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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책방 여행자 Jan 04. 2021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새해 목표 지키는 방법

심리 학과생의 성취 습관 노트

얼마 전에 작성하고 있던 다이어리가 얼마 안 남아서 서점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다이어리가 정말 비쌌기 때문이다. 손에 잡히는 다이어리마다  10,000원 미만인 다이어리가 하나도 없었고, 고가의 다이어리는 38,000원이었다. 아마 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도 신년 플래너를 많이 구매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린 2월이 되면 어떤가? 멀리 가지도 않고 60일 지나면 고가의 플래너가 어디에 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눈이 녹아내리는 시기와 비슷하게 우리의 다짐도 녹아내린다. 그리고 어쩌다가 시간이 흘러서 플래너를 다시금 발견하면 반가움보다는 불편함이 더욱 강하게 드는 애물단지로 전락해있다. 이런 내 모습이 한심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정말 내 얘기다.) 결국 우리는 간절히 바라게 된다.


어떻게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새해 목표를 지키고 싶다.


이 지키는 방법을 나는 뜻밖의 책에서 찾게 되었다.


시간관리를 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듣는 대답은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써서 뭐하는가? 유튜브, OTT 서비스 즐기기 용으로 사용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생각은 '내 시간을 아껴서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다가 문득 우리 눈에는 내가 어제 자기 전에 작성한 플래너가 보인다. 이 플래너는 나의 정신건강에 이로울게 되지 않으니 과감하게 덮어두기로 한다.


인지 심리학에서는 사람이 움직이는 동기를 두 가지로 본다. 첫 번째는 회피 동기다. 불쾌한 무언가와 맞닥뜨리고 싶지 않을 때 우리는 회피를 하기 위해서 열심히 움직이게 된다. 두 번째는 성취동기다. 내가 어떠한 맘에 드는 것, 상황, 사람을 잡고 싶어 할 때 우리는 열심히 움직이게 된다. 어쩌면 당근과 채찍은 '당근 OR 채찍'이 아니라 '당근 AND 채찍'일 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지도 모른다. 인지심리학 관점에서 위의 문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간관리'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과 '플래너'가 '회피하고 싶은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내가 써놓은 플랜들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


혹시, 올 한 해 목표를 어떻게 세웠는가? 1년짜리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는가? 새 해 계획 3대장인 독서, 다이어트, 영어공부를 써놓으지는 않았는가? 위에서 추천한 책에서는 이런 사람들에게 먼 시간대에서부터 '역순서 계획 짜기'를 추천한다. (정확한 명칭은 책에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필자가 이름을 붙였다.) 역순서 계획 짜기란 올해 목표, 3년 뒤 목표, 5년 뒤 목표 식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닌 역으로 10년 뒤 목표, 5년 뒤 목표, 3년 뒤 목표, 새 해 목표, 반기별 목표, 분기별 목표, 월 계획 등 순서로 계획을 짜라는 것이다.


'역순서 계획 짜기'를 하면 좋은 점이 있다. 첫 번째는 현실성과 이상향이 적절히 조합된 계획이 성립이 된다. '10년 뒤에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라는 질문에 우리는 현실보다 이상이 더욱 강하게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10년 뒤에 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을지 현실적으로 고려를 한다고 해도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10년 뒤의 목표라는 '기준'이 생긴 다음 5년, 3년, 1년 뒤의 계획을 세우게 되면 현실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계획은 '10년 뒤의 나를 쟁취하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으로 바뀌어 있다.

두 번째는 더욱 효과적인 시간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하버드의 첫 강의 시간관리 수업'에서는 시간관리를 하는 이유는 '어떠한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먼 미래에 내가 갖고 싶은 내 모습을 설정해 놓고 현실적으로 한 계단씩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되고싶은대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초년생이던 내가 회사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아버지는 퇴근 후에 아들과 대화하는 걸 즐기셨다. (*혹시 카페모카 같은 아버지를 상상하고 있다면 에스프레소로 이미지를 바꾸기 바란다. 우리 아버지는 꽤 강하시다.) 그런 아버지가 "꿈이 무엇이고, 그걸 노트에 남겼니?"라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물으셨고 "되고 싶은 대로 살지 않으면 되는대로 살게 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을 들은 그날부터 나는 역순서 계획짜기를 실천중에 있다.



物有本末하고 事有終始 하니('물유본말'하고 '사유종시' 하니) : 모든 만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끝이 있어 시작이 있다. 사서삼경 중 대학 1장의 격언인데 개인적으로 사유종시라는 말을 좋아한다. 보통 시작이 있어서 끝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끝이 있기에 시작이 있다는 말인 사유종시는 끝이 어떤 형상인지를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프로젝트를 하는 것처럼 일을 진행하라는 메시지처럼 들린다.  긴 글 읽어준 구독자 및 독자분들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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