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너머의 예술, 관계라는 무대 - 『예술 이후』

트레바리 ④ - 독서모임 향

by 김동현


9788965642763.jpg 데이비드 조슬릿, <예술 이후>


이 책을 마지막으로, 총 네 번에 걸친 트레바리 독서 모임이 끝났다.

첫 모임으로부터 벌써 4개월이 흘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독서 모임 비용은 25만 원. 4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약 6만 2천 500원이다.

월 금액으로 따져보니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닌 것 같다.


트레바리에 대한 간단한 후기를 남기자면,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이다.

책을 읽고 독후감까지 작성해야 해서 생각보다 심적 부담이 컸고, 책의 난이도도 꽤 높았다. (약간의 후회도 있었다.)

하지만 추천할 만한 이유는 분명하다.

혼자라면 끝까지 읽지 않았을 책을 완독할 수 있다.

모두가 어려워하니,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안도감도 있고

다양한 시선으로 책을 바라보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 한 번쯤은 권하고 싶다.

나만 당할 수 없지.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블로그를 시작했고, 민방위 훈련에도 다녀왔고, 새 침대를 샀고, 필라테스도 시작했다.

대만 친구가 놀러왔고, 그림을 한 점 샀고, 최근에는 치과 치료를 받고 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요즘 들어 시간이 아주 빠르게 간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나이를 잊는다.

거쳐간 사람들이 왜 나이를 출생연도로 대신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비슷한 사람들과 교류한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만남은 두렵고 긴장된다. 그러나 정체되는 것은 더 두렵다.


날이 참 덥다.

몸에 좋고 맛있는 걸 먹으면서 잘 쉬어야 한다.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작품 너머의 예술, 관계라는 무대 - 『예술 이후』를 읽고. 2025.07.13


처음 이 책이 배송되었을 때, 비슷한 크기와 얇은 두께인 『What Artists Do』가 떠올랐다. 그러나 겨우 5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그런 못된 생각을 접었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여러 전체가 필요할 정도로 어려워보였다. 앞서 읽은 『장소 특정적 미술』, 『또 다른 현대미술』이 오늘을 위한 하나의 장치였구나.


저자는 예술을 ‘작품’이 아니라 ‘네트워크’로 본다. 이는 벤야민이 말한 장소 특정적 아우라가 해체되고, 관계적 방식으로 재편된다는 의미다.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디와 연결되는가’가 중요해진다는 조슬릿의 관점은, 『장소 특정적 미술』이 말한 '장소해제' 개념과 느근하게 호응한다. 물론, 조슬릿은 장소 자체보다는 '이미지'에 더 주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흥미로웠던 것은 예술을 ‘헷지(hedge)’ 수단으로 보는 관점이다. 자산처럼 예술도 위기를 상쇄하는 전략이 된다는 생각은 내 직업적 배경과도 연결되며 새롭게 다가왔다


문득, 바오안 공항 프로젝트를 보고 느낀 점이 있다. 지금은 모든 것들이 개성을 외치지만 오히려 과잉된 노이즈 같다. 현대는 다음 시대로 넘어가기 전, 충돌과 혼재의 과도기 같다. (독후감을 쓰던 중, 피에르 위그전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리고 또 흥미로웠던 것이 있다. 데미안 허스트와 수보드 굽타는 각자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나온 재료로 비슷한 형태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같은 형식 안에서도 전혀 다른 맥락과 이야기가 담긴 것이다. 이 점은 예술이 하나의 고정된 원본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흐름 속에 존재하는 예시 중 하나다.


이 책은 예술 이후에도 예술은 살아 있다는, 복잡하지만 실재하는 어떤 생각을 던져준 거 같다.


image.png?type=w966 종료라니, 문을 닫고 열쇠까지 가져가 버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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