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공룡은 누구나 원하지만 힘들다 - 설악 2편

by 김기만

누구나 한 번쯤 꿈을 꾼다. 설악의 공룡을 종주해보는 것과 지리산을 종주해보는 것이 등산을 하는 사람들의 꿈이다. 공룡능선은 그렇게 꿈을 꾸면서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공룡에 접근하기 위하여는 희운각 대피소 또는 마등령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희운각 대피소가 있는 무너미 고개에 가기 위하여서는 대청봉을 올랐다가 내려오거나 천불동 계곡을 통해 올라가야 한다.

나는 천불동 계곡이 아닌 대청봉을 올랐다가 희운각 대피소가 있는 무너미 고개로 내려가는 코스를 선호를 한다.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을 하려면 새벽에 일찍 출발한 등산객들은 산행시간을 감안하여 산행이 통제되는 시간을 회피하기 위하여 대청봉은 빠르게 올라간다.


통상 공룡능선을 타기 위하여는 새벽 일찍 도착하는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거나 전일 대피소에 1박을 하고 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희운각 대피소나 중청대피소, 소청대피소에서 1박을 한 산객은 좀 여유롭고 아침부터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른 산객이나 소공원에서 출발하여 비선대를 거쳐 천불동 계곡이나 비선대에서 금강굴을 거쳐 마등령으로 가는 산객들은 좀 더 힘이 든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공룡능선은 희운각 대피소가 있는 무너미고개에서 출발하여 마등령까지 가는 구간을 말한다.

처음 내가 공룡능선을 종주할 때에는 그냥 비경을 보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다는 산행기도 보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였지만 그래도 오색에 새벽 3시에 도착하여 대청을 올라 일출을 보고 아침을 중청대피소 인근에서 해결하고 8시쯤에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한 기억이 있다.

공룡능선은 통상 5시간쯤 소요되니 8시에 출발하여도 마등령에 도착하면 1시가 되며 마등령에서 백담사나 비선대 등을 거쳐 나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으므로 공룡에 시간을 집중하기 위하여 대청까지 오는 시간 비선대까지 오는 시간을 절약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대청봉에 올라 공룡능선을 바라다보면 경이롭다고 할 수 있다. 공룡능선은 연이어진 암봉들이 마치 공룡의 등같이 생겨 용솟음치는 것처럼 장쾌해 보인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신선봉에서 마등령까지 이어지는 능선으로 신성봉, 1275봉, 큰새봉, 나한봉, 마등령으로 이어진다.


가장 최근에 공룡능선을 종주한 산행을 기초로 기술해 본다. 7월과 8월에 산행은 쉽지 않다. 무더위를 이기고 올라야 한다. 7월 말 대청봉을 오르는데 새벽 공기가 아직은 시원하다. 덥지도 않고 그래도 견딜만하다. 하지만, 여름은 여름이다. 여명이 뜨기 시작하니 해발 1,500m가 넘었지만 땀은 비 오듯 한다. 그래도 오늘은 태양이 작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출을 못 본 것에 대하여 아쉬움이 없다.


산을 오르면서 야생화도 담고 여유를 갖고 오른다. 대정봉에 올라서 주변을 보아도 구름이 가득하다.

중청을 바라보니 구름이 넘어오고 순간적으로 중청대피소가 구름 속에 갇혀 버리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버린다. 우리가 대청을 올라오면서 여름이라 1시간 이상이 추가 소요되었다. 우리가 올라온 시간이 공룡능선을 넘을 시간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도전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저 구름이 우리를 더위에서 도와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것이 희망이 아니라 구름이 우리를 더위에서 구해주었다.

여름 산이나 가을산이나 설악은 물이 많이 필요하다. 봄산은 입산금지기간이라 언급을 회피한다.


팁이라면 이렇다. 최대한 대피소를 이용을 하여야 한다. 대피소에서 생수를 파는 만큼 이를 구입하는 것이 체력을 확보할 수 있다. 힘들게 2l 정도의 물을 배낭에 넣어가지고 올라가면 힘만 들다. 공룡능선을 시작하는 희운각 대피소에서 물을 사면 그만큼 체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청, 중청, 소청을 지나면서 공룡을 쳐다보고자 하나 자제가 구름 속에 있어 아무것도 볼 수 없다. 희문 각대 피소까지 끝없이 내려가지만 어디까지나 무너미고개를 다다를 뿐이다. 희운각 대피소는 1969년 해외 원정을 훈련하던 산악인들이 이 근처에서 사망한 후 독지가가 돈을 출연하여 이곳에 대피소를 만들었다고 한다,

대피소에 도착하여 부족한 식수를 보충한다. 여름 산에 어려움이 있지만 생수를 구매하여 보충한 것이다. 이곳에서 이제 신선봉을 향하여 공룡 주능선의 첫 봉을 오른다. 30분 정도 오르면 신성봉 정상이다.

신선대 정상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조그마한 돌 웅덩이가 있다. 누군가가 여기 들어가서 기념사진도 찍어 본다. 공룡은 50m의 가시거리 밖에 없다. 사실 안개비가 내리고 있어서 우리는 구름이 걷히기를 바라지만 구름은 살짝 공룡능선을 보여줄 뿐이다. 여름에 공룡을 걷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가 늦어서 그런지 우리를 추월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살짝 보여준 공룡을 사진에 담아 본다. 저능선을 우리는 보려고 노력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살짝만 보여준다. 그래서 예전에 종주할 때 사진을 중간중간에 확인하여 추가한다.

안갯속에 지나오면서 사진도 없다.

1275봉을 지나고 큰새봉을 지나면서 이제 3시간이 지났다. 나한봉을 오르면서 이제는 우리도 힘이 든다. 점심을 해결하는데 같이 가신분이

이제 우리도 가야 한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누가 대신할 수 없다고 한다

사실 산을 타면서 가장 힘들다고 하는 구간을 지나면서 산은 정직하게 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혹, 내 힘으로 내려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내 힘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불행이 찾아온 것이다.

구름이 휘감은 공룡능선의 모습은 마치 신선의 영역을 보는듯한 초절정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준다.

이 대목에서 생각이 나는 어릴 적 배운 시조가 생각이 난다.


태산이 높다 하되( 양사언 : 조선시대 문인)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멀리 울산바위가 구름 속에서 보여주었다가 말았다. 그래도 울산바위가 살짝 구름에 흔적을 남길 때 담아본다. 봉우리가 아니지만 고개를 넘을 때마다 쉬면서 영양을 보충한다. 그래도 힘이 든다.

앞에 가는 산객과 반대편 산객들을 만난다. 힘든 구간에서 서로 응원을 하면서 길을 비켜준다. 내가 이곳을 지나갔다고 인증샷을 남긴다. 사실 인증샷은 잠시만 아니 길어야 1달 정도만 사용하고 휴대폰이나 사진으로 남아 있을 뿐 거의 보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걷는다 마등령이 눈 앞이다. 고개가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마등령이라고 한다. 또는 산이 험준하여 손으로 기어 올라가야 한다고 하여 마등령이라 부른다는 기록도 있다. 마등령을 눈 앞에 두고 뒤를 돌아본다. 저 암릉지대를 옆으로 헤치고 지나온 것이다. 오르고 옆으로 우회하고 지금까지 온 것이다. 겨울에는 이곳이 수시로 폐쇄한다고 한다. 눈이 많이 오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위험한 곳은 회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공룡능선이 끝나는 지점인 마등령에서 하산은 두 방향이다. 한 방향은 오세암을 거쳐서 백담사로 내려가는 것이며 한 방향은 금강굴을 거쳐서 비선대를 지나 설악 소공원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나는 비선대로 내려도 가보았고 오세암으로도 가보았다. 비선대로 내려가는 것은 거리는 짧지만 무릎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좀 더 사용하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지 말라고 하였다. 그래서 오세암을 거쳐서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을 선호한다.


우리 앞에 어느 누구도 없다. 점심을 먹는 사람도 없다. 이제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오세암으로 하산하여 백담사 빠르게 하산하기로 한다. 무릎에 약간은 자신이 없고 소공원까지 가는 시간은 짧지만 백담사에 가서 어떻게 하던지 용대리까지 가면 30분 이상은 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세암까지는 가파르지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예전에 다니던 등산로는 능선의 우측이었으나 수해로 인하여 폐쇄되고 능선의 좌측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오세암에 도착하여 시간적 여유를 찾는다. 오후 3시까지 점심공양을 한다고 한다. 배가 고픈 사람은 허기를 채우고 백담사로 향한다. 등산로가 그렇게 힘들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여 걷는다.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 나가는 버스를 탑승하여야 한다.


버스를 타기 위하여 2시간 만에 오세암에서 백담사까지 걸었다.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백담사 옆 냇가에서 세수하고 땀을 씻어 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