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센스 서비스가 촉발한, OTT의 요금제 구조 뜯어보기
(※ 이 글은 리멤버 인사이트에 먼저 올렸던 글을 편집하여 올린 글입니다.)
최근, 쿠팡플레이에서 공개한 <안나>가 수지의 파격 변신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넷플릭스 및 시즌에서 공개하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여러 OTT플랫폼들에서 재미있는 콘텐츠가 속속 공개되면서 이제 넷플릭스만 보는 게 아니라 티빙, 웨이브, 왓챠, 쿠팡, 디즈니플러스, 시즌 등 여러 플랫폼들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렇게 여러 플랫폼에 가입하면서 OTT구독료도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페이센스라는 OTT 1일 구독 서비스가 나왔는데요. 페이센스는 OTT플랫폼별로 1일 이용권을 쪼개서 판매하는 서비스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플랫폼사들은 페이센스의 사업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페이센스는 문제될 것이 없기에 서비스를 계속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이를 좀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OTT플랫폼에서는 월 단위로 구독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페이센스는 플랫폼마다 계정을 만들고, 이를 1일 단위로 소비자들에게 쪼개어 재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OTT플랫폼의 이용 약관을 보면 제3자에게 계정을 양도, 증여, 담보를 제공하여 이를 수익화하는 것에 대해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떤 기사에서는 뷔페 식당에 비유하면서 사실상 페이센스의 재판매 행위가 구독서비스의 수익 구조를 근간부터 뒤흔드는 행위라고 보았습니다. 일정 금액을 내고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뷔페 식당에서, 어떤 사람이 음식을 포장 용기에 담아 재판매하는 것이라고 비유한 것입니다.
OTT플랫폼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수익을 제공받는 콘텐츠 제공사까지도 그 피해가 갈 것이며, 사실상 식당이 문을 닫으면(OTT플랫폼이 서비스를 중지하게 되면) 페이센스 서비스 또한 존재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OTT플랫폼의 구독료는 단순히 콘텐츠에 대한 비용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콘텐츠 소싱비용 외에도 플랫폼을 운영하는 비용이 상당한데요. 예를 들면 많은 콘텐츠를 저장하고 스트리밍하기 위해 드는 비용, 콘텐츠 보안을 위해 개발하고 적용해야 할 시스템에 대한 비용, 소비자들에게 어떤 콘텐츠가 나오는지를 알리는 마케팅 비용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OTT플랫폼의 수익성은 높은 편이 아닙니다. 버는 만큼, 때로는 버는 것 이상으로 콘텐츠 소싱과 시스템 개선에 비용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죠. 비용 산정 시에는, 드러나 있지 않은 이런 부분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최근 넷플릭스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도 비용적인 부분이 굉장히 클 것입니다.
OTT산업이 활성화되고 좋은 콘텐츠들이 많이 제작되면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도 한 층 올라갔습니다. 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투명하고 공정한 수익 배분과 정당한 수익 모델이 정착화되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사안의 추후 판결이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