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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Nov 09. 2020

한강기맥 시작점을 지나다(동대산에서 비로봉까지)

능선에서 구름만 보다

대간과 정맥은 싶지 않은 길이다.
한강기맥은 한번 해보고 싶은 길이다.
한강기맥을 소개하는 글을 찾아보니 "한강기맥(漢江岐脈)은 오대산 국립공원의 두로봉(1422m)에서 시작하여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의 두물머리(북한강과 남한강의 합수점)까지 이어지는 총길이 167km의 산줄기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북한강과 남한강을 가르며 서쪽으로 가다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인 두물머리에서 끝이 난다. 주로 800m 이상의 높은 산들로 이루어져 있고 길이가 남한의 다른 기맥보다 길어 정맥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오대산(1539m), 계방산(1577m), 발교산(995m), 용문산(1157m), 청계산(656m) 등을 지나며 도중에 주왕지맥, 춘천지맥, 백덕지맥, 성지지맥 등이 분기한다"고 소개되어 있다.
오늘은 기맥의 첫 산행이다.

사실 우리는 기맥의 마지막인 양수리에서 용문산까지는 기맥 걷기라고 명칭을 붙이지 않았지만 걸었다.


무엇인가를 목표로 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그래서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백두대간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걷는다. 그리고 성취감에 정맥을 한다.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은데 산행 버스를 타고 자가용을 타고 이동을 한다. 무작정 걷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다. 우리의 산행도 그러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고 여유롭게 하려면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산행 버스는 여러 사람이 움직이고 주변을 둘러볼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 부족을 해소하는 방법은 접근은 산행 버스를 이용하고 돌아오는 길은 본인이 해결하면 된다. 오늘은 그래도 산행 버스가 7시간 등산 시간에 30분을 추가로 주어 부족한 시간을 해소할 수 있었다.


사당역에서 출발란 버스는 양재역에서 그리운 사람들을 싣고 죽전 버스정류장에서 산을 좋아하는 사랑들을 태우니 이제 빈자리가 없다.
작년 10월 같이 산행한 jh를 만나니 반갑기가 구름 위로 오른다. 코로나로 새벽잠이 부족함이 버스에서 담소는 조용하게 이어질 뿐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앞을 가린다. 요즘은 평창가는 길이 고속도로 말고도 있어서 그런지 토요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구간구간이 정체될 뿐이다. 더위를 피하는 사람들은 비슷한데 다양한 교통수단이 여유를 가지게 하지만 여유를 갖지 못하거나 밤을 낮 삼아 일을 하는 사람들 졸음에 겨워 도로 중간에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구간구간 정체는 했지만 휴게소에서 휴게시간을 줄여서 약속시간에 도착했다.
진고개다. 여기서 노인봉과 오대산 종주구간이 나누어진다. 노인봉을 거쳐서 소금강으로 간다
오늘은 진고개에서 출발하여 동대산 두로봉 두로령 상왕봉 비로봉 적멸보궁 상원사로 종주할 예정이다.  Jh가 이번에 참여를 한다.

동대산까지는 2km 남짓이지만 지 않은 구간이다.
고랭지 채소밭을 옆으로 끼고 등정을 시작하였다. 햇빛이 강하지는 않지만 따갑다.
동대산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gh가 힘들어한다. Jh는 부산 근처 산행을 1년 동안 하여서 그런지 몸무게도 68kg도 줄었다고 한다. 예전에 평지와 내리막에서는 날아가고 오르막은 신체의 어려움 때문에 힘들어했으나 날아간다. 동대산을 오르니 산행 가이드가 우리를 반긴다. 우리가 마지막이고 잘 챙겨서 오라고 부탁을 한다.

힘든 친구가 힘들게 올라와서 합류하고 같이 걷는다. 동해가 보이는 능선이지만 우리에게 허용하지 않는다.
차돌백이를 가기 전에 재미있는 나무가 있다. 나무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차돌백이다. 차돌이 바위로 길을 지키고 있다. 차돌을 이용하여 청동기시대까지 부딪혀서 불씨를 만들고 이를 이용하였다고 하는데 저 차돌바위는 사람이 들 수 없으니 불씨를 만들지 못할 것이다. 최근에도 어릴 적 차돌을 이용하여 불씨를 만든 기억이 있다. 여기에 산불이 난다면 저차 돌이 부딪혀서 산불이 났다고 할 것이다. 관료주의 사회에서 저 주변에 있는 낙엽 등을 치울 것이다.
차돌은 풍화작용에 의하여 주변의 암석들이 제거되고 남은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두로봉을 오르기 전에 신선목이다. 신선목은 신선이 스쳐 지나가는 길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상황봉에 서서 신선목을 쳐다보니 구름이 넘어오고 넘어가고 있다. 우리가 이야기하기로 신선이 사는 세상이다.


사람은 만나고 헤어지고 우연하게 만난다. 청량산에서 만난 어르신을 또 만났다. 일흔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종주에 도전하셨지만 오늘은 종주가 힘들 것 같다. 여유가 그렇게 많은 시간이 아니다. 7시간 만에 완주를 하여야 하는데 두로봉까지 3시간 만에 가면 여유가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적멸보궁도 가시겠다고 하는데 두로봉에서 비로봉까지도 만만치 않은 거리인데 어려울 것 같지만 도전을 하시니 그냥 응원을 한다.
해발 1100m신선목이에서 숨을 들이키고 다시 1422m 지점까지 등정을 하여야 한다. 가뿐 숨을 들이키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전진한다. 우리 앞에 간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는데 이제 만났다. 거북이가 쉬지 않고 걸으면 토끼를 이겼다는 이솝우화가 그런 것이다.


두로봉에 도착하니 그냥 쓸쓸하다. 정상석은 없고 그냥 이정표만 있다. Jh가 이곳을 온 기억을 더듬어 어디를 간다. 갔다 와서 사진을 보여준다. 정상석이 그곳에 있다. 약 50m 떨어진 곳에 정상인데 보호구역으로 20년을 못 들어간다고 한다. 사람들이 몰래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갔다 온다. 그냥 불법을 하라고 한다. 차라리 보호구역을 그다음부터 하면 될 것을 일률적인 잣대인지 아니면 편의적인 궁금할 뿐이다.

한강지맥은 여기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백두대간과 한강지맥이 분기되는 지점인데 어떠한 이정표도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한남정맥 금북정맥 한남금북정맥의 분기점인 안성 칠장산에는 이정표가 명소가 되었는데 국립공원이나 산림청에서 산림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이렇게 한 것 같아 아쉽다.


여기서부터 능선을 타고 두로령까지 내려섰다가 비로봉까지 올라가야 한다. 상왕봉은 1491m  비로봉은 1563m이다. 여기가 1422m이고 두로령은 1350m이니 힘들게 상왕봉까지 가면 될 것이다. 비로봉에서 상왕봉을 거쳐 두로령이 아닌 상원사로 하산한 기억이 있다. 그때는 하산길이라 쉽게만 생각했는데 그럴 것 같지 않다. 호기롭게 걷지만 여기까지 온 시간이 3시간 30분, 점심을 해결한다고 30분을 소비하여 남은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3시간 남짓 비로봉까지 2시간에 가고 비로봉에서 하산하는데 1시간을 사용하여야 하나 안내지도는 비로봉까지 2시간 20분이고 하산하는데 1시간 15분이다. 열심히 걸어야 한다. 두로령까지 내려가는 길은 날아간다.

가파르지 않고 느긋하게 1.6km를 걸었다. 하산길에 가이드가 점심을 먹고 있다. 우리는 앞서고 뒤에 오시는 어르신을 부탁할 뿐이다. 두루령에 20분만 도착하여 20분의 여유를 확보하고 5분의 낭만을 즐긴다.
여기에서 종주하는 사람들은 능선으로 힘에 부딪히는 사람은 임도를 따라 이동한다. 옛사람들은 이길로 홍천을 넘어갔다. 과거 지방도 제446호선이 이 곳을 통과하게 지정되어 있었으나 오대산 일대가 국립공원인 까닭에 노선 지정이 해제되었다고 한다.

이제 올라야 한다. 상왕봉까지는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15분을 확보하였으니 두로봉에서 비로봉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오르는 길이 가파르다 동대산만큼 길게 가파르지 않지만 20분 남짓 체력테스트를 한다. 북대사로 가는 갈림길까지 열심히 걸어야 한다. 가뿐 숨을 들이켜면서 먼산을 바라보니 설악을 희미하게나마 보여주려고 구름이 걷히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 설악을 보여주려든 구름은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면서 설악은 보여주지 않는다. 아쉬움은 그대로 두고 주변의 야생화를 배경으로 여유를 찾아본다. 400m가 거의 1km를 걸은 만큼 힘들다. 봄산이나 여름 산을 걷다 보면 야생화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야생화가 각 지역을 대표하지도 않는데 야생화가 고도에 따라 계절에 맞추어 핀다.

북대산 갈림길을 지나서 이제는 상왕봉으로 이동을 한다. 주봉을 비로봉에게 내어주고 물러나 있다. Jh가 조선시대 임금을 물러나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임금을 상왕이라고 하는 것처럼 상왕봉도 같다고 한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할머니들을 만났다. 세분이서 비로봉을 올라와서 상왕봉에서 우리들 사진을 찍어 주었다. 우리 보고 어디서 왔냐고 묻고는 진고개에서부터 왔다고 하니 죽을 둥 살둥 왔겠지 하면서 웃으신다. 세분을 향하여 인증샷을 남긴다. 상왕봉 오르는 길이 완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오르려 하니 힘들다. 4시간 이상 산행을 하여 체력이 바닥이 나고 있다는 증거다.

상왕봉을 뒤로하고 바쁜 걸음을 걷는다. 이렇게 열심히 걷는 것보다 시간 여유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것에 아쉬울 뿐이다. 1491m에서 1563m까지 이동하는 능선길은 여유롭고 평탄하다. 주목군락지를 지나는 지점에서 10분 남짓 너도나도 중력에 어려움을 겪지만 그래도 오른다. 저만치 비로봉이 보인다. 부드러운 능선이 우리에게 안도감을 주며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두로봉을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비로봉에 도착했다. 그리고 산행 버스를 같이 타고 온 일행들을 보니 이제는 늦지도 않았고 즐기면서 내려가면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뿐이다. 금년에만 벌써 오대산 비로봉을 3번째 오른다. 이상하게 오대산이 코로나 19로 인하여 근교 산행보다 원거리 산행이 주를 이루고 있고 평창동계 올림픽에 따라 진부까지 KTX가 다니고 KTX역에서 상원사까지 시내버스가 있어 어떻게 보면 편리한 대중교통이 나를 오대산에 더 자주 가게 만들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강기맥이고 진고개에서 동대산, 신선목, 두로봉, 두로령, 상왕봉을 지나는 긴 등정은 옆을 보기에 어려움이 있어 주목 군락의 주목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부드러운 상왕봉에서 비로봉까지 등산로도 감탄을 하지 못한다. 시간에 쫓기는 산행이 문제라고 본다.

이제 뒤를 돌아보니 동해안은 보이지 않고 흰구름만 두로봉에서 동대산 능선까지 가득하다.


이제 한 시간이면 주차장까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로봉을 오를 때 힘들게 올라온 구간이 상원사에서 비로봉 구간이다. 적멸보궁이 있고 그곳을 스치면서 지나갈 것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오대산을 찾고 오대산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오대산은 중국에도 있다,  오대산은 동대산 두로봉 상왕봉 비로봉 호령봉 이렇게 5개 대가 있어서 오대산이라고 한다. 그중 4개를 거쳤다. 호령봉에서 비로봉 구간은 난코스라고 한다. 다음을 기약하고 적멸보궁을 향하여 하산한다. 처음부터 계단이다. 오를 때도 힘들지만 내려갈 때도 힘들다.
종교적으로 불교가 우리에게 정착한지도 1500년이나 되었으니 어디를 가나 불교문화다.
이제 적멸보궁에 친구를 보내고 돌아본다. 저 계단이 올라올 때는 편안했는데 하산할 때는 무릎이 아프다.
한강기맥 첫 번째를 무사히 마치고 계곡을 찾았으나 들어갈 틈이 없다
아쉬운 대로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고 상경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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