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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Jun 20. 2020

평행이론

2007년 KBS 2TV에 <날아라 슛돌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당시 슛돌이 3기 

주장으로 출연했던 어린 꼬마가 2019년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달성하고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 선수입니다. 이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 모든 선수들이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

라고 말할 때 막내인 이강인 선수만이 우승이 목표라고 당당하게 말했고 이에 영향을 받은 다른 

선배 선수들도 모두 목표를 우승으로 수정했습니다. 사실 처음 우리나라 대표팀의 전력은 죽음의 

예선 조에 포함되어 16강에 진출하기만 했어도 칭찬받을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였던 포르투갈에 1:0으로 졌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16강 진출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강인 선수가 목표했던 우승은 그저 말 그대로 희망사항을 

피력했던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선 2차전에서 남아공을 꺾고

3차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아르헨티나마저 이기고 16강에 진출하자 모두들 희망에 부풀기

시작하였습니다. 


16강전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8강전에서 세네갈과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승부에서 

드라마 같은 승리를 하고 4강에 진출하자 온 국민은 1983년 멕시코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의 4강 

신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를 36년 전 멕시코 청소년 축구대회와 

평행이론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이끈 청소년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스코틀랜드에게 2:0으로 완패 후 주최국이었던 멕시코에 2:1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호주를 이기고 예선을 통과해서 이번 대회와 똑같은 순서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사는 두 사람이나 집단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그러나 평행이론은 사실 이론이라기보다는 몇몇 우연의 일치를 끼워 맞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과장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매스컴에서 

비슷해 보이기만 하면 무조건 평행이론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다반사고 어떤 경우에는 역사적

흐름과 문화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억지로 평행이론을 만드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평행이론의 예는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링컨 대통령입니다. 사실 두 사람은 

그들의 이름인 Kennedy와 Lincoln 모두 일곱 글자이며 둘 다 이름에 n이 두 개씩 들어 있는 

점이 같고 링컨이 1846년에 케네디가 1946년에 하원에 당선되어 모두 46년에 당선된 점 

대통령이 된 해도 링컨이 1860년 케네디가 1960년 모두 60년에 당선된 점 그래서 20년마다 

당선되는 미국의 대통령은 재임기간을 마치지 못하고 여러 이유로 사망한다는 테쿰세의 저주에 

걸려 암살된 점 등 정말 많은 유사점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그들은 모두 둘째였고 프랑스어를 하는 24세의 여성과 결혼했으며 이 여성들은 모두 

40년 후인 64세에 사망했으며 링컨은 에드워드와 로버트의 이름을 가진 아들을 두었으며 

케네디도 에드워드와 로버트 이름을 가진 동생을 두었습니다. 두 사람이 암살되고 뒤를 이은

부통령의 이름이 앤드루 존슨과 린든 존슨으로 모두 존슨이란 성을 가졌으며 링컨 대통령의 

뒤를 이은 앤드루 존슨은 1808년 생 케네디 대통령의 뒤를 이은 린든 존슨은 1908년생으로

모두 08년생에 태어났고 그들은 모두 전임 대통령이 죽은 지 10년 만에 사망하였습니다. 


케네디와 링컨 모두 금요일에 암살당하였으며 두 사람 모두 뒷머리에 총을 맞았고 총을 맞았을

때 모두 부인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링컨 대통령 암살범 부스는 1839년생 케네디 대통령 암살범

오스왈드는 1939년생으로 모두 39년도에 태어났으며 두 암살범 모두 재판 이전에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포드 극장에서 암살당했고 케네디 대통령은 포드 자동차에서 암살 

당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인지 아니면 짜 맞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이라면 

평행이론이 과학적 근거가 있는 사실이라고 믿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설령 사실이 아니더라도 1990년 후반 IMF 상황에서 우리가 겪었던 고통을 10년 후인 2000년 

후반에 발생한 국제 금융 사태 때 똑같은 고통을 다시 겪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현명함을 

이 이론에서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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