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건너 원룸에 막내 이모 영자씨!
가까운 새 빌라로 이사를 했습니다.
온 가족이 저녁 산책 겸 집구경을 갔습니다.
1층 입구에는 비번을 눌러야만 열리는 자동문과
무릎이 좋지 않은 이모를 위한 아담한 승강기에
하얀 창문과 알록달록 계단 펜스까지 참 예쁩니다.
새 침대와 이불과 TV가 들어오고
앙증맞은 식탁까지 들여놓습니다.
이사하고 몸살이 났다고 하시지만
밝은 이모의 얼굴이 그저 감사합니다.
"야야? 이제 윗층에서 쿵쿵! 소리도 들리고
골목에 사람 소리도 나는 게 너~무 좋다.
전에 집은 너무 적막하고 조용해서 못 살겠더라.”
.....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소낙비가 세차게 내립니다.
기어이 오는 길에 아이들 손에
고깔콘 한 봉과 스팸 두 캔을 꼭 쥐어주십니다.
소낙비가, 아이들 걸음이, 창문 너머 사람 냄새가
우리의 영자씨를 자꾸 웃음짓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언젠가 사람 소리가 그리워지면
작아도 창문은 큰 방으로 이사를 해야겠습니다.
사람 냄새가, 사람 사는 소리가 잘 들릴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