 단지 여름산이다. 주변은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단지 녹음이 우거져 있을 뿐이다.

황악산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산객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분이 1일 3 산을 한다고 한다. 1일 3 산을 한다고 하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하니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산을 오른다고 하였다. 그렇게 오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 본다. 나도 1일 2 산까지는 해보았는데 너무 힘들었고 산을 즐기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산을 오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 같다. 산을 즐기면서 산을 올라야 할 것 같다.


이제는 하산이다. 형제봉을 거쳐서 신선봉, 망봉을 거쳐서 직지사로 하산을 할 것이다. 백두대간을 하는 사람들은 형제봉을 지나서 신선봉이 아닌 바람재로 간다고 한다. 우리는 바람재가 아닌 신선봉으로 간다. 이정표를 잘 보고 가야 한다. 백두대간을 하는 사람들이 바람재에서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힘겹게 올라와서 갈림길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도 우리는 신선봉으로 간다. 안내산악회의 경우 혹 바람재까지 왕복하는 구간을 운영하기도 한다. 500m 정도를 왕복하여야 하는데 오늘은 그냥 신선봉으로 간다.

신성봉까지 가는 길은 그렇게 힘들이지 않게 오르고 내릴 뿐이다. 신선봉에서 우리는 알바를 하였다. 이정표가 직지사로 가는 방향을 알리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인가 홀린 것처럼 좌측으로 가지 않고 아무것도 이정표가 없는 직진을 하였다. 내려가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다니지 않는 산길이 있나 하면서 투덜거리면서 그렇게 많지 않은 사람들이 다닌 등산로가 좋았다. 그리고 내려가면서 왼쪽의 능선이 너무 가파른 것이 저렇게 내려가면 안 좋겠다 생각하였는데 20분 정도 내려가면서 다시 지도를 보니 우리가 잘못된 길을 걸었다. 다시 원위치다. 돈도 받지 못하는 알바를 한 것이다. 그래도 40분 정도 알바를 한 것이다. 여기에서 산행을 하면서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알바라고 하는 이유를 기술하면 본업이 아닌 일을 하는 것을 알바한다고 하는 것과 동일하게 계획하였던 등산로 벗어나 다른 길을 간 것을 알바라고 한 것이다.


신선봉에서 망봉을 바라보는 지점까지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 데크가 있지만 그 길은 가파르다. 사실 하산길이라고 하지만 이 길을 싫어한다. 내가 이 길을 사전에 공부하지 못하여서 그렇지 내가 길을 제대로 알았으면 이 길은 오르는 길이다. 내려가는 길은 아니라고 본다. 신선봉에서 내려가면서 그렇게 가파르게 내려가는 것이 싫다. 망봉을 오르고 또 내려간다. 직지사는 왼쪽으로 꺾어 쉼터가 있는 망봉을 내려간다. 왼쪽 등 뒤로 황악산이 벽처럼 서 있다. 30분이면 은선암을 오르는 콘크리트 임도에 내려서고 왼쪽으로 간다. 5분이면 나오는 은선암 갈림길에서 왔던 길을 되짚어 직지사 경내에 들어선다.

직지사 경내로 들어서면 조용하 사찰을 그대로 보여준다. 법화궁이 있다. 절마당에서 보면 황악산이 학이 날개를 편 것처럼 펼쳐져 있다. 그래서 황학산이라고 한 것 같다. 황악산이 직지사를 품고 있는 것인지 직지사가 황악산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아늑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직지사에 대한 설명이다. 직지사는 종계종의 국내 25본산(本山) 가운데 하나로서 제8교구(第八敎區) 본사(本寺)이다.

직지사가 유명한 것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직지사가 임진왜란시절 승병을 조직하여 왜적의 침입에 대항한 사명대사가 주지스님으로 봉직한 사찰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둘째로 비로전의 천불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다른 것을 찾는 것이 유명하다고 한다. 불교신자들이 이곳을 가면 천불을 만나고 그곳에서 다른 부처를 찾는 것이라고 한다. 혹! 이곳에 다시 간다면 비로전에서 천불을 보고 다른 부처를 찾아보아야겠다. 세 번째로 유명한 것이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勝法界圖)《법성게(法性偈)》'가 있다. 화엄일승법계도는 꾸불꾸불한 미로와 같은 곳으로 의상대사께서 <화엄경> 80권의 방대한 가르침을 7언 30구 210자로 요약한 법성게를 다시 54각의 도장 문양으로 만든 것을 ‘화엄일승법계도’라고 하는데 시작과 끝이 이어지는 구조로 법계도를 따라 걸으며 불성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시작을 하면 중간에 탈출은 불가능하다. 지인이 그곳으로 들어갔다가 끝까지 갔다.

부처님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많은 신도들이 오고 가고 있으며 대웅전 앞마당은 연꽃으로 가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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