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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책방 여행자 Jun 05. 2021

모두가 화난 사회.갈등 해결 비용수백조 시대

심리학과생의 경제신문스크랩 시리즈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 중에서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영화를 보면서 의식과 무의식, 사람의 감정선 변화, 꿈을 꾸는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애니메이션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지만,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 그래서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좋아했다. 그런데 어느 날 궁금했다.


'왜 하필이면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5개에 초점을 맞춰서 보여줬을까? '


안타깝게도 이 질문의 답을 찾지는 못하였다. 내가 모르는 5개의 감정이 대표적인 감정이라는 이론이 있었을 수도 있고, 그 외에도 다른 학문적인 이론이 있을 수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5 감정이 대표 감정으로 나왔을 때  위화감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이 다섯 감정이 익숙하게 다가왔다. 그만큼 우리가 평소에 많이 접하는 감정이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타인과 부딪히는 날이 없지만, 그만큼 남이 불편해지는 요즘이다. 옛날 같았다면 그냥 흘려들었을 얘기도 괜히 까칠하고 소심하게 되돌아보게 되고, 화를 내며 버럭 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이런 나를 배려해주면 너무 감사한 일이겠지만, 상대방도 같이 화를 낸다면 우리는 골 깊은 마찰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단순히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면 우리는 정말 엄청난 '갈등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갈등을 해결하는데 '조'단위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잘 나가고 있었던 무신사 대표가 퇴진한다. 그가 내려온 이유는 다름 아닌 '갈등'때문이다.


최근 남성 이용자들이 무신사 앱과 커뮤니티에 별점 테러를 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한 무신사 앱 이용자는 “여성에게만 할인쿠폰을 발행하고 이에 항의하는 유저를 60일 이용 정지시켰다”며 “소비자로선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는 대처였다”라고 주장했다.

-스크랩 기사 내용 중-


이 기사를 보며 너무 안타까웠다. 요 근래에 무신사는 정말 잘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대부분의 이용 소비자층이 '1020의 남성'이었다. 의류산업의 큰손이 '여성'임을 집중한 무신사는 자신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성 의류 사업을 강화시켜야 된다는 판단하에 여성의류 전문 브랜드인 '스타일쉐어'와 '29CM'를 인수했다. 강해진 브랜드 파워로 신세계 그룹과 의류산업 부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인수합병 소식이 들린 지 1달이 살짝 지난 시점에서 대표의 퇴진은 투자자는 물론 소비자들 모두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면서 가슴 한편에는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젠더갈등'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젠더갈등으로 인해서 국가적 손실이 일어난 것은 이번 무신사 대표 퇴진뿐만이 아니다. GS리테일 그룹에서는 홍보용 포스터에 특정 이미지 (소시지, 손 모양)등이 젠더갈등의 원인이 되어 그 여파가 GS그룹 전체에 퍼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서 젠더갈등의 한쪽 측면만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잘 나가고 있는 의류 유통산업의 대표 퇴진으로 인한 경제 전반의 손실과 GS리테일이 해당 프로모션을 기획하며 들어간 비용 + 이미지 회복을 위해 추가적으로 들어갈 비용을 생각하면, 그 액수는 천문학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해당 기사는 2017년 4월에 올라온 기사이다. 저당 시에는 지금처럼 젠더 갈등이 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246조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해당 기사가 나온 지 4년이 지난 지금 액수는 더욱 증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12월에 국회를 통과한 2021년 대한민국 총예산이 약 558조 원임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갈등이 얼마나 사회적인 문제인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변호사들의 전쟁. 제2의 타다? 로톡 VS 변호사 협회



이 이야기를 하게 앞서 먼저 법률 플랫폼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일반인에게는 상대로 법률 상담과 형량 예측 등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변호사에게는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기존에 법률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법률사무소를 직접 방문하여야 한다는 불편함을 해결한 서비스다.


로톡과 변호사 협회의 다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부터 몇 차례 고발을 하고 무혐의 처분을 받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대한변호사협회에서는 플랫폼 가입 변호사 징계 규정을 마련하였고, 특정 변호사회에서는 소속 회원들에게 법률 플랫폼 탈퇴를 권고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갈등은 법률 플랫폼 외에도 의사협회와 의료광고 플랫폼에서도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갈등 둘을 준비했다.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도 다르고 그에 따른 해결방법도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생각했으면 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무엇이 두렵고, 해당 문제를 갈등의 당사자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지?'이다.


성역할에 따른 갈등은 멀리서 볼 것 없이 가정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법률적인 '이혼'이 아닌 사회적인 '졸혼'을 원하는 가정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 것 같다. 처음 연애를 했을 당시만 해도 서로가 '하루만이라도 가정을 꾸릴 수 만 있다면 소원이 없었다.'는 커플들도 졸혼을 원하는 지금은 '하루라도 남으로 살 수 있다면 소원이 없다'라며 언급을 하고는 한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다. 몇십 년을 같이 살았기 때문에 나와 모든 것을 같이 한 그는 이해해주겠지, 그이는 알아주겠지 생각하지만 막상 당사자인 그녀(그)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무언가를 얘기했을 때 아버지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굳이 입 밖으로 내뱉었다."라는 발언을 하셨지만, 어머니는 매우 충격적인 얼굴로 "그이가 그만큼 힘든 줄 몰랐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밖으로는 집이 노후됐기 때문에 이사 가자는 이야기도 사실은 들어보면 더 이상 사람들과 살 맞대고 사는 공동주택이 싫은 것일 수도 있다. 돈이 없다며 힘들다는 것이 아닌, 내 인생의 의미가 점점 흐릿해지는 것 때문에 짜증이 나는 것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가 서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상대가 왜 그런 발언을 하였는지, 나는 왜 그렇게 반응하였는지, 나는 무엇이 두렵고, 정확히 상대방에게 어떤 요구를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얘기해주면 '뭣하러 그렇게 귀찮은 일을 하냐'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이미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원하는 것이 그것인지는 부딪혀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나는 생각보다 나 자신을 모른다. 내가 아는 것보다 본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원인도 모르는 불만으로 개인과 개인, 집단과 개인,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갈등이 생긴다.


나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 말처럼 내가 정말 갈등을 줄이고 싶다면,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 알아가는 과정속에서 머리끄덩이를 잡을지언정 서로 마주 보고 앉는 자리에 나가야 한다.


 내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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