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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비 Jul 18. 2016

물과 하나되다

방태산 아침가리골 트레킹(3)

*물과 하나되다. - 방태산 아침가리골 트레킹(3)

계곡 트레킹은 곳곳에 여러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장마철 직후엔 물이 불어나 곳곳의 깊은 웅덩이와 빠른 물살이 사람을 허우적거리게 한다. 그러기에 나홀로 걷기보다 무리지어 내려가는 모습이 더욱 평안함을 준다. 물에 젖은채 붙잡아주는 손길이 따뜻함을 전해오고 물살을 견뎌내는 발바닥 밑의 바윗돌 촉감이 부드럽기만 하다.

계곡을 내려가는 사이 거꾸로 계곡을 오르는 몇몇 일행과 마주쳤다.
갈길은 정반대지만 이마에 맺혀있는 땀방울이 친구처럼 공감대를 형성한다. 씨익 웃어주며 가벼운 목례를 나누어본다. 계곡 물길은 마주치는 사람들을 정겹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것 같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계곡의 끝이 보였다.
계곡물은 이제 하천이 되어 평지를 만났다. 이제 물과 작별해야 할 시간이다. 잔뜩 젖어있는 신발이 못내 서운한 듯 그 묵직함으로 물살을 좀 더 느껴보자고 권유한다. 발을 담근 채 바위에 걸터앉으니 떠나온 아침가리골이 눈에 선하다. 아침가리골에 밭갈러 나갔던 화전민들은 지금 이 시간쯤이면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으리라. 우리 일행역시 집으로 발길을 돌리려한다. 흘러가는 저 계곡물이 내린천을 이루고 다시 소양강과 합류하여 북한강을 이루고 서해바다 입구 김포 조강에 다다르게 되리라. 물길과 사람 누가 먼저 다다를지 모르지만 한강하구 조강에서 다시 상봉할 꿈을 꾸어보며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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