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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델링 Mar 20. 2022

152 엄마의 꽃밭, 유채 피다

카페 봄날 - 케냐 피베리

 오늘의 커피는 케냐 피베리. 피베리는 보통 두 개의 생두가 마주하는 플랫 빈과 달리 껍질 속에 동글동글 하나만 들다. 유전전 환경적 불완전 수정의 결함으로 생긴 결점두이다. 하지만 일반 원두와 달리 집약된 영양성분으로 그 맛은 월등하다. 일반 케냐 커피는 단단한 바디와 무거운 레드와인 같은 풍미를 가지지만 케냐 피베리는 달콤한 산미와 고소한 견과류, 금귤의 새콤함을 가져 아주 균형 잡힌 맛을 낸다. 버터리하며 고급스러운 쓴맛이 일품이다. 잘 구워진 조그만 마들렌을 곁들여 마시면 호화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엄마의 꽃밭에 활짝 핀 유채처럼 싱그러운 이다. 코가 빨갛게 어는 추위를 뚫고 싱싱하게 노란 꽃을 피운 유채처럼 건강한 봄을 만나니 기쁘다. 뜨끈한 국물이 그리운 계절을 떠나보내고 초록이 손을 내미는 계절에 닿으니 마음이 가볍다. 무거운 겨울 외투와 함께 부정적인 말들과 투덜거림도 정리한다. 한창 물오른 꽃망울을 손으로 터뜨리고 싶다. 신선하고 맑은 공기를 흠뻑 들이마신다. 건강에 좋은 냉이나 쑥도 캔다. 은은하고 화한 향기가 가득하다. 그 향기에 머리가 맑아진다. 다양하고 세련된 색을 만나는 계절이 되었다. 봄, 나에게 봄은 삶에 지친 기분이 사라지는 계절이다. 따뜻함과 쾌적함을 받으며 뭔가 열심히 해보자 다짐하게 된다.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며 원두를 간다. 물 끓는 냄새가 구수하고 부드럽다. 오늘, 케냐 피베리를 같이 마실 친구는 카톡 새를 날면 된다. 뜨거운 김을 후후 불어가며 마시자. 솔솔 올라오는 쌉쌀한 커피 향에 몸이 뜨끈해지며 새봄을 힘차게 열어갈 에너지를 얻을 것이다. 마음이 떨리고 손발에 힘이 없을 때 카페인의 기운으로 기운을 내자. 진한 커피가 걱정을 쓱쓱 데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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