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는 산을 가면서 이산도 가보고 저산도 가보면서 이산의 이 길은 이맛이 있고 저 길은 저 맛이 있다고 한다.
H는 도봉산을 이 잡듯이 다니고 있다. 이 등산로로 갔다가 저 등산로로 갔다가 하면서 도봉산이 어느 골짝, 어느 능선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한다. 우리 동네 산은 야산이라서 그런지 이 등산로 갔다가 저 등산로 갔다가 하면 그곳이 그곳이 되어버려서 그렇다. 그래도 한 번씩은 등산로를 바꾸어서 등산을 한다. 설악산을 가면서 오색에서도 올라가고 한계령에서도 올라가고 백담사에서도 올라간다.
예전에 친구들이랑 영월 쪽의 법흥계곡에서 백덕산을 올라가 본 기억이 있다. 그때 법흥사 입구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어떤 분의 도움으로 들머리까지 편안하게 이동한 후 가파르게 오른 기억이 있다. 백덕산의 신선봉을 오르고 백덕산 정상을 거쳐 갈림길에서 알바를 하였다가 다시 오른 후 사자산을 거쳐 법흥사로 내려간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그 반대편 평창 쪽에서 올라보리라 우리가 알바를 하였던 그 등산로를 거슬려 올라가면 될 것 같다.
백덕산에 대하여 소개하기를 4가지 재물, 즉 동칠(東漆:동쪽의 옻나무), 서삼(西蔘:서쪽의 산삼) 그리고 남토(南土)와 북토(北土)에 흉년에 먹는다는 흙이 각각 있다고 해서 사재산(四財山)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4km 길이의 능선에 함께 있는 사자산과 함께 합쳐 백덕산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불가(佛家)에서는 남서쪽 기슭에 있는 법흥사(法興寺)가 신라 불교의 구문선산(九門禪山)의 하나인 사자산파의 본산이라고 보기 때문에 사자산이라고 부른다고 하였다.(출처 : 두산백과 두피디아)
백덕산을 가기 위하여 안내산악회는 영월 쪽보다는 평창 쪽으로 접근을 한다. 영월권에 위치하고 있지만, 법흥계곡에 들머리까지 그렇게 넓은 도로도 아니고 오르는 길도 가파르기 때문이다. 그 가파른 길을 오르 것보다는 해발 700m 이상에서 지루하지만 느긋하게 오를 수 있는 길을 안내산악회는 선택한다. 문재에서 출발하여 능선을 오르고 능선길을 따라서 걸으면 백덕산을 오르면 된다.
새말 IC를 지난 버스는 안흥을 지나고 문재터널을 지난다. 안흥을 하면 생각이 난다. 안흥은 찐빵으로 유명한 동네이다. 안흥은 식량원조 받은 밀가루에 팥을 넣어 찐빵을 만들어 먹었는데 영동고속도로가 나기 전 안흥에 서울-강릉 간 버스 터미널이 있어 왕래하는 사람이 많아 그 영향으로 유명해진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곳을 스치듯이 지나간다. 예전에는 문재가 유명하였지만 이제는 영동고속도로가 주이고 문재는 그렇고 그렇다. 예전에는 강릉을 가는 길이 이길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였기에 많은 사람들에 익숙하였지만, 이제는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한참이다. 예전에는 이길로 평창읍을 갔지만, 이제는 평창읍은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있어서 그런지 외곽이다. 진부, 장평 등이 더욱 번창하고 있다. 장평은 그렇게 생각하니 진짜 첩첩산중이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동과정에서 산행대장은 안내를 한다. 백덕산은 그렇게 어려운 산이 아니며 지루하다고 한다. 그리고 길이 어려운 부분도 없지만 마지막 500m를 남겨두고 삼거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정상을 갔다 와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내려가면서 산불감시초소에서 직진을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버스는 문재터널을 지나자마자 쉼터에 등산객을 내려놓는다. 등산객들은 빠르게 움직인다. 쉼터에 있는 다양한 모습을 뒷전으로 하고 등산로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처음에는 가파르지만 다음부터는 느긋하게 오른다. 보이는 것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산행대장이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지루하게 오른다.
친구들하고 백덕산을 걷다가 알바하는 지점에 도착하였다. 그때에 그렇게 500m를 내려왔다가 올랐는데 오늘은 이곳이구나 하는 생각만 한다. 그리고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전망대가 있고 조금 더 가면 사자산이라는 정상석이 있는데 오늘은 그곳을 지나친다. 백덕산은 재미있게 걸을 수 있다. 우선적으로 봉우리가 나타나면 우회를 한다. H가 같이 있었다면 좋아했을 것이다. 이동 중에 멀리 있는 백덕산의 정상을 바라다본다. 능선에 올라섰을 때 해발은 1100m가 넘었다. 백덕산 정상은 1350m이다. 200m 정도만 오르면 되는데 거리가 2km 정도 걸으면 되니 서서히 올라갈 것 같다.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다. 다만, 뷰는 없다. 능선을 경계로 영월이 있고 그 아래에 계곡이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다.
갈림길이 있다. 첫 번째 갈림길인데 이곳에서부터 1km 정도만 가면 정상이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500m 지점에서 확인을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곳을 찾으면 된다. 쉼터가 있고 삼거리가 있다. 이곳에서 정상까지 왕복을 하여야 한다. 평탄한 길을 걸으면서 친구들과 걸을 때 재미있게 생긴 나무에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그 나무가 아직도 있다. 그 나무를 다시 담는다.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얼마 되지 않은 길을 올라선다. 그곳에서 바라다보는 경치는 아름답고 경이롭다. 법흥사가 있는 곳은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이곳에서 700m가 가면 신선봉이지만 이것도 아쉽지만 무리를 하지 않고 천천히 내려가기로 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마지막에 있는 바위길을 나름대로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오르지만 안전한 밧줄을 무시하다가 다시 밧줄로 간다. 이곳에서 바로 하산할 수 있는 등산로가 있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하였다. 하산을 하면서 쉼터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하산을 한다.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의 표지석이 손상되어 있은 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그 이정표가 무엇이라고 아직도 바람과 비와 눈 그리고 세월이 가만두지 않았다.
하산을 하면서 같이 올랐던 젊은 친구들이 산행친구가 되었다. 잘 걷는다. 울릉도가 고향이라는 젊은 친구 둘이서 산행을 같이 한다고 하였다. 울릉도에 가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니 재미난 이야기를 한다. 그곳에 있는 너와집이 있는데 물도 없고 전기도 없는데 소방시설을 한다고 쇼를 한다고 한다. 사실 그것이 문화재도 아닌데 너무 이상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울릉도에 있는 다양한 시설물에 대한 수리 등에 대하여 국가유산청이 천연기념물로 관리를 하고 있는데 제약만 하고 탁상행정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산을 하면서 먹골(운교리)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기 하산을 하면서 이 길이 더 가파르다는 것을 느낀다. 먹골(운교리) 방향으로 능선에서 내려가면서부터는 이제는 가파른 길은 사라진다. 왼쪽으로 개울이 있고 개울에서 물이 흐른다. 주차장 부근에 있는 화장실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내려가면서 주변 경치를 바라다본다. 등산로는 예전에 임도를 이용하여 내려가는 만큼 편안하다고 할 수 있다.
마을에 도착하였다. 마을의 집들이 전형적인 산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듬섬듬섬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목가적인 모습을 그대로 본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자동차 등이 없으면 이동하기 너무 힘들 것 같다.
주차장에 도착하기 전 세수하고 이동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였다. 개울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이곳 사방댐이 아닌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조그마한 보를 만들어 놓았다. 물이 필요한 시기에 보에 물을 가두어 주변을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여 놓았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차장에 있는 화장실은 화장실로만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화장실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었다. 개울을 따라 다시 500m이상 올라가서 산행으로 인한 땀을 씻어내어본다. 사전에 안내하시는 분이 이부분을 설명하였으면 이렇게 다시 거슬러 올라가지는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