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화살처럼 지나간다고 하였다.
그 세월이 나에게도 왔다.
나도 나이가 들고 이제는 후배들을 위하여 내 자리를 넘겨주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나는 선배들이 물려준 자리에 앉아서 나름대로 편안하게 그 자리의 혜택을 누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세월에 대하여 선배들은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선조들에게 은퇴는 세상에서 물러나 나를 찾는 기간이라고 하였다. 영어에서는 retire이다. 나도 나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제2의 인생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무엇을 찾아서 다닌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삶을 다시 찾는 것이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세월이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흐르는 것이다.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흘러가듯이 세월은 흐르고 나도 그것에 적응하여 가는 것이다. 물이 흐르듯이 세월은 간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느낌이라고 할 것 같다.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가지 않던 세월이 이제는 무엇이라고 이야기하기 뭐 하게 지나간다.
미래에셋의 은퇴연구소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은퇴란 A에서 B로 옮겨 가는 과정입니다. 여러 번 있을 수도 있고 두세 번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나이와도 관계없습니다. 삶의 종료도 아닙니다. 은퇴는 연극의 막간처럼 삶의 과정에 있는 막간이며 이 막간들이 삶을 만들어갑니다. 은퇴가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발전적 과정인 이유입니다. 대충 쉬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일에서 철저히 물러나 새 길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은퇴는 6펜스보다는 달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우리는 은퇴를 하였고 다시 시작한다.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쓰면서 살아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선다.
농경시대에는 은퇴란 것이 그렇게 의미가 없었다고 본다. 농업에 종사하는 것은 일을 못하는 시기가 온 것을 말한다. 그렇게 오래지 않았던 워낭소리란 다큐멘터리를 보면 노인은 은퇴를 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농사에 종사하였다. 소를 이용하여 논농사에 종사하면서 가을이면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 한다. 후배들이 찾아오지 않는 3D업계에서는 은퇴하기보다는 농업에 종사하는 것 같이 자기 스스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일을 한다.
이것이 은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후배들이 자리를 내놓아라 하고 나타날 때 그것을 이제 그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시기가 오면 우리는 이제 나의 자존감을 찾아야 한다.
모두가 끝이라고 할 때에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실패에 젖어 열정을 잃고 무기력해진 사람, 커리어 전환의 기회를 노리는 사람, 가슴 뛰는 도전으로 인생의 2막을 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본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책이라고 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리더인 조앤 리프먼은 이것에 대한 자기의 생각을 The Next란 책에 기술하여 놓았다. “어떻게 ‘다음’을 찾아내고,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가?”를 찾아 보는 것이다.
2023년 우리는 '세계 속에서 글로벌 리더로 발돋음하고 있는 차세대 재외동포들을 초청하여 우리는 같은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특별 공연'인 The next가 있었다.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것도 좋지만, 나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것도 좋다고 본다.
"바로 당장이든 앞으로 몇 년 후든 우리는 모두 인생을 살면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선로를 바꾸는 상황에 부딪힌다. 모든 사람이 의미 있는 변화를 원하고 다음 목적지가 어디인지 탐색하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방법이 늘 명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덜 부담스럽고 더 능동적으로 헤쳐 나가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책내용에서 발췌)
우리에게 진로변경을 하던 퇴직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던 동일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동양사회는 이러한 부분에 익숙하지 않다. 근대화를 먼저 이룬 일본의 영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종신고용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것에서 떨쳐나오면 누구가는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하는 구호가 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사회에서는 종신고용의 의미가 아니라 계약사회인 것이다. 계약의 해지로 모든 것이 새로운 계약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나도 이제 새로운 계약을 위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
쉼없이 달려온 우리세대에게 한번쯤은 휴식을 줄 필요가 있다
" 휴식 없이 계속 바쁘게 지내는 것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데는 아마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혁신가 중에는 자신이 일하지 않은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폴 앨런(Paul Allen)이 내게 말하길, 자신은 밤마다 기타로 록 음악을 연주한 덕분에 더 나은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책내용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