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완 작가의 《김병완의 책쓰기 혁명》(교유당, 2021)
책날개의 지은이 소개부터 그의 독서량과 저작량만큼이나 빽빽하다. 삼성연구원을 그만두고 3년에 1만 권을 읽고, 2년 동안 50권에 가까운 책을 썼다. 해마다 1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하면서 '신들린 작가'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솔직히 평범을 넘어서는 작가다.
총 8장 중 4장까지는 왜 글과 책을 써야 하는지를 설득한다. 5장부터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조곤조곤 알려준다. 300쪽이 안 되는 책이지만 꼭지에 꼭지를 무는 편집이 아니었으면 족히 400쪽 가까이 되었을 책이다. 그만큼 알려주고자 하는 저자의 욕심이 담겨있다.
이 책은 '읽자 시대'에서 '쓰자 시대'로 변했다며, "내 안에 잠든 글 짓는 도서관을 깨우라"며 혁명적인 책 쓰기 비법을 알려준다. 언제, 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말이다.
첫째, 언제 쓰느냐? 지금부터 써라. 작가는 "인생의 진짜 성공과 실패는 출신 대학교나 다니고 있는 직장의 등급이 아니라 직장을 다니면서 어떻게 직장 생활을 했느냐 하는 것으로 결판이 난다"면서 "똑같은 직장에서 수십 년 동안 함께 생활했던 두 사람의 인생 후반전이 극과 극인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라고 한다. 바로 직장 다닐 때의 시간 활용 차이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시간은 같다. 근무 외 시간도 같다. 하지만 그 근무 외 시간을 어떻게 무엇을 하고 보내는지는 다르다. 시간은 소비하느냐 창조적으로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새벽이든 저녁이든 악기를 배우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하는 등 자기 계발에 쓴다고 하자. 반면에 다른 이는 친구를 만나 술도 마시고, 운동도 하고, 일상에서 늘 스마트폰을 늘 가까이한다고 보자. 10년 후 두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겠는가? 그러니 당장 시작해야 한다. 글쓰기도 그렇다. 흔히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현직에 있을 때는 바쁘니 나중에 퇴직하면 글을 써볼까? '하고 말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그 순간은 절대 오지 않는다.
둘째, 왜 쓰나? 내 삶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읽기와 쓰기의 차이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읽기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깨닫고 배우게 한다면 글쓰기는 무엇을 하지 않으면서 살아갈 것인가는 깨닫고 배우게 해 준다고 할 수 있다. 글쓰기를 하게 되면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품고 살아왔던 여러 가지 감정들을 하나씩 떨칠 수 있다. 그래서 미움이나 집착이나 아픔이나 분노나 후회나 아쉬움을 제거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럴 때마다 삶은 가벼워지고 심플해진다. "
그렇다. 어떻게 보면 글쓰기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거지만, 사실은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거다. 그래서 글을 쓰면 자기 자신이 치유되는 것이다. 그래서 글쓰기에는 자가 치유와 자가 면역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셋째, 어떻게 쓰나? 무조건 쓰면 된다. 저자는 자신의 예를 이렇게 들면서 쉬운 글쓰기를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글쓰기를 임할 때 절대 고민하지 않는다. 무엇을 쓸까? 어떻게 쓸까? 재목은 무엇으로 할까? 첫 문장을 어떻게 쓸까? 이런 고민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저 초고를 일필휘지로 신들린 것처럼 쓰고 나서 출판사로 보내버린다. 5일이면 한 권의 책을 쓰고도 시간이 남는다." 한마디로 신들린 작가의 이야기다. 김병완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누구나 할 수도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는 방법이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떠오르는 대로 쓰라는 이야기다. 물론 주제, 즉 무엇을 쓸 것인가를 정해졌으면 말이다. 대신 무슨 이야기든 그저 십 분간 멈추지 않고 쓰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는 이야기다. 쉽지 않은 방법이고 실천하기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렇게 백일 동안 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바야흐로 '읽자 시대'에서 '쓰자 시대'로 나를 퀀텀점프 시켜야겠다고 생각하는 독자나, 위대한 독자보다 평범한 저자가 되고자 하는 독자에게 혁명적인 계기를 가져다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