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 그거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 당장 이익 챙겨!’라는 당신에게
로마 공화정의 영광은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한때 시민들의 자유와 법이 지배하던 공화국은 이제 권력을 탐하는 야심가들의 전쟁터로 변해버렸다. 원로원은 힘을 잃었고, 공화정을 지키려 했던 이들은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그리고 이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지막까지 말과 글로 공화정을 붙잡으려 한 인물이 있었다.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로마의 공화정 체제가 끝나가는 시대에, 그 마지막 기둥을 지키려 했던 한 사람이었다. 그는 귀족 출신도, 군사적 영웅도 아니었다. 대신, 그의 무기는 뛰어난 웅변과 법률 지식이었다. 집정관으로서 ‘카틸리나 음모’를 폭로하며 공화정을 위기에서 구해냈지만, 야심가들의 싸움 속에서 점점 고립되어 갔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며, 공화정은 사실상 끝을 맞이했고, 키케로는 그와 대립하며 끝까지 싸웠다. 그는 공화정을 회복하려 했으나, 결국 안토니우스의 손에 의해 암살당한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그가 꿈꾸던 공화정의 이상을 완전히 끝내지는 못했다. 키케로는 로마 사회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올바른 삶이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시민들이 따라야 할 도덕적 원칙이 무엇인지 고민했으며, 그 답을 아들에게 쓴 편지, 의무론에 담았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마르쿠스야! 너는 이미 일 년째 아테네에서 수학 중이구나. 너의 스승과 아테네의 높은 권위에 힘입어 너는 철학적 규칙과 지침들을 충분히 터득했으리라고 확신한다. 지금 무엇인가 너에게 쓰기로 결심한 이상 가급적 네 나이에도 가장 알맞고, 내 권위에도 가장 합당한 것부터 시작하겠다.
생활의 어떤 부분도 의무에서 벗어날 수가 없으니, 생에 있어서 도덕적으로 옳고 선하고 명예로운 모든 것은 의무를 이행하는 데 달려있고, 도덕적으로 옳지 않고 나쁘며 불명예이며 추한 것은 의무를 이행치 않는 데 있다.
그러므로 이 주제는 모든 철학자들의 공통 문제가 될 것이다.“
우리가 지켜왔던 공화정이 무너지고, 도덕적 타락이 만연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사람들은 권력과 개인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 진정으로 올바른 삶을 사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이 질문을 수없이 떠올렸다.
내 고민은 그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이 로마, 그리고 이 세계에 대해 내가 지켜야 할 책무가 무엇인가를 묻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편지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국가와 사회에서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담고자 한다.
의무란 단지 규칙이나 법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본질적인 이유,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상황에서 따라야 할 길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내면, 나의 양심, 그리고 우리의 공동체를 위한 존재의 이유에 대한 질문이었다.
의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도덕적 의무(honestum), 둘째는 실용적 의무(utile), 그리고 셋째는 바로 이 두 가지가 충돌할 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묻는 문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도덕과 실용이 항상 조화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종종 “이익을 추구할 것인가, 도덕을 지킬 것인가?”라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나는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의무를 세 가지로 나누었다.
첫째는 도덕적 의무(honestum)이다. 지혜, 정의, 용기, 절제와 같은 본질적으로 올바른 행동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실용적 의무(utile)로서, 이는 ‘유익함’으로 표현되며 이익, 성공, 안전처럼 현실에서 도움이 되는 행동들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이 두 가지가 충돌할 때의 의무이다.
우리는 종종 도덕적 가치와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예를 들어, 정직은 언제나 도덕적으로 옳지만, 때때로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리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왜 도덕적 의무가 중요할까?
우리는 도덕적 의무를 지킴으로써 개인과 사회 모두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즉, 우리 모두가 도덕적 선에 따라 행동할 때 사회가 더 정의롭고 공정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덕적 선(honestum)은 어디로부터 나올까?
도덕적으로 선한 것은 다음 네 개의 부분 중 하나에서 나온다.
첫째 ‘지혜’, 진리에 대한 통찰과 이해에서 생각되거나
둘째 ’정의‘, 인간사회를 유지하며 각자의 것은 각제에게 나누어 주며, 계약된 것에 대한 신의에서 생각되거나
셋째 ‘용기’, 고귀하며 굽히지 않는 정신의 위대함과 강직함에서 생각되거나
네 번째로 ‘절제’, 행해지고 말해진 모든 것에 절도와 인내가 내재해 있는 질서와 온건함 속에서 생각되는 것이다.
지혜, 정의, 용기, 절제와 같은 덕목들은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인간 사회가 평화롭고 정의롭게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들이다.
예를 들어, 지식 탐구는 우리가 진리에 대한 통찰과 이해를 추구하며, 무지나 편견 없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란 각자에게 적합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며, 타인을 공평하고 정당하게 대하는 것이다.
용기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옳은 길을 고수하는 불굴의 정신이다.
마지막으로, 절제는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고, 모든 일에 균형과 절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는 모두 우리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덕적 의무는 단지 개인의 삶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체 사회가 화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다.
인간은 본래 이러한 덕목을 내면에 지니고 있으며, 이를 따르는 것이 결국 모든 이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도덕적 의무를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
실용적 의무란 우리 생활의 안락함, 사람들이 향유할 사물을 획득하는 수단, 권세와 부에 관계되는 그러한 유의 의무들이다.
즉, ‘유익함’(utilitas)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성공, 개인의 행복 등 이익을 중시하는 의무로서, 도덕적 의무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라면, 실용적 의무는 어떤 선택이 실제로 유용하고 효과적인지에 대한 판단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직업을 잘 수행하는 것이나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실용적 의무에 해당한다. 우리가 이러한 의무를 다할 때,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성공도 이루어낼 수 있다.
나는, 우리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할 때 사회는 더 잘 돌아가며, 그로 인해 공동체가 번영하고 발전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러나 실용적 의무는 단지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야 한다. 그것은 바로 공동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다. 실용적 의무는 타인과 협력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내 역할을 잘 해내면, 그것은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익을 주며,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우리는 서로를 돕고,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누구나 삶의 여러 상황에서 도덕과 이익 사이에서 갈등하는 순간을 마주친다.
너는 이런 고민에 빠질 것이다. 정직하게 행동하면 손해를 볼 것 같고, 거짓을 말하면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
그러나 나는 말한다. 도덕과 이익이 충돌한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사람들이 갈등을 느끼는 건, 눈앞의 이익이 마치 더 유리해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거짓말을 해서 이익을 얻을 기회가 왔다고 하자.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지금은 도덕을 잠시 접어두고, 현실적인 이익을 따라야 해.’
그러나 나는 묻는다. 그 거짓말이 정말 이익을 가져다줄까? 아니, 오히려 신뢰를 잃고 명예를 더럽힐 뿐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진정한 이익은 도덕적 가치를 지키는 데 있다.
눈앞의 이익이 도덕과 충돌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한 발짝 물러서라. 그 이익이 진정한 유익인지 다시 생각해 보아라. 언뜻 유리해 보이지만 도덕에 어긋난다면, 그것은 결코 실질적인 이익이 아니다.
진정한 이익은 언제나 도덕적 행동에서 나온다. 불의하게 얻은 이익은 결코 지속되지 않으며, 순간의 성공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언젠가 너를 무너뜨릴 독(毒)이 될 것이다.
나는 단호히 말한다. 도덕과 이익이 충돌해 보이는 순간, 주저하지 마라. 진정한 유익은 도덕적 원칙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 겉으로 드러난 이익에 속지 말고, 그 이익의 본질을 보아라.
진정한 유익은 언제나 도덕적 선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해 네게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진리다.
두 번 읽었지만, 키케로의 의무론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키케로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글로 정리하며 다시 읽어보니, 이해의 문턱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앞으로 삶의 갈림길에서 이익과 도덕 사이에서 고민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 목소리를 기억해 보자.
유익해 보이는 것에 속지 말라. 진정한 유익함은 언제나 도덕적 선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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