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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북필육남

친절한 서울대 민애 교수의 서평 쓰기 참고서

나민애 교수의 《책 읽고 글쓰기》(2025).

by 샤인


말투만큼이나 글투도 친절하다. 머리말은 첫걸음마를 배우는 아가를 다루듯 조심스럽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보여주었던 나긋나긋함이 책의 곳곳에 배어 있다. 현재 서울대 글쓰기 교수로 재직 중인 그가 강의를 기반으로 쓴 책으로 보여 막힘이 없다. 학생들 사이에서 '갓민애'로 불릴 만큼 서울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평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도 글쓰기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있어 이 책을 단숨에 읽었다.〈체급 정하기〉,〈 체력 키우기〉, 〈실전 활용 꿀팁〉까지 정성이 묻어 있다. '친절한 민애씨의 서평 쓰기 참고서'다.


이 책은 쓰기 위해 읽는다면, 쓴 글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욕망)이 있다면 읽기 시작해도 좋다. 그러면 필자처럼 단숨에도 읽을 수 있다. 나 교수는 책 속에서 독자들이 잘 따라오는지, 맘이 없으면 그만 읽어도 된다고 다독인다.


서평은 많다. 신문을 보면 '주말섹션'에 신간 소개 코너가 있다. 비중(?) 있는 책은 널찍한 공간을 차지하며 장문의 서평(책 소개)이 실려 있고, 또 어떤 책은 '미니 책' 소개처럼 귀퉁이에서 간신히 '나도 여기 있소'하고 얼굴을 내민다. 읽다 보면 이 책을 사라는 것인지, 자기의 지식을 자랑하는지 분간이 안 되는 책 소개도 있다.






나 교수는 이 책에서 서평의 본질을 곳곳에서 이야기해 준다. 서평이란 책을 평가하는 글이다. 그러므로 평가를 위한 분석과 판단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서평은 학술논문보다 촉촉하고, 감상문보다 엄격한 글이다. 서평 너는 반드시 책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마치 자아분열처럼, 가만히 있는 책에게 내가 질문을 던져놓고 또 내가 그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 서평에서는 줄거리란 기본일 뿐, 최대 핵심도 최대 비중도 될 수 없다. 서평에서는 줄거리가 글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쓰지 않고 소홀히 다루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나의 서평 쓰기에서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다. 지난해부터 쓰기 위해 읽은 서평을 블로그(K 씨의 책방글방)와 브런치스토리(샤인)에 공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쓰기 욕망을 있고,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으니 서두르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나갈 참이다.




저자는 서평의 제목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서평의 제목에는 책의 키워드가 아니라, 서평의 키워드가 들어가야 한다. 그 책을 내가 어떻게 읽었는지, 읽으려고 했는지 경향이 보여야 한다. 해석의 결과, 평가의 결과가 은연중에 드러나야 좋은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183쪽)


써 놓고 보니 이 책의 서평 제목(친절한 민애 씨의 서평 쓰기 참고서)도 책의 키워드인지 서평의 키워드인지도 헛갈린다. 아무튼 이 책은 서평을 쓰고자 하는 마음먹기부터 어떻게 서평을 써야 하는지, 쓴다면 짧은 글인지, 긴 글인지를 구분하여 친절하게 노하우를 알려주고 예문까지 곁들인다




간과하기 쉬운 다섯 곳의 팁(TIP)도 유용하다. '꼽자면' 덜 쓰기, 서론 등 '소제목' 안 쓰기, '컨트롤 키(Ctrl)+F' 사용법 등은 알고 있어도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꼭 집어주고 있다. 거슬리는 부분도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학부에서도 이렇게도 쓰는구나 하고 의아한 부분이다. '본 투 비 독후 감러(born to be 독후감ler'가 이렇게 많다니!(31쪽) '읽고 느끼는 감각이 타고난 사람'이라면 억지 해석일까?






아무튼 이 책은 책을 읽고 느낌 등을 전파하고픈 초보 서평가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다. 바쁘다면 마지막에 〈빈칸을 따라 채우면 서평이 되는 '마법 노트'〉도 있다. 그렇게만 따라 해도 과락은 면한다. '친절한 서울대 민애 씨의 서평 쓰기 참고서'로 여러분도 서평의 날개를 달아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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