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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넷 Jan 10. 2022

메타버스 헬스장을 오픈하다.

세상이 온통 '메타버스, 메타버스' 하고 있다. IT 기술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런 말 하는 사람들 중 진짜로 메타버스 해 본 사람 있기나 해?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 아냐? 하지만 오늘 메타버스 세계에 헬스장을 오픈하고 친구들을 데리고 와 운동 시키고 알았다. "이건 혁명이다."


무슨 이상한 싸이월드에서 운동을 한게 아니다. 진짜로 1시간 30분 동안 온 몸이 땀에 젖으면서 운동을 했다. "무슨 SF영화도 아니고 그게 어떻게 가능해?"라고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거 가능하다. 오히려 현실만큼 리얼하고 재밌다. 지금부터 그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보겠다.


출처 : 전자신문


3달 전,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회사 명을 메타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이 소식을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를 하지 못할 것이다. 왜 쟤네들이 저렇게 이름을 바꿨지?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 페이스북은 2021년에만 12조원 가까운 돈을 메타버스 사업에 들이부었다. 사실 상 그룹사의 모든 역량을 걸었다.



이렇게 돈을 쓰는게 우리들하고 상관 없다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런데 상관이 있다. 페이스북이 작년에 내놓은 '오큘러스 퀘스트 2'라고 하는 VR 기기가 말도 안되는 가격에 엄청난 손해를 보면서 팔리고 있기에 그렇다.



기존의 VR 기기들은 불편했다. 컴퓨터하고 연결해서 선을 치렁치렁하게 움직이며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작년에 출시한 이 기기는 무선으로 작동한다. 내부에 컴퓨터가 탑재되어 있고 스마트폰처럼 앱 마켓이 별도로 있다. 기존의 VR기기와 달리 컴퓨터와 연결하지 않아도 기기 자체에서 무선으로만 모든 것을 작동시킬 수 있다.


다른 VR 기기 제조사들이 이 정도 내부 컴퓨터 성능에, 각종 센서, 소프트웨어, 배터리 등 모든 것을 탑제해 만들고 있는 기계의 판매 금액은 100만원이 넘어간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이것을 공식 소비자 가격 41만원에 판매를 시작했다. 이것은 공식 소비자 가격일 뿐이고 보통 할인이 들어가서 30만원 중반대면 살 수 있다. 나만 하더라도 당근 마켓에서 33만원에 미개봉 세제품을 주워왔다.


즉, 얘네들은 100만원이 넘는 제품을 원가도 안되는 가격인 30만원 중반에 말 그대로 뿌리고 있는 것이다. 손해를 보면서까지 기계를 보급하고 있는 것이다. 왜? 메타버스 시장 다 먹으려고. 지금 당장은 손해여도 사람들이 페이스북 VR 기기를 쓰는 순간 메타버스 세계는 자기들이 다 먹을테니깐. 여기도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애플 앱 스토어처럼 앱 마켓이 있다. 페이스북은 기계를 손해보고 팔더라도 이 마켓을 먹어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이 지금 독점 기업이 되었듯이, 메타버스를 독점하겠다는 의지로 기계를 원가도 안되는 가격으로 공짜와 다름 없게 뿌리고 있다.


이런 적자 정책을 펼치며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있기에 사명까지 페이스북이 아닌 메타로 바꾼 것이다. "아니 이건 사기만 해도 그냥 이득이잖아? 이건 공짜잖아?" 이런 혜자스러운 제품을 안 살 수가 없었다. 정가로 사도 이미 이득인데 나의 뽐뿌 근성으로 당근마켓에서 33만원에 미개봉 세제품을 주워왔다. 여기에 페이스북은 현재 한시적 이벤트로 36000원 짜리 리퍼럴 코드 쿠폰을 뿌리고 있다. 이것까지 알뜰하게 챙겨 최종 구매가격은 33만원 - 36000원으로 20만원 후반대에 기계를 구매 한 꼴이 됐다.


이 기계를 처음 사용해보고, 페이스북이 구축해놓은 메타버스 세계를 체험하는 순간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북 주식 사러 당장 가야겠다" , 2016년 경, 미국에서 테슬라 자동차를 처음 타봤던 사람들이 그 혁명적인 자동차에 반해 테슬라 주식을 사러 갔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3~4년 뒤 그 주식이 100배가 넘게 뛰었다. 물론 페이스북은 이미 거대 기업이라 이 정도까진 뜨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주식 매수에 대한 생각이 드는 것은 이 공짜 기계로 메타버스를 체험해보는 순간 말이 안 나올 정도의 감탄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게 수십조원 때려 박아 만든 메타버스 세계구나. 미쳤구나 이거. 세상이 달라지겠다."


이 마음이 카카오톡이 처음 나왔을 때 그걸 알아봤던 2011년 초 투자자들의 마음인 것인가? 이건 진짜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얘네들은 가상 세계에 혁명 그 자체를 만들어놓았다. 


나는 항상 남들보다 빨랐다. 바로 무언가 재밌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사실 이 기계로 할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운동이라고 본다. 그 생각이 들어 한국 페이스북 마켓에서는 다운 받을 수 없고 VPN을 사용해서 우회해야만 하는 외국 운동 메타버스 프로그램을 다운 받았다. 앱 이름은 FIT XR. 그리고 친구들 2명을 꼬셔 기계를 사게 한 다음 (입 털어서 설득함), 오늘 바로 메타버스 세계에 헬스장을 오픈해서 테스트를 해봤다.


테스트 목적은 "실제 얼마만큼의 운동 효과가 날 것인가?" , "얼마나 재미 있을 것인가?" , "우리가 사는 세계하고 현실감 자체가 얼마나 차이가 날 것인가?"


다음은 친구들과 같이 한 메타버스 세계의 운동 동영상 화면이다. (실제로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입체적인 3D인데 블로그라는 특성 상 2D 화면으로 밖에 송출되지 않는다.)



대학교 친구 W와 EOH를 데리고 1시간 30분 동안 운동을 했는데 땀이 비오듯이 흘렀다. 운동 프로그램도 여러가지여서 복싱, 스트래칭, 댄스 등 다양했다. (영상은 시간 관계 상 복싱 밖에 못 찍음).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음성 채팅을 할 수 있었다. 서로 대화하면서 메타버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니 재미있어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강도가 너무 높아서 혼자 하면 힘들어서 포기 할 뻔 했는데 같이 하니 이거는 뭐 포기 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전광판에 점수가 떠서 EOH하고 나하고 1,2등을 다투다보니 지기 싫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내일도 친구들과 메타버스 헬스장을 또 같이 하기로 했다. 이걸 하니 그냥 어중간한게 유산소 운동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빡세게, 효과 좋게 운동이 된다. 무엇보다 너무 재밌다. 시력이 안 좋아질까봐 걱정이 돼 관련 논문을 찾아봤는데 VR 기기를 쓰고 오히려 시력이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고정되어 있는 모니터 화면과 달리 VR은 멀리까지 보도록 해줘 실제 우리 눈은 멀리 본다고 착각을 한단다. 그래서 시신경이 회복된다고. (관련된 논문이 꽤 많다.)


이거는 진짜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10년 뒤 미래에서 20대들은 이걸로 운동을 하는 시대가 보편화 될 것이다. 내가 이걸 발견해서 애들 운동을 시키니 애들이 "형은 선구자야!! 미래에서 왔구나!!" 라고 했다. 이건 다가온 미래다. 운동을 이걸로 하면 집에서도 친구들이랑 헬스장 같이 가는 것 못지 않게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어울린다.


사람들 더 모아서 운동 같이 하려고 메타버스 헬스장이라는 오픈 카톡방도 만들었다. 같이 운동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오큘러스 퀘스트2 기계 사서 캐나다 VPN 설정한 후, FIT XR 어플 깔고 카톡방 들어오세요~


원문 출처 : https://m.blog.naver.com/no5100/22261742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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