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나의 버킷리스트였던 팝스타

빌리 조엘의노래와 추억들.

by 이야기 제작소

예전에 내 방에는 라디오가 하나 있었다. 창문으로는 가로등 불이 들어오는 밤에 무광 색 스탠드를 하나 켜놓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라디오는 화려하지 않아서 좋다. 왓챠나 넷플릭스 유튜브 볼 수 있는 영상매체들이 넘처나는 세상지만 오로지 목소리 하나만으로 진행하는 라디오에 왜 그렇게나 귀를 기울였던지…


그 당시에는 유명한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참 많았다. 성시경의 별이 빛나는 밤에, 컬투쇼 등등 지금도 그 시간을 기다렸던 분들이 많은 걸로 안다. 나의 팝스타를 처음 만난건 ‘별이 빛나는 밤에’다. 정말 많은 분들이 추억하고 있는 채널이고 다양한 디제이들이 지나온 레전드 방송이다. 내가 들었던 시기는 박경림씨가 디제이를 하고 있었다. 별밤에는 아주 유명한 ‘별밤 장원전’이라는 코너가 있다. 말 그대로 ‘노래 좀 한가닥 한다.’하는 청취차들이 노래를 하고 연말에 가서 왕중왕을 고르는 코너였다. 거기서 오늘 나의 처음 팝스타인 ‘빌리 조엘-피아노맨’을 만났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기분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어느 20대 남성이 부르는 노래였는데 영어도 잘 모르면서 멜로디와 곡의 분위기에 완전히 매료되 버렸다. 어렸을 적 아버지는 다양한 팝송을 좋아하셨다. 물론 가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노래의 분위기에 반했던 거 같다. 그렇게 막연하기만 하던 팝이 내 가슴에 팍 꽃였다. 그 날 들었던 노래가 뭔지도 모르면서 찾느라 엄청 고생했다. 그렇게 듣고 듣고 또 들으면서 언젠가는 실제로 콘서트를 보는 날이 있을까 하면서 며칠 밤잠을 설쳤다.



추천 play list

원래 음악노트는 스토리에 맡게 노래를 추천하는 편이지만 오늘은 나의 최애 가수이기 때문에 소개해주고 싶은 곡이 너무 많아 플레이리스트를 따로 만들게 되었다. 우리 구독자 분들도 금요일 저녁 빌리 조엘 빠져보길 바란다.


1.Piano man

내가 맨 처음 빌리 조엘에 입덕하게 되었던 노래. 빌리 조엘에 데뷔곡이자 지금까지 그가 피아노맨이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실제로 빌리 조엘이 바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돈을 벌었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우리를 80-90년대의 뉴욕 재즈바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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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gxEPV4kolz0



2. New york state on mind

블루스 기타를 연주하는 친구가 소개해준 노래.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술을 엄청나게 많이 마셔서 머리가 띵했었는데 노래의 전주를 듣는 순간 술이 확 깼다. 초반에 피아노 연주부터 설렘을 안겨준다.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해안가 도로에서 낡은 오픈카를 타고 건물에서 나오는 네온 불을 전등 삼아 길거리를 질주하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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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iM4LzEcaTK0



3. Stranger

이 곡을 들으면 빌리 조엘이 ‘피아노를 매력적으로 쓰는구나’라고 생각한다. 도입부의 휘파람 소리가 아주 매력적이며 휘파람 소리를 기점으로 곡의 분위기가 완전히 변한다. 길거리에서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듣는 사람들 사이에 라이브 클럽을 지나는데 그 골목길에서 도저히 발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노래가 나온다. 아마 그렇다면 이 노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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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qdLPI6XhEN8



그 외에도 Honesty나 Uptown girl, Allen town 등 너무나도 좋은 노래들이 많지만 직접 찾아서 들어보시길 권한다.


방탄에 웸블리 공연을 보고 압도적인 스케일과 역사적인 순간에 있었다는 자부심 덕분에 잠 며칠 동안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나의 팝스타가 웸블리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사실 말 그대로 버킷 리스트였지만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내가 처음 빌리 조엘을 알기 전에 이미 내한을 했었고 나이도 상당히 고령이어서 말 그대로 희망으로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도저히 안 갈 수가 없었다. 이때는 빚을 내서라도 가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그 날 나의 버킷리스트를 이루었다. 마지막으로 내 콘서트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가 해준 말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친다.


“너 빌리 조엘 공연 처음이니?”


“엉 처음이야.”


“아.. 아쉽다. 빌리에 콘서트를 이제야 처음 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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