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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IDY Jun 03. 2022

나쁜 놈은 그냥 잡는거지! <범죄도시2>

<범죄도시> 시리즈로 살펴본 시리즈 콘텐츠 기획 시 고려해야 할 점

(※주의!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범죄도시2> 를 봤습니다. 시리즈 영화로서는 드물게, 1편보다 2편이 더욱 흥행하고 있어서 이러다가 1,000만을 넘는 것은 아닐지(?) 그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주연배우 마동석씨도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인증샷들을 올려주고 계시는데요. <범죄도시2>로 살펴본 시리즈 콘텐츠 기획 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좀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스토리보다 캐릭터에 방점을 찍어라!

 최근 K-콘텐츠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한국콘텐츠들이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탄탄한 스토리인데요. 내용 전개에 허점이 보이는 순간, 한국 관객들 또는 소비자들은 참지 않고 혹평을 쏟아냅니다. 그 덕분에 한국콘텐츠들은 개연성 있는 스토리를 구축하는 데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이는 콘텐츠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에도 일조합니다.  

 그러나, 이는 시리즈 콘텐츠 기획에는 다소 한계로 적용되기도 합니다. 스토리에 열중한 나머지, 가끔은 캐릭터 빌딩에 다소 취약할 때가 있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이미 구축된 캐릭터를 변형하기엔 어려우니 1편보다 나은 스토리를 구축해야 되고, 그보다 더 충격적인 반전이 있어야 하는 등 스토리의 완성도를 올리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1편보다 2편이 못하다는 얘기를 들을 가능성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요. 시리즈 콘텐츠, 시즌제를 구성하려면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캐릭터의 매력도를 구축하는 데에도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매력적인 배우냐, 매력적인 캐릭터냐?

 앞서 시리즈 콘텐츠의 기획을 위해서는 캐릭터 빌딩이 중요함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캐릭터 빌딩을 할 때 중요한 점은, 그 캐릭터의 인기가 그저 그 배우에게 선호되는 특성만을 뽑아서 구축된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배우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배우는 특정한 역할을 맡을 때 더욱 돋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동석 배우의 경우에는, <범죄도시>의 마석도처럼 "(아주) 나쁜 놈을 때려잡는 (조금) 나쁜 놈"일 때 가장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이 캐릭터가 정말 잘 구축이 되었다고 느낀 것은, "당연한" 설정들에 대해 설명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범죄도시1,2>에서 마석도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딱 두 장면으로 아하~ 하고 이해가 되는데요. 하나는 마석도의 첫 등장씬입니다. 1편, 1편 모두 마석도의 첫 등장은 한 손으로는 바쁘게 통화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범죄자를 후드려팹니다. 한 손으로도 제압이 가능한 무시무시한 괴력의 소유자다.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죠. 또 다른 하나는 "진실의 방"입니다. 마석도가 범죄자를 추궁할 때, 손쉽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범죄자들에게 "진실의 방으로"를 외칩니다. 그 단어를 말하는 순간, 주변 사람들은 주섬주섬 CCTV를 가리거나 각도를 돌리는 등 진실을 캐내는 데(?)에 일조하죠. 이 또한 마석도라는 캐릭터를 잘 설명해 주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캐릭터 빌딩에는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배우의 인기있는 특성만 반복해서 캐릭터를 설정하게 되면, 다른 콘텐츠를 기획할 때에도 그 배우가 캐스팅되면 또 같은 특성을 반복하겠죠? 이러한 반복이 계속되다 보면, 사람들은 누구 배우는 참 좋은데 매번 식상하다라고 생각할 수가 있겠죠. 그렇기에, 그 콘텐츠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 빌딩을 할 때에는 그 배우가 잘할 수 있는 요소, 인기 요소도 적용하되 지속적인 변주를 주어야 합니다.


 세 번째, 주인공도 중요하지만 빌런도 중요해

 시리즈물을 만들 때, 두 가지 방향이 있는데요. 하나는 주인공을 유지하면서 빌런을 계속 교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인공을 교체하면서 기본적인 컨셉을 유지하는 것입니다.(ex) <해적> 시리즈) 주로 주인공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고요, 범죄도시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력적인 빌런은 동일한 주인공이 계속 나오는 시리즈물에 활기를 불어넣고, 그 콘텐츠의 개성을 불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1편에서는 배우 윤계상이 장첸 역할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변신으로 화제를 모았었죠. 이번 영화의 경우에는 [멜로가 체질], [나의 해방일지] 등에서 무심한 츤데레 매력을 보인 배우 손석구가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범죄자로 나오면서 반전매력을 극대화했죠. 


 시리즈 콘텐츠 기획 시 고려해야 할 점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플롯과 연출은 매우 단순한 편에 속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캐릭터가 반 이상을 하는" 영화이죠.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을 가장 잘 끌어내는 것이 제일 훌륭한 연출 아니었을까요? 시리즈 콘텐츠 기획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캐릭터 빌딩이 잘 된 훌륭한 예인 것 같습니다.


 1편에서는 화장실 씬이 화제였는데요, "혼자 왔니?" 라고 묻는 장첸에게 "어. 싱글이야" 라고 대꾸하는 마석도의 대사가 정말 유명했죠. 이번 영화도 역시나, 통쾌했는데요. 마지막 버스 씬에서, 강해상은 마석도에게 "5대 5로 나누자"라며 회유합니다. 마석도는 "누가 5야?"라며 황당한 대답을 하고, "죽을 것 같으면 벨 눌러라" 하며 강해상에게 다가갑니다. 다음 3편은 또 어떤 통쾌함을 안겨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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