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나의 글을 학습하고 적은 시
우리는 문장의 골목에서
손을 잡은 적 없지만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리로
함께 늙어갔다.
책상 위, 펼쳐진 문장은
한때의 대화 같았고
서로를 접어둔 채
다시 펼칠 용기를
잃어버리곤 했다.
문장들은 항상
우리보다 먼저 자라 있었고
삶은 여백 없는 활자처럼
숨 쉴 틈 없이 조여왔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읽으라’는
너의 말 뒤에 숨겨진
미해석의 마음들.
나는 몇 장쯤은 찢겼을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서로를 필사했던 독자이자
끝까지 덮지 못한 책이었을지 모른다.
한 문장 안에서만
온기를 나누다
서로 다른 문단으로,
다른 장르로
미끄러져버렸다.
책은 여전히 책상 위에 있고
나는 가끔,
너의 문장을 다시 읽는다.
그렇게라도 우리가
다시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