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하는 도서관에서 책 읽기
아파트 커뮤니티에 작은 도서관이 있다. 책 종류가 아주 다양하게 많지는 않은데 아동용 도서도 있고, 아파트 주민들이 기증하는 책들도 꽤 있어서 그래도 나름 읽을거리가 있는 곳이다. 최근, 아들이 유치원 하원하는 길에 놀이터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도서관에 가자고 한다. 안될 이유는 전혀 없으니, 요새는 하원하러 가는 길에는 도서관 출입키를 거의 챙겨가고 있다.
생각보다 아들은 책 읽을 때 집중력이 뛰어나다. 평소에는 덜렁거리고 바람돌이 소닉 같이 휘리릭 뛰어다니느라 정신을 쏙 빼는데 의외로 책을 읽을 땐 세상 얌전하다. 혼자 피식피식 웃고, 때론 진지한 표정으로 읽는 모습을 보면 어라, 우리 아들에게도 이런 면이 있네, 새삼 깨닫는다. 아들은 요즘 마법천자문 만화책에 푹 빠져 있다. 마법천자문을 본 덕분인지 한자에 관심이 부쩍 커져서, 한자 단어를 물어보며 무슨 한자로 구성되어 있는지 자주 묻는다. 처음엔 대답하기 쉬웠는데 이제는 좀 더 복잡한 단어를 물어보니 핸드폰으로 찾아가며 답해줘야 할 때도 있다. 기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아들은 한번 꽂힌 책은 계속 파는 경향이 있어서 집에 갈 때 책을 빌리면 봤던 책을 또 빌린다. 내 생각엔 이 도서관에서 우리 아들만 그 책을 보는 거 같은데 이쯤 되면 한 권 사줘야 하나 싶기도 하다. 전에 북웨이브 크루 활동으로 참여했던 김영하 작가 강연에서 어떤 학부모님이 아이가 계속 같은 책을 반복해서 보는 걸 어떻게 할지에 대해 물었는데, 작가님은 아이가 어쩌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그 책을 보면서 해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답을 해 주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아들이 같은 책을 반복해서 보는 것에 대해 걱정하던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언젠가 아이가 그 책을 읽지 않게 되면 미해결 된 감정이 해소되었다고 해석하면 되겠지?
오늘도 어김없이 마법천자문을 열심히 읽는 우리 아들. 원할 때는 언제든지 도서관에 와서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면 좋겠다.
#북웨이브 #북웨이브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