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R(Plan-Do-Review) 실습 1
플래너 쓰기 스터디 모임장으로 활동할 때 현수의 10년 후 청사진을 그리는데 도움을 주었다.
나는 계획을 세울 때 먼 미래에 나 자신을 상상하고 계획을 세운다. 5년, 10년 뒤의 내가 그리는 나의 모습은 약간 상상 속의 인물처럼 그려지지만, 그걸 역순으로 현재 시재로 내려오면서 더욱 구체화된다.
이 방법으로 새해 목표를 세우게 되면, 생각보다 효과적이었다. 자그마치 달성율이 7~80%이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이 방법에 관심이 생긴 현수가 자기도 10년 후의 미래를 그리는데 옆에서 도움을 달라고 했다.
현수는 앞에서 이야기했던 5대 자산을 무의식 중에 충분히 활성화시킨 상태였다.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이 하는 일터와 자기 계발에 시간을 썼고, 당연히 대부분 그 친구가 지내는 공간은 일터 아니면 학원 아니면 자기 계발을 하는 공간이었다.
자연스레 현수 옆에는 자기 계발 욕심이 강한 친구들로 가득했고, 돈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고, 재테크에 대한 기술도 많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뭔가 인생이 공허하다고 했다. 마치 공회전이 도는 듯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난 이야기를 듣다가 편안하고 누워서 얘기할 수 있는 소파로 대화장소를 바꾼 다음 편안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10년 후 그가 바라는 것을 이야기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현수도 많이 애를 먹었다. 한 번도 10년 후의 본인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질문을 바꾸었다.
"눈을 한번 감았다 뜨면 10년 후 당신이 보는 시야를 지금 당신이 볼 수 있다고 칩시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하나씩 나한테 말해줘요. 진짜 디테일하게, 테이블 재질, 창밖의 날씨, 당신이 입은 옷까지 모두 말입니다."
정말 놀랐다. 처음에는 어려워하던 현수는 천천히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10년 후의 본인의 모습을 엄청 디테일하게 그려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10년 후의 모습을 천천히 가지고 내려오면서 미래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계속 옆에서 "10년 후의 당신의 모습을 이루기 위해 N년후 12월 31일에 당신은 어떤 모습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져줬을 뿐이었다. 현수는 회사들의 마케팅을 도와주는 컨설턴트가 되고 싶고, 그중에서도 회사의 색에 맞는 글씨체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지금 그는 켈리그라피를 매주 2회씩 본인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꿈에 다가가고 있다.
현수는 사실 "10년 뒤 나는 어떤 모습일까?"를 이미 마음속으로 어렴풋하게 그리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언어화'였다. 머릿속에서는 이미지로 갖고 있지만, 그게 말이나 글로 나오지 못하니까 자신조차도 확신을 못하는 상태였다. 난 그걸 '용태 입에서 나오게 하고, 받아 적고, 다시 보여주는'작업만 했다. 사실상 일기를 쓴다면 혼자서도 작업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결국 현수가 본 것은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드디어 꺼냈다.'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사실 "미래의 자신"을 모른다기보다는, 말로 꺼내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누군가 옆에서 "언어화-구조화"를 도와주면, 이미 갖고 있던 그림이 현실의 전략으로 바뀐다. 결국 성장은 무에서 창조가 아닌, 이미 내가 갖고 있는 걸 꺼내고 다듬는 과정인 셈이다. 이게 바로 내 청사진을 고민하고 설계도를 그리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런 청사진을 그리는 것은 미래의 나 자신을 그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당장의 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걸?'이라고 의심을 던지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은 다음 민수 이야기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