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끝나고 서 있는 건 결국

by 칸데니

종종 외근이 있어 출근하는 길에 들렀다가 가곤 한다.

이젠 습관이 되어 아무 생각없이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외근을 나간다.


찬 바람이 부는 어느 날

버스카드를 찍기 위해 버스에서 잠시 손을 놓은 순간

버스가 급정거 하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휘청이게 되어 넘어질 뻔 하였다.

약간의 식은땀이 나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다친 곳 없이 무사히 사무실에 도착하였다.


우리의 몸을 맡긴 그것의 관성에 우리는 휘청이고 넘어지기도 한다.

그 엄청난 몸집이 내뿜대는 힘에 우리는 작디 작은, 연악한 몸뚱아리로 어떻게든 버텨보고자

안간힘을 쓴다.

그래서 휘청이고 넘어진다.

부러진다.


버티면 부러진다.

계란은 고작 바위를 더럽히는 것 밖에 하지 못한다.

자신은 산산조각이 났음에도 말이다.


우직하고 강직하게 서 있어야 한다.

하지만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날에도 우직하고 강직하게 서있는다면

뿌리채 뽑혀 날아갈 뿐인다.

순응해야 한다.

그 힘을 이용해야 한다.

유연해야 한다.


폭풍이 끝나고 서 있는건

결국 소나무가 아니라 그 옆에 있던 가늘지만 유연한

갈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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