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것들

by 권윤

이불을 걷고 침대를 의자 삼아 앉았다.

식지 않은 온기가 솜이불처럼 두텁게 남아

차가운 오늘에서 나를 떼어둔다.


하루는 모질만큼 반복되고

태생이 그러한지 싫은 말이라고는

뱉어본 적 없는 핏덩이는

비척이며 두 평 남짓의 방문을 선다.


나는 스물둘에 혼자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혼자' 생을 이어가는 행위의

이유를 묻곤 한다.

관계가 거세된 삶은 무의미한가.

스스로에게 그런 의문을 던지던 날도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더는 파랗지 못할 만큼

망가진 하늘 아래서

더듬이처럼 애쓰던 노력마저

부질없음을 깨닫고 만다.


그저 살아간다.

파랗지 않은 하늘이 그곳에 떠있듯

시원하지 않은 바다가 그곳을 떠돌듯

당신. 그리고 나

우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