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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경쟁 가게가 나타났다!

Marketing Bites 1. 자영업자를 위한 마케팅119 (21)

장사가 제 궤도에 오를 무렵이면, 어김없이 들리는 소리가 있다. 좀 잘된다 싶은 가게라면 꼭 닥치게 될 상황 하나. 


아유, 소식 못 들었어요? 요앞 상가에 똑같은 가게 들어온대. 
여기만 그래요? 아예 저기 아파트랑 사거리에도 온대!      



다들 무슨 말인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맞다. 경쟁자 출현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일수록 경쟁자 출현은 피할 수가 없다. 물론 비슷한 업종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갖은 고생 끝에 오픈한 곳이라면 배신감까지 들 것이다. 그렇다 해서 자유경쟁이 기본인 자본주의 국가에서 내 아이템을 ‘복사’하지 않는 한 정당한 경쟁을 말릴 방법이란 없다. 

자,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될까. 그 대응방법을 고민해보자.            



경쟁자 출현은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     


본격적인 대응방안을 고민하기 앞서 먼저 ‘경쟁’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실 사업체의 규모를 떠나 경쟁이 없는 ‘독점’ 시장이란 상상하기 어렵다. 폐쇄적인 공산사회가 아닌 다음에야, 장사 좀 된다 싶으면 어김없이 그 이윤을 노리는 기업들이 나서기 마련. 

예를 들어, 당장 동네를 다니면서 본 ‘자동차’, ‘피자’, ‘배달 서비스’ 등을 떠올려 보자. 아마 머릿속으로 하나둘 브랜드가 스쳐 지나갈 것이다. 아마 평소 관심이 없다곤 해도 적어도 각 카테고리 별로 2개 이상의 가게는 떠오를 것이다. 맞다. 그게 바로 경쟁이다. 

관점을 바꿔 경쟁자 출현이 꼭 나쁜 신호만은 아니다. 거꾸로 내 가게의 분야가 그만큼 시장성이 있다는 인정을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직 사업아이템이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거라면 함께 관련 시장을 넓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럼 이 ‘경쟁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당장 앞뒤 가리지 않고 ‘무한경쟁’에 뛰어들어야 할까,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까.  

우선 ‘동네 선배’로서 내 위치부터 활용해 보자. 우선 시장 선두주자와 후발주자는 마케팅 접근방법이 각기 동일화와 차별화로 다르다. 쉽게 말해 내가 선두주자라면 뒤늦게 들어온 경쟁자가 할 수 있는 건 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동일화’ 전략을 쓴다. 반대로 후발업체라면 선두주자가 못하는 걸 난 할 수 있다는 ‘차별화’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 

선두주자와 후발주자는 그 접근방법이 다르다.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평지에 홀로 뛰어오르는 공처럼 나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요새 인기 있는 OTT 서비스를 살펴보자. 업계 1위로 시장점유율이 높은 A업체의 시장에 신생업체인 B가 끼어든 상황. 

B는 열심히 기존 1위인 A가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강조한다. 만약 둘 다 제공하는 게 똑같다면 구태여 A서비스의 사용자는 B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 A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프로모션이나 혜택을 제공한다면 결과는 더 뚜렷해진다. 

반면, A 입장에선 B가 새롭게 내놓는 모든 서비스나 메뉴가 ‘A에 다 있다’고 말하는 것이 좋다. 만약 없다면, B업체의 상품을 서둘러 개발해서 나도 제공하는 게 좋다. 

자영업으로 범위를 좁혀보자. 만약 내가 이 동네 김밥가게 중 1위라면, 신규업체를 자세히 살펴 그 장점을 소화해야 한다. 신생업체가 청양고추를 넣은 알싸한 ‘땡초김밥’을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면 나도 비슷하게 얼큰하거나 매운 제품을 개발해 팔아야 한다. 

단! 절대 표절이나 기술 도둑질을 해서는 안 된다. 나 또한 그 가게에서 제공하는 ‘혜택’이나 장점을 골몰히 연구해 그에 상응할만한 ‘독자적인’ 맛을 가게 손님들에게 제공하라는 것이다. 기존에 손님 입장에서야 구태여 새 가게에 가지 않고도 우리 가게에서 그 맛을 즐길 수 있으니 훨씬 더 편리할 것이다.   

입장 바꿔 새로 생긴 가게라면? 거꾸로 기존 김밥집에 없는 서비스나 맛을 신속하게 개발해 선보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 또한 기존 업체가 따라오면, 2호, 3호 등 계속 새로운 상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야 한다. 

달리 말해, 같은 상권의 손님들이 굳이 예전의 가게를 안 가고 내 가게에 올 이유를 주라는 것이다. 기존 가게에는 절대 없는 맛이나 서비스, 그런 게 있어야 고객들이 낯선 가게를 문열고 들어서지 않을까.  

큰 틀에서야 이렇다 쳐도 경쟁이 하루 이틀에 끝나는 건 아니다. 상대 또한 그 정도 각오는 하고 시장에 뛰어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경쟁사와 붙어 이길만한 ‘지속적인’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까. 그건 이미 이 글에서도 소개했다. 앞서 살펴본 4P 이론으로 내 제품과 서비스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자세히 알아보자.      



4P 분석으로 내 경쟁력을 키우자      


기억을 되살려보자. 4P란 가격(Price), 제품(Product), 유통(Place), 프로모션(Promotion) 등 내 가게를 다른 경쟁사와 비교 분석해보는 간단한 사업 분석 툴이었다. 

이 4가지는 사업을 준비할 때도 도움이 되지만, 경쟁사 대응전략 마련에도 유용하다. 물론, 같이 설명했었던 SWOT 분석 또한 함께 활용하면 좋다. 한번 살펴보자. 

먼저 유통(Place)에선 경쟁사보다 내 가게가 눈에 잘 띄고 손님이 찾기 쉬운지를 살펴봐야 한다. 새로 생긴 미장원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면, 머리를 잘 다듬는 미용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주 단순히는 접근하기 쉬워서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아파트 단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 신생가게는 아예 단지 내 상가에 입점해 있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유통은 가게 자체를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극복하기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는 출장서비스 등으로 내 서비스의 ‘제공 범위’를 간접적으로 넓혀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면 배달이나 인근 상가 다른 가게 입점, 미장원이면 출장 이발/미용 등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접근하긴 편해 지지만, 자영업 특유의 ‘매장 내(in-store)’, 즉 가게를 방문해 즐기는 경험면에서는 제한이 되므로 그다지 추천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그보다는 물리적인 유통의 단점을 다른 4P 요소를 강화해서 극복해내야 한다. 그게 바로 제품과 프로모션 등 다른 요소다.

먼저 제품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앞서 동일화/차별화 때도 언급했지만, 굳이 제품이 뛰어나면 경쟁에서 이기는 것도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어디 맛집이 있다고 하면 손님들은 먼길 마다않고 찾아온다. 맛좋은 빵집 앞에 빵 나오는 시간 맞춰 고객들이 줄 서는 원리다. 

고객은 끊임없이 왜 내가 이 가게에서 사야할까 고민한다. 유통과 제품이 동일하다고 할 때, 고객에게 혜택을 줘 가게로 손님을 끌어당기는 프로모션은 자영업자의 '당근'이다.


이런 제품과 유통에서 비슷하다고 할 때가 관건이다. 이럴 때는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이 내 가게로 오도록 ‘끌어당겨야’ 한다. 고객에게 적절한 당근을 줘서 당기는 건데, 이를 ‘당기기’(Pull-in)라 부르기도 한다. 

흔히 소비자는 물건 하나를 살 때도 ‘합리적’인 지출이라 스스로를 설득하려는 경향이 있다. 즉,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비로소 그 물건을 산다는 것이다. 이게 나한테 꼭 필요하다든지(니즈), 다른 데보다 물건이 싸거나 좋고, 할인을 더 해줘서 알뜰하다든지, 아니면 가게가 찾아가기 쉽고 인테리어가 매우 편리하거나 예쁘다든지 하는 그 가게만의 장점 말이다. 

이런 것들 중 할인이나 혜택이 바로 프로모션이다. 멀리 떨어진 고객도 스스로 찾아오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집앞에도 비슷한 가게 있지만, 우리 가게까지 걸어오면 그에 걸맞는 적립금 2배나 할인, 세일데이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가 기꺼이 먼거리를 걷는 ‘당근’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이, 그래도 ‘원가’가 있는데 그렇게 끼워주면 뭐가 남아!     

흠-, 아니다. 마케팅에선 손님 한명을 끌어오는 데 드는 ‘인당 광고비’란 개념이 있다. 말 그대로 손님 한명을 유치하는 데 드는 홍보 광고비용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단지 10,000장을 300만원 들여 만들었을 때 300명의 손님이 온다면 인당 유치비용은 1만원이다. 

프로모션은 그 비용을 고객에게 돌려줘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이다. 어차피 고객을 유치하려면 알게 모르게 돈이나 노력이 나가기 마련. 그걸 손님이 입맛 당겨할 만한 아이템(할인/ 포인트 적립/ 덤 이벤트 등)으로 바꿔 줘 설득력있게 끌어당기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프로모션이 너무 많으면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할 수도 있다. 1년에 딱 한번 할인하는 브랜드와 일년내내 상시할인인 브랜드를 떠올려보자. 아마 연 1회 매장이  브랜드 이미지와 그 이벤트에 대한 반응이 더욱 뜨거울 것이다. 이 점을 잘 고려해 프로모션의 빈도도 맞춰 보자.      



가격은 함부로 흔드는 게 아니다      

경쟁자는 극복의 대상일까,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까. 4P 분석과 함께 새로운 장을 고민해보자. 


대략 여기까지 4P를 활용해 경쟁자에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4P 중 한 가지는 일부러 얘기하지 않았다. 바로 ‘가격’이다. 

흔히 경쟁자가 생기거나 손님을 더 유치하고 싶을 때 가장 쉽게 건드리는 게 가격이다. 손님이 줄어들었다 싶으면 가격부터 내리거나 만지는 경우가 있다. 경쟁사 대비 한푼이라도 싸야 잘 팔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사실 4P 중 가장 민감한 게 가격이다. 아예 처음부터 저렴한 제품이라면 상관없으나 가격은 한번 흔들게 되면 ‘싸다’는 이미지가 덧붙여진다. 이런 이미지는 나중에 경쟁에서는 이기더라도 가격을 올리게 되면 손님들의 저항감을 불러오기 쉽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단기적으로 더 싸게 해준다면 흔쾌히 더 올 것이다. 그게 장기화되면 ‘아, 저긴 원래 싸구나’ 해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한다. 그 싼 브랜드가 갑자기 가격을 올린다면? 아마도 비싸다고 여기고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는 뭘 얻는 것보다 뭘 잃는다는 데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가격은 다른 요소들이 먹히지 않을 때 쓰는 마지막 카드가 돼야 한다.  

대략 여기까지 경쟁자 대처 방법을 알아보았다. 여기서 잠깐 틀어보자. 경쟁자는 꼭 싸워 이겨야 할가? 

물론 나와 업종, 아이템까지 판박이라면 반드시 없애야 할 것이다. 단, 그 외 대부분의 경우에  꼭 그게 능사만은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경쟁자를 극복이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더 ‘큰 그림’을 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 그 내용을 알아보자. 오늘도 고생많으셨다.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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