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벚꽃시즌 안양천과 양평의 물소리길에서 즐기다.

by 김기만

2025년 봄은 참 복잡하다.

산불이 나서 경상북도의 거의 1/5을 태웠다.

3월 말에 눈이 내렸고

4월 초가 되어도 벚꽃은 피지 않고 4월 초순이 지나고도 꽃은 없었다.

2023년 4월 초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개나리도 만개하였는데 2025년 봄은 꽃이 늦었다.

서울의 벚꽃 명소는 여의도도 있지만, 나는 안양천에도 벚꽃을 더 좋아한다. 안양천 양 둑에 자리 잡은 벚꽃을 보기 위하여 사람들은 오늘도 걷고 있다. 하지만, 4월 둘째 주가 되기 전까지는 아직이었다.

안양천의 벚꽃을 보려면 신도림역에 내리기보다는 도림천역 내려 즐기는 것이 더욱 좋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즐긴다. 그리고 구로 쪽의 벚꽃은 뚝방위에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주변에서 보아야 한다.

양천 쪽에서는 오목교역에 내려서 안양천에 도착하여 즐기면 된다....

옛 추억을 더듬어 그래도 양평은 있겠지 하면서 달려본다.

J를 호출하였다. H는 고향에서 모친을 모시고 효도를 하고 있다.

흔쾌히 호출에 응대한 J에게 감사를 표한다.


J는 동쪽에 있어 동쪽으로 이동할 때 가까운 전절역에 주차를 하고 이동을 한다.

나는 서쪽에 있어 동쪽으로 갈 때 될 수 있는 한 전철을 이용한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 때의 교통체증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루하게 달리는 전철 속에서 J는 전철역에 도착하여 벌써 목적지로 이동을 하고 있다고 톡이 온다. 톡이 있지만 점프를 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천천히 달리는 전철 속에서 차장밖을 볼 뿐이다.


주말오후에는 비가 온다고 예보가 되어 있고 그 비가 오면 흐드러지게 핀 벚꽃도 눈처럼 날리고 사라질 것이다. 봄은 한순간이라고 할 것이다. 봄을 느끼기 위하여 우리는 그렇게 양평의 물소리길 4코스와 3코스를 걷기 위하여 원덕역으로 향한 것이다. 물소리길 4코스에 대한 추억이 있고 3코스는 걸어보지 않고 자전거로 달린 기억이 있어서 그곳을 향하여 걷는다.


원덕역에 도착하니 벌써 J는 준비를 완료하였다. J와 함께 올랐던 추읍산이 바로 앞에 있지만, 우리는 오늘 천천히 평탄한 길을 20km를 걷기로 하였다. 물소리길을 들어서려는데 원덕역 앞에 경기 옛길이라는 표지지가 있고 스탬프가 있어서 그것을 날인한다. 평해길이라고 한다. 평해길은 강릉까지 가는 길이라고 한다. 그중 일부분이 양평에 있다. 우리는 경기옛길이 아닌 물소리길을 걷는다.

물소리길에 들어서면서 흑천을 끼고 걷는다. 봄을 맞이한 농부들이 거름을 내고 있어서 그런지 주변은 시골냄새가 물씬 난다. 흑천은 이제 남한강을 만나기 직전이라 그런지 제법 넓어지고 있다. 봄이 왔다고는 하나 아직 봄이 아니라고 하여야 하는지 흑천 둑의 버드나무는 초록을 뽐내고 있다. 그렇게 흑천을 걷고 걷었다. 시원하게 정리된 둑 위를 자전거는 신나게 달린다. 그리고 산책하는 사람은 봄을 즐길 뿐이다.

흑천이 끝나고 남한강을 만나는 지점에서는 버드나무들이 강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고 봄을 재촉하고 있다. 그리고 버드나무와 벚꽃이 조화를 이루면서 상큼한 봄내음을 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다. 양평읍에 도착하였다. 남한강을 끼고 있는 집들이 여유를 갖고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곳을 즐기기 위하여 있는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J가 한 번쯤 여유를 갖고 남한강을 즐길 수는 있겠지만 물만 보고 있으면 그렇고 그럴 것이다로 한다.

양평에 전원주택단지가 있는데 요즈음은 그 전원주택단지가 애물단지가 되어가고 있다는 뉴스도 있다. 그곳이 좋다고 너도나도 갔지만 이제는 그곳이 아쉬움이 있는 곳이 되어 있다. 자전거들이 있고 가족들이 있고 친구들이 있는 곳이 봄철 양평의 남한강변의 모습이었다. 갈산이 있다. 그곳에 공원이 있고 정상에 주차장이 있다. 그곳에 등대모양의 전망대가 있다. 그 전망대에서 남한강을 조망하고, 벚꽃을 조망을 한다. 양평대교가 있고 양근대교가 있다. 예전에는 양평대교만 있어 교통체증이 지속되어 양근대교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양평대교 근처에서 허기를 해결하려고 하였는데, 적당한 곳이 없어 군청 근처도 지났는데 없다. 양평에 음식점이 많은데 강변에 집중되어 있고 그곳도 6번 국도 근처에 집중되어 있는 결과라고 본다. 양평읍내에서 찾기가 어렵다. 양근대교를 지나면서 천주교 성지를 지난다. 양근성지다. 오늘따라 개방이 안되어 있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양근성지는 신유박해 이전 천주교 도입기에 천진암 주어사에서 강학을 주도한 녹암 권철신과 한국 천주교 창립 주역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권일신이 태어난 곳이며, 최초의 신앙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전국으로 천주교 신앙이 퍼져 나간 모태이다.

6번 국도를 끼고 양옆으로 음식점이 있지만, 횡단보도도 없고 육교도 없어서 음식점을 바로 앞에 두고도 지나친다. 도로를 횡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물소리길 3코스는 양평역에서부터 아신역까지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빠르게 지나가서 아무것도 본 기억이 없다. 오늘은 걷기 때문에 주변을 즐길 수 있다. 커피전문점이 크게 자리를 잡고 있어 들려본다. 양강섬이 하중도로 있지만, 4코스를 걸으면서 힘들었는지 J가 먼발치에서 보자고 한다. 물안개공원이 있다. 그곳을 스치면서 지나간다.


물안개공원에서 양강섬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섬이 또 하나 있다. 팔당댐이 있기전에는 하천옆의 산이었으나 이제는 섬이다. 그곳의 전설을 표지판에 표시하여 두었다. 인조반정에 참여하였다가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었던 이괄에 대한 전설이다. 이괄로부터 청개구리의 전설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떠드렁산이라고 한다. 그산은 진달래가 피었는데 이웃한 곳에는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사실 이 길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양강섬을 가고 물안개공원을 둘러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곳에서 산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충청북도 옥천이 아닌 양평군옥천면이 있다. 이곳에서 냉면을 즐길 수 있지만 지나친다. 옥천을 알리는 다양한 표지가 있다. 즐긴다.


keyword
김기만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