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일 아침까지 술을 마실 준비가 돼있어요.

어떻게 가장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인 것이 될 수 있었을까?

by 이야기 제작소

최근에 대중문화계에서 가장 핫한 뉴스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관왕을 달설한 뉴스입니다. 그래서 지금이 가장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해서 준비한 인물 봉준호 감독 편입니다. 필자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본 것은 괴물입니다. 엄마랑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처음 봉 감독의 영화를 봤을 때 소감은 '도대체 이 영화는 뭐지?'라는 의문점이었습니다. 확실히 괴수가 나와서 한강을 뛰어다니는 거 보면 괴수영화가 맞는 거 같은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가족들의 개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한 거 같고. 또 미군들이나 질병에 감염된 환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줄 때에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영화 같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의 영화는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기생충_포스터-cj.jpg 다 계획이 있는 주제선정(출처 : CJ 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은 생각이 많아지게 되면 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생각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할까요?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한 편의 마블 영화가 있습니다. 마블 영화에 대부분은 직관적이고 그래픽이 화려합니다. 누구에게나 관심을 끌 수 있죠. 하지만 사람들은 볼거리에만 만족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마블의 영화들은 촘촘한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만들고 있죠. 즉 생각에 요소들이 없다면 이야기는 연속되기 힘듭니다.

주변에서 이번 영화 '기생충'의 관상평을 들어보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오묘하다'입니다. 봉 감독님의 영화는 시리즈물이 없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영화 하나에도 몇 개의 시리즈물을 보는 것처럼 다양한 생각에 요소를 던저주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화만 보더라도 처음에는 다른 가족들이 이야, 빈부에 격차에 따른 사람들의 생각의 변화, 그러다가 갑자기 비 오는 날을 기점으로 스릴러 영화처럼 변하기도 하고, 그 사이에서 나오는 수많은 비유들. 이렇게 많은 요소들을 한 영화에 넣으려면 이야기에 구성을 아주 치밀하게 해야 되죠. 아니면 밸런스가 깨져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할 테니까요. 그렇기에 그는 아주 디테일하게 영화를 구성하게 됩니다. 여기서 봉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지요. 이렇게 개인적인 장르의 영화를 하는 사람이 어떻게 창의적이면서 대중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요?


답은 공감성에 있습니다. 그는 사실 가장 개인적인 자신의 장르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보편적인 방식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은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아서 짜증이 났던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필자도 인터넷이 안돼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이 많은데요. 실제로 미국 관객들은 두 남매가 와이파이존을 찾으러 다니는 모습에서 웃음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기생충에는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송강호 씨의 집안이 수해가 나서 체육관으로 대피를 하는 모습이 있는데요. 하지만 그들은 다음날 파티가 있다는 부잣집에 요청에 그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일을 하러 다시 부잣집에 가게 됩니다. 어떤 직장인에게도 정말 일을 가기 싫은 날 하지만 갈 수밖에 없었던 날들이 생각나는 장면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비록 봉준호라는 자신의 장르 영화를 하지만 표현하는 방법은 이렇듯 누구든 공감할만한 요소를 많이 집어넣었습니다.

기생충-일요신문.jpg 이제는 또 하나의 거장이 된 봉준호 감독(출처 : 일요신문)

조감독 시절 한 달에 20만 원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영화를 좋아해서 끊임없이 콘티를 짜고 영화를 만들었던 영화광 소년, 자신이 영화를 배우던 시절 거장의 영화를 보면서 자신도 저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소년은 이제 그 거장 앞에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또 다른 거장이 되었습니다. 아마 지금 어딘가에는 또 다른 어린 봉준호 같은 감독들이 봉 감독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담금질하고 있겠지요.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끝나고 봉 감독의 영화 한 편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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