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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권 May 02. 2020

[인도 여행이 뭐길래?] #8

#8 다시 버스 여행


'또 버스'


마날리에서 짧았던 1박 2일을 마치고, 야간 버스를 탈 시간이 되었다.


판공초로 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레로 가는 길이었는데, 이번에도 20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에어컨 여부를 걱정할 필요 없이 시원한 날씨였다는 것이다.

또 버스

승차장에서 만난 버스는 버스라기보다는 스타렉스에 가까운 소형이었다.


우리를 포함해 약 10명이 탑승했는데, 새벽 버스라 그런지 다들 반가운 인사보다는 졸음과의 사투로 바빠 보였다.


'과연 이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이 앞섰다.

레 가는 길

'해발 4000미터'


마날리에서 레로 가는 길은 또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았다.


해발 4000미터가 넘는 길을 지나며, 해가 떠 있어도 몸이 슬슬 추워지기 시작했다. 


버스 안에 타고 있던 몇 명은 고산병 증세가 심해져 휴게소에 멈추는 일이 잦았지만, 다행히 우리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중간에 멈출 때마다 내려서 보는 경치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았다.

비포장 도로

경치는 좋았지만, 이런 자갈밭의 연속이었다.


원래 차 안에서 잘 자는 편도 아니지만, 이런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잠을 자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레로 향하는 길에는 사고가 잦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틈틈이 보이는 전복된 차량은 괜히 걱정만 깊게 만들었고, 동시에 오토바이를 타고 레로 가는 사람들은 대단하게 느껴졌다.

맑았던 하늘

'레로 가는 하늘은 맑았다.'


장시간 버스 이동으로 다들 피로감을 느꼈겠지만, 가끔 정차하는 휴게소에서는 모두 버스에서 내려 경치를 구경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했던 우리도, 휴게소에 내릴 때면 다른 여행객들과 밥을 먹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며 친해지고 있었다.


자기소개만 몇 번 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호주, 영국, 미국, 네팔 등 다양한 나라의 여행객들이 있었다.


특히 일본인 여행객이 있었는데, 말이 잘 통해서 많이 친해졌다.

 

단체 사진

'Selfie time'


어느새 친해진 우리는, 해가 지기 전에 다 같이 사진을 찍었다.


다른 나라에서 각자의 이유로 인도에 온 우리는 레로 도착하면 뿔뿔이 흩어지겠지만, 같이 이동하는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다.


한 명이 화장실에 가고 싶어 지면 어쩔 수 없이 멈춰야 하는 버스 속에서 약 하루의 이동 시간 동안, 서로 간식을 챙겨주기도 하고, 고산병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해 같이 멈춰주기도 하며 가까워졌다.

해질녘

'해질녘'


낮에는 해가 떠 있어 버틸만했던 날씨도, 해질녘이 되자 추워지기 시작했다.


추워도 중간중간 열심히 사진은 찍었는데, 차마 오래 있을 수 없어서 얼른 찍고, 뛰어서 차로 돌아오곤 했다.


일본인 친구한테 '춥다''사무이'라는 것을 배우며, 나는 '사무이'를 반복하고, 그 친구는 '추워'를 반복하며, 트라우마로 남았던 버스 여행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번 버스 여행은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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