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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Jun 20. 2020

독이 든 성배

<죠스> <E.T> <쥐라기 공원> <쉰들러 리스트>를 만든 스티븐 스필버그, <스타워즈>를 감독한 조지 루카스 이 세계 최고의 두 거장이 합작하여 각본을 쓰고 감독하여 만든 영화라면 과연 어떤 영화가 만들어졌을까요? 이들이 손잡고 만든 영화가 바로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입니다. 

1981년 <레이더스: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1984년 2편 <인디애나 존스 : 미궁의 사원> 1989년 3편 <인디애나 존스 : 최후의 성전> 그리고 오랜 세월을 건너뛰어 2008년에 4편 <인디애나 존스 : 크리스털 해골의 왕국>이 제작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인디애나 존스 역의 해리슨 포드는 이 영화와 더불어 늙어 갔고 금년 2019년 76세의 나이로 인디애나 존스 5에도 출연을 확정했고 이 영화는 금년 7월에 개봉된다고 합니다. 이 시리즈 중 3편 <최후의 성전>에서는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성배를 찾는 인디애나 존스의 모험을 주요 스토리로 삼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등장한 예수의 성배는 과연 정말로 존재할까요? 성서에는 성배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지, 전설에 의하면 성배는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잔으로 신도들 중 한 명이 이 잔에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피를 받았고 이 잔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면서 후에 마법의 힘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막강한 힘을 가진 성배에 독이 들어 있다면 이 잔을 받아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축구나 야구 국가 대표팀 감독이 되면 독이 든 성배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성배와 같은 엄청난 명예와 권한을 받았으나 그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안에 든 독을 마셔야 하는 것과 같은 비난과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된 김학범 감독은 최종 선수 엔트리를 발표 한 순간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황의조라는 선수를 선발했기 때문입니다. 성남 FC 시절 함께 했다는 인맥 논란으로 여론은 김학범 감독을 지탄하였습니다. 김학범 감독은 “나는 학연, 지연, 의리로 선수를 뽑는 지도자가 아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라고 정면 돌파를 선언했고 황의조는 그 대회에서 9골의 골 폭풍을 몰아쳐 대한민국에게 금메달을 선사하였습니다. 김학범 감독은 독이 든 성배를 받아 독은 마시지 않고 성배를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당시 또 다른 독이 든 성배를 받은 야구 대표팀 선동렬 감독도 LG의 오지환 선수와 삼성의 박해민 선수를 대표팀으로 선발해서 여론의 지탄을 받았습니다. 군 면제 혜택이 걸려 있어 많은 군 미필자가 아시안 게임 대표에 선발되길 원했고 해당 선수를 보유한 각 프로 야구 구단의 이해관계도 복잡한 상황에서 두 선수의 기량이 최고가 되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이 두 선수 활약은 그다지 크지 않았고 야구 국가 대표팀이 금메달을 땄음에도 불구하고 선동열 감독은 국가 대표팀 감독을 사임했습니다. 결국 성배에 든 독을 마시게 된 셈입니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는 대대로 달콤한 포도주가 든 성배였습니다. 이 비서실장 자리를 거치면 미 정계의 다른 영향력이 큰 자리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워싱턴 로열티로 가는 티켓”으로 불릴 만큼 선망받는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는 독이든 성배이자 극한 직업이 되어버렸습니다. 럭비공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을 제어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이자 막강한 권력자인 쿠슈너와 이방카를 상대해야 하고 유사시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비서실장은 6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트윗 해고를 당했고 2대 비서실장은 트럼프와의 불화로 1년 5개월 만에 백악관을 떠났고 지금은 많은 유력인사들이 이 자리를 고사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세상에는 많은 독이 든 성배와 같은 자리가 있습니다. 최근 김경문 감독이 선동렬 감독이 사임한 야구 국가 대표팀 감독 직을 수락하면서 독이 든 성배를 받았습니다. 또한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가 그동안 독이 든 성배를 계속 고사했던 지네딘 지단을 감독으로 선임하였습니다. 이들이 받아 든 잔이 모두 독배가 될지 성배가 될지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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