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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Jun 20. 2020

코드네임

1944년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일 때 연합군은 전세를 일거에 역전을 시키기 위해 독일이 점령하고 있던 프랑스령 노르망디 해안에 사상 최대의 상륙 작전을 감행했습니다. 이 작전이 그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 작전입니다. 그리고 이 상륙 작전의 코드네임은 넵튠(Neptune)이었습니다. 넵튠은 해왕성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로마 신화에 나오는 해신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넵튠 작전의 개시일인 6월 6일은 당시 D-Day라는 암어로 지칭되었고 그때부터 D-Day는 중요한 작전이나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날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코드네임 넵튠으로 불린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성공으로 연합군이 승기를 잡았다면 코드네임 리틀보이(Little boy)와 팻맨(Fat Man)으로 불리는 핵무기 폭격 작전은 2차 세계대전을 완전히 종식시킨 작전이었습니다. 리틀보이는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의 코드네임이고 팻맨은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투하된 지 삼일 후인 8월 9일에 나가사키에 투하된 두 번째 원자폭탄의 코드네임입니다. 막대 모양의 리틀보이는 핵폭탄 설계의 주도적인 역할을 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별명이고 뚱뚱한 공 모양의 팻맨은 영국 처칠 수상의 별명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이 해외를 순방할 때도 매번 코드네임이 부여된다고 합니다. 1983년 10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남아시아 순방 시 코드명은 ‘국화 행사’였습니다. 이는 국화가 피는 시절에 순방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인데 순방 중 버마에서 아웅산 테러 사태가 발생하면서 조화로 쓰는 국화를 코드네임으로 해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뒷말을 낳았습니다. 19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했을 때는 ‘노고단’이란 코드네임을 사용하였는데 노태우의 ‘노’와 고르바초프의 ‘고’를 따서 ‘노고단’이라 명명했다 합니다. 금년 3월에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3개국 순방 행사에 붙여진 코드네임은 ‘벽란도’인데 벽란도는 고려시대 예성강 하구의 국제 무역항입니다. 우리나라의 영어 이름이 코리아가 된 것이 당시 벽란도를 통해 세계와 교류하면서부터 라고 합니다. 현 정부의 신 남방정책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벽란도’란 코드명을 부여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경복궁은 조선시대 개국 공신 정도전이 이름을 지은 대표적인 궁궐로 조선 건국 후 3년 뒤부터 착공해 1년 만에 390칸의 규모로 완공되었는데 조선 말기 흥선 대원군이 왕실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7225칸으로 중건 하였습니다. 흥선대원군이 막대한 국력을 소모해 가면서 중건 한 경복궁이지만 정작 어린 고종은 경복궁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종은 후에 아버지 흥선대원군 몰래 경복궁의 제일 안쪽 구석진 곳에 민가 형태의 건청궁을 지어 왕비와 함께 이곳에서 기거하였습니다.  건청궁 안의  곤녕합이라는 곳에서 고종의 왕비인 명성황후가 기거했었는데 이 곳에서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인 명성황후 시해 사건 을미사변이 일어났습니다. 일본 자객들의 칼에 한 나라의 국모가 무참히 살해당했는데 이때 이 작전의 코드네임은 ‘여우사냥’이었습니다. 당시 조선을 두고 일본과 청나라 러시아가 세력 다툼을 하고 있었는데 명성황후는 일본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였습니다. 특히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이기자 명성황후는 이를 견제하고자 러시아를 끌어들였습니다. 이런 명성 황후를 눈에 가시처럼 여겼던 일본은 급기야 ‘여우사냥’이란 코드명으로 명성황후 시해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하였습니다. 먼저 외교에 문외한인 예비역 장성 출신인 미우라를 주한공사로 파견하고 그의 지휘 하에 서울 주둔 일본군 수비대를 주력으로 조선 정부 내 일본 고문, 한성신보사 사장과 기자, 영사 경찰, 그리고 일본 낭인배 등을 고루 동원하였습니다. 심지어 대원군이 며느리를 시기해 시해했다는 누명을 씌우기 위해 흥선 대원군과 아들 이재면을 납치해 앞세워 광화문을 열고 건청궁 곤녕합 황후의 침실을 습격해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시신마저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1895년 10월 8일 지금으로부터 124년 전에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에서 벌어진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그 후로 124년이 지났지만 일본은 아직도 사죄는커녕 진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 백색 국가 지정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적반하장의 행태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대 일본 작전 계획을 세워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작전 코드네임은 “빅보이(Big boy)” “씬맨(Thin Man)” 또는 “미친개 사냥”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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