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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넷 Mar 04. 2022

외국인의 시선에서 생각을 객관화하기

나는 허경영씨를 볼 때마다 이 사람은 이 정도면 대선 후보가 아닌 사이비 종교의 수장으로 봐야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수 없이 많은 기행과 어록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 사람이 운영한다는 하늘궁이라는 단체에는 지금도 돈 싸들고 오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렇게 찾아와 노동과 돈을 다 바치는 사람들은 진짜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될거라고 믿고 있다고. 공중부양이니 자기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밀 보좌관이었다니 하는 등 이 사람이 하는 말을 진짜로 믿고 있다.


나는 지금 해외에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볼 때마다 와 이게 한국 멍청이 VS 미국 멍청이 VS 태국 멍청이 등. 세계 각국마다 있는 그 나라의 멍청이들 배틀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미국만 하더라도 [지구는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꽤 많아 일종의 단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 사람들 진심으로 믿는다. 꽁트 아니다.) 


이 말도 안되는 믿음과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를 분석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EHIND THE CURVE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도 있다.

세계여행 중 내가 지금 잠시 몇달 간 거주하고 있는 태국에서도 재밌는 현상들을 많이 봤는데 여기 사람들 꽤 진심으로 귀신이 진짜 있다고 믿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친구는 나한테 영화 랑종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태국 영화)이 실제 태국 이산 지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화이니 그곳에 갈 때는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내게 해주었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심으로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나 한국인이잖아. 근데 태국 귀신은 어쨌든 태국인일거 아냐. 그 태국 귀신이 나한테 온다고 쳐. 말은 어떻게 해? 태국어로 해? 나 태국어 못하는데? 아니면 그 귀신이 알고보니 엘리트 귀신이라 영어로 말을 해? 아니면 귀신은 만국 공통이라 구글 번역기를 장착하고 다녀서 한국어로 번역해서 나한테 말해?


외국인인 내 입장에서 태국 귀신을 객관화해서 따박따박 질문을 던지니 이 친구가 할 말을 잃었다. 사실 그 나라 사람. 즉, 한국이든 미국이든 태국이든 그 나라 안에서만 살면 객관화가 안된다. 그런데 나처럼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런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소리인지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만 하더라도 성명학이라고 하는 이론이 꽤 알려져있다. 이름이 운명을 결정짓는다며 이런 미신을 믿는 내 실업계고 친구는 법원에 이름 등기 변경 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름이 뭐 놀림 받거나 별로면 내가 이해한다. 아주 좋은데 진짜 이 미신을 믿고 이름을 바꿨다. 자기 인생이 안 풀린게 이름 때문이라나.)


생각을 한 번 해보자. 아프리카인 혹은 미국인이 한국에 왔다. 그리고 성명학을 연구한다는 저런 좋은 운세를 준다는 곳에 찾아간다. Hey~ 점술가 양반. 내 이름은 Tomas ZayZay인데 내 성명학 원리는 머야?


Hey~ 점술가 양반. 내 이름은 아프리카 부족으로부터 내려오는 HolaHola BruBru인데 성명학 원리는 뭐야? 이렇게 물어보는 걸 상상해보자. 이 사람들 그냥 딱 봐도 쩔쩔매면서 자기합리화하는 소리나 시전 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애초에 국소적, 지역적, 한국적으로만 생각하니깐 저런 헛소리를 믿는거지 글로벌로 객관화 하는 순간 얼마나 말도 안되는 소리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사주팔자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이 이걸 보면 안 맞는 경우가 너무 많다. 혹자는 동양에만 특화된 것이라 그렇다고 이야기하는데 내가 봤을 때는 이거 ‘콜드리딩 기법’이다. 콜드리딩이란 어떤 이야기가 통계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들어 맞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당신은 겉으로 보이기에는 활발하고 밝아보이지만 혼자 있을 때는 사실 소심하고 내면의 깊음이 강한 사람이에요.” 라고 말해보자. 그냥 이렇게 말을 하면 시큰둥하지만, 앞에 트릭을 하나 깔면 달라진다.


누구에게나 맞는 이런 이야기조차 무슨 손금을 보거나 사주를 보는 등의 행동 트릭을 앞에 깔아주면서 이야기 하는 순간 바로 “오오오! X라 잘 맞춘다!” 이러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심리를 이용한 트릭인데도 참 속기 쉬운 부분이다.


외국인, 특히 그 중에서도 서양인들이 이 사주풀이가 잘 안 맞는 이유는 서양인들의 문화적 보편성과 동양인들의 문화적 보편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콜드리딩이라도 한국인들은 90%가 맞는다면, 서양인들은 10%만 맞는다. 당연히 문화가 다르니 생각하는 것이 달라서 그렇다. 거꾸로 서양인들은 점성술로 불리는 그들만의 사주팔자가 있어서 이걸 보면 90%가 맞고 한국인들은 잘 안 맞는다.


나 또한 한 동안 사주팔자에 속았던 적이 있다. 미신의 유혹은 참으로 강력하다. 특히 사람이 외롭고 힘들 때는 이런 미신에 더 빠지는 경향성이 있다. (이에 대한 연구는 RAT PARK라고 하는 심리학 실험이 유명하다) 아무래도 한국 땅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보니 더욱 외로움을 느낀다. 거기에 조선 반도의 특성이 외국인처럼 생각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베타적이라 (아직도 단일 민족 외치는게 어이가 없음.) 한국인의 시선에서 살고 있는 문화 자체를 객관화해서 보기 힘들다.


그나마 나는 운이 좋았다. 주한 미군 카투사에서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미군들하고 종일 교류하며 영어만 쓰고 살았기에 조선반도가 얼마나 썩은 고인물인지 알게 됐다. 물론 나도 결국 한국 사람이기에 한국 국적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살아갈 것이다.


그래도 나라가 발전하려면 이런 한국만의 썩은 고인물 문화는 뜯어고쳐야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문화가 이러니 전 세계 최하위 출산율에 행복 지수가 꼴등이지. 진짜 외부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객관화가 시급하다. 그래야 우리나라 사람들 행복해진다.


나는 한국에 계속 있다보니 너무 답답해서 코로나 시국에도 1년 넘게 계획을 잡고 얼마 전 혼자서 외국으로 나왔다. 위험하기는 하지만 코로나라 좋은 점은 관광객. 특히 같은 한국인들이 그냥 전멸했다 싶을 정도로 없어서 환경적으로 외국인하고만 생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미국 라스베가스에 갔을  코스모폴리탄이라는 호텔을 봤다. 영어 단어 뜻을 물어보니 세계시민이라는 의미란다. 좋은 단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국적은 한국이더라도 생각만큼은 코스모폴리탄이 되자.


원문 링크 : https://m.blog.naver.com/no5100/222661428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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