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지심, 극복 가능한가?

저마다의 자격지심을 지닌 사람들

누구나 저마다의 자격지심을 지니고 산다.

나도 그렇고,

자격지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나의 첫 자격지심은 학벌이라고 이야기했었다.

그 학벌 자격지심을 극복하기 위해 대학 생활을 열심히 보냈고, 극복해 낸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학벌에 대한 자격지심만 존재하던 순간이 오히려 순수했던 시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나는 자격지심이 가득가득한 일상을 산다.

sns만 켜도 예쁜 사람들, 몸매 좋은 사람들, 옷 잘 입는 사람, 여행 다니는 사람, 돈 잘 버는 사람.


나보다 멋진 인간들이 이렇게나 많다. 그들과 비교하면 나는 스스로 미흡한 사람이 되곤 한다.


그럼에도 첫 자격지심을 극복하기 위해 애썼던 노력이 습관이 되었는지, 나는 자격지심을 원동력 삼아 극복하려고 한다.


자격지심을 느끼게 하는 대상을 연구하고 본받을 점을 찾는다. 내가 따라 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좋은 방향으로 고쳐나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변화하는 나에게 집중이 되어 자격지심이 옅어진다. 이러한 패턴을 하루 종일, 매 번 반복한다. 자격지심을 하나의 목표 설정으로 대하는 것이다.


굉장히 바른(?) 극복법 같기도 하지만 이러다 보면 지치는 순간도 온다.

나는 왜 늘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늘 나의 미흡한 점을 찾고, 더 나아지기 위해 애쓰는 걸까.

가끔은 이게 저주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는 그냥 일주일에 한두 번 배달 음식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삶이면 만족해.'

'해외? 굳이 안 나가도 돼. 큰 관심 없어.'


라고 말하는 동생을 보며. 잘 모르니 저러는 거라며, 아직 철이 덜 들었다고 치부해 왔었다.


나도 처음 학벌에 대한 자격지심을 느끼기 전엔 '뭐 이 정도면 나름 공부한 거지.' 하고 큰 압박감 없이 십 대를 보냈었으니깐.


하지만 그 십 대의 시간이 즐겁고 행복했다. 미화된 것일 수도 있으나, 대학 입시를 위해 정말 노력했던 친구들은 다신 학생 때로 안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나는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정말 큰 생각 없이 즐겁게만 보냈던 것 같다.


지금처럼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삶이 사회적으론 더 인정받는 삶이지만, 별 무거운 생각 없이 나의 재미와 행복이 우선이었던 때가 그립기도 하다. 딱 필요한 정도의 일만 하며 현실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는 일상.


지금 나는 그러기엔 퇴색된 사람 같다. 같은 일상이 반복되면 행복하다 느끼지 못하고, 사고 싶은 것을 사도 더 큰 것을 원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더라도 성에 차지 않는다. 뭐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할 것 같고, 돈도 더 벌어야 할 것 같고, 더 자기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이 계속된다.


최근 "노력과 자학의 경계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들었다.


밤샘으로 공부하는 것, 노력일까 자학일까?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스트레스, 노력일까 자학일까?

나아가고자 하나 더, 하나 더,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것

노력일까 자학일까?


순간에 와닿는 질문이라 놀라기만 했는데 질문을 듣고 난 뒤 계속 곱씹어보게 된다. 어디까지가 노력이고 어디서부터가 자학일까. 아님 둘의 경계는 없는 것일까.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노력과 자학.

나는 이를 반복하며 더 나은 내가 되길 꿈꾼다.

과연 그건 더 나은 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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