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준 작가의 《이틀 연속 글쓰기 치트키 특강》10분 글쓰기 2편
작년에 우리 동네로 든든한 작가 부부가 이사를 왔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그와는 최근 온라인 친구가 되었다. 며칠 전 그분한테 글쓰기 특강도 받았다. 줌으로 이루어진《이틀 연속 글쓰기 치트키 특강》은 내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유려한 말솜씨에 묻어나는 강의 깊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했다.
이틀째 10분 글쓰기다 오늘 주제는‘짜장면+외계인'이다. chat GPT 같은 생성형 AI에게 글을 써보라고 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수정해 보란다. 아래는 chat GPT에게 "짜장면을 시켰더니 외계인이 배달을 온다는 콘셉트로 박동식의 초단편 소설처럼 1000자 이내로 써줘" 하고 부탁하고 도입부를 약간 첨가한 글이다.
“오늘 점심 뭐 먹을까?” 배꼽시계가 정오를 알릴 무렵 집사람이 묻는다. “오랜만에 짜장이나 한 그릇 먹어 볼까”“그러죠”하고 아내가 말하며 전화를 건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보다 많은 버튼음이 들린다.
현관 초인종이 울렸다. “짜장면 배달 왔습니다!” 익숙한 멘트라 대수롭지 않게 문을 열었는데,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문 앞에는 헬멧도 모자도 아닌, 반짝이는 은빛 투구를 쓴 존재가 서 있었다. 팔은 세 개, 다리는 네 개. 게다가 배달가방이 공중에 둥둥 떠 있다.
“짜장면 한 그릇, 곱빼기 맞으시죠?”그 목소리는 분명 사람의 언어였지만, 울림 속에 전자음이 섞여 있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 “예…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능숙하게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가방을 열더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짜장면을 꺼냈다. 기름 냄새는 분명 인간 세상의 그것이었다. “배달은 광속으로 해야 맛이 살아 있습니다.” 그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나는 그제야 용기를 내 물었다. “근데… 당신은 대체 누구죠?”“저는 지구 음식 배달 실습생입니다. 오늘 첫 주문이었는데, 좌표가 약간 어긋나 보이네요. 하지만 짜장면은 완벽합니다.”외계인은 계산기 대신 팔에 달린 번쩍이는 장치를 눌렀다. 숫자가 허공에 떠올랐다. ‘₩7,000’. 간단히 카드를 갖다 대자 푸른빛이 번쩍하고 결제가 끝났다.
“다음엔 탕수육 세트도 시켜 주세요. 저희 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라서요.” 그는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공중에 둥둥 떠오르며 현관을 빠져나갔다.
나는 식탁에 앉아 젓가락을 들었다. 면을 한 젓가락 후루룩 삼키자, 입안에 퍼지는 맛은 평소와 전혀 달랐다. 분명 짜장인데… 이상하게 은하수의 별빛이 씹히는 듯했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다음번엔 곱빼기 말고, 그냥 탕수육도 같이 시켜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