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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넷 Mar 31. 2022

우리의 재능은 어떻게 발현되는가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김연아 선수. 나는 김연아 선수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 우리나라 어딘가에는 김연아 선수만큼 훌륭한 잠재력을 가진 사람이 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에게 그런 잠재력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해 재능이 발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꼭 피겨스케이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웹툰, 작곡, 연기 등 세상에는 타고난 잠재력. 즉 재능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이런 영역에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노력만 하는 사람들은 절대 따라갈 수 없는 넘사벽 수준의 실력을 보여준다. 살리에르가 죽어라 노력해도 모짜르트를 절대 따라가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런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재능을 발현시키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많다.


다른 사례를 들어보자.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다. 하루키는 30대 초반까지 술집을 운영했던 자영업자였다. 1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면서 하루종일 음식을 요리하고 술을 판매하는 삶을 살았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는 평생 한번도 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단다.


그런데 어느 날 가게 끝나고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문예지에 소설 공모전이 써있는 것을 봤다. 취미 삼아 한 번 해볼까 해서 뚝딱뚝딱 써서 제출했는데 그게 덜컥 신인상을 타버렸다.


그냥 심심해서 써서 낸건데 이게 상을 타버리니 ‘뭐야 왜 탔어?’ 라며 하루키는 어안이 벙벙했단다. 이 수상을 계기로 자기도 소설을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어 여러 작품을 출간하는데 내는 족족 소설들이 대박을 쳐버렸다.


그러자 일본의 전통파 소설계가 하루키에 대한 음해를 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굴러온 근본도 없는 개뼉다구 같은 술집 사장이 갑자기 자기들보다 유명해지고 책도 잘 파니 열이 받은거다. 자기들은 문예창작학과를 전공하면서 10년을 넘게 피 터지게 노력하며 열심히 했는데, 자기들보다 노력도 안한 너가 성공을 해? 이런 마음을 품은 것이다.


하루키는 일본 소설계의 이런 행태에 질려버려 해외로 떠났다. 유럽과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글을 썼고 일본이 아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소설을 출판했다.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가로 하루키가 꼽히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해지니 결국 이 재능을 전통적 보수 소설계 사람들도 인정 할 수 밖에 없게 됐다.


하루키는 그의 저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자신의 재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표현을 쓴다.


“저는 사람들마다 모두 천부적 재능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술집 장사를 하느라 평생 몰랐는데 알고보니깐 제가 가진 최고의 천부적 재능은 소설 쓰기였던 것이었어요. 저는 그걸 우연히. 거의 얻어걸리다시피해서 진짜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엄청난 운이죠.”


그러면서 또 이런 말을 하는데 나는 이것에 꽂혔다.


“저는 이걸 금광에 비유를 합니다. 사람마다 어떤 영역일지는 모르지만 엄청난 금광을 지닌 재능이 하나씩은 있는거죠.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 금광이 땅에 깊숙히 묻혀 있어서, 오랜 시간 땅을 파야 (= 즉 노력을 해야) 그 재능이라는 금광이 발견 될 것이고요. 어떤 사람은 대충대충 묻혀 있어서 그냥 조금만 파도 그 재능이 보이게 되는 것이죠. 저는 운이 좋게도 대충대충 묻혀있었던 재능이었습니다. 그래서 보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정리해보자.


전제 : 우리는 모두 광부다.

A라는 가상의 인물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은 평생 동안 공부만 해왔다. 이유는 여러가지 일 것이다. 부모님이 시켜서, 친구들이 다 하니깐, 우리 사회가 원하니깐 등등. 죽어라 30년 넘게 공부라는 금광을 파내려가고 있는데 금이 나오지 않는다. 대학에도 제대로 진학 못했고, 공무원 시험도 몇년 째 계속 낙방한다. 그런데도 이 사람은 계속 이 금광을 파고 있다. 자기에게는 공부 금광은 금(재능)이 하나도 없는 금광인데… 옆에서 철수가 졸라게 파다보니깐 명문대에 붙었더라. 영희가 졸라게 파다보니깐 공무원에 붙었더라.


어? 옆 광부도 공부 금광 파서 금 발견했으니깐 나도 더 파면 되겠네?란 생각에 끊지 못하고 죽어라 파는 것이다. 애초에 철수와 영희가 가지고 있던 금광은 자기와는 다른 금광이었다. 묻혀 있는 금(재능)이 그들은 있었지만 A는 없다. 그런데도 그걸 깨닫지 못하고 계속 판다. 웃긴게 이 A 옆에는 금광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연기라는 분야의 금광이다. A는 평생 연기를 해 본 적이 없다. 공부 금광을 파느라 저런 곳에는 관심조차 없었거든.


그런데 그곳은 황금의 엘도라도다. 묻혀 있는 깊이도 크지 않아 1년 정도만 땅 파면(= 노력 하면) 금세 어마무시한 재능을 발견 할 수 있다. 주변 사람이 연기를 추천한 적이 평생 한 번도 없어서, 주변 사람들은 다 공부만 하니깐. 뭣도 모르고 텅텅 빈 금광이나 평생 판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재능이 묻힌 곳을 파볼 수 있는 삽자루다. 다른 말로는 환경, 기회, 운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는 광대한 금광이 묻혀 있었지만, 이 금광보다 더 운이 좋았던 것은 삽자루를 주변에서 쥐어주었다는 사실이다. 부모님이 어릴 때 피겨스케이팅을 시켜봤고 훌륭한 코치가 금이 묻혀있다는 것을 알아봤다. 어라? 이 땅이 내 땅인가벼! 하고 팠는데 진짜로 재능이 들어있었다. 어마무시하게 운이 좋은 케이스다.


그런데 우리들 대부분은 이렇지 않다. 간혹 하루키나 김연아 선수처럼 금이 땅 위에 대충대충 묻혀있어서 쓱 하고 바람 불었는데 재능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천운이 따르는 케이스고 대부분은 아득히 먼 곳에 금이 묻혀있다. 누군가는 5년을 파야 될 수도, 10년을 파야 될 수도 있다.

인생을 살기가 어려운 이유는 파기 전까지만 해도 그 안에 금이 들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오지 않거나 어중간하게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또 세상이 원하는 금광은 정해져 있어 (Ex. 공부, 학벌, 취업 등) 사람들이 가지는 삽자루가 획일화 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누군가는 금이 있고, 누군가는 금이 없음에도 집단광기처럼 공부와 취업에만 몰두하니 재능 발견이 안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땠을까? 나 또한 멍청하게 잘못된 금광을 많이 파며 살아왔다. 대표적인 예가 수능이다.


나는 수능 4수를 했다. 목표는 무조건 서울대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이 금광을 파려 한 이유를 물어보면 대한민국에서 학벌을 못 따면 평생 무시 당하고 꿈도 펼치지 못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닐 때 워낙 이곳저곳에서 개무시를 당하다보니 설움이 쌓였다. 한국 사회는 그만큼 남들하고 비교하는 문화, 남을 얕잡아보는 문화가 강하니깐. 남들과 우위를 비교하며 자신의 자리를 확인하고 인정받는 미친 문화를 갖고 있는 민족이니깐.


그래서 4년을 공부에 쏟았다. 결과적으로 서울대에 못 갔으니 실패했다. 그 때 내 금광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이런 느낌이다.

이 땅굴의 문제점은 2개였다.

1. 금이 있기는 있음. 그런데 어중간 함.

2. 이 어중간한 것조차 깊게 묻혀있음. 4년을 파야 나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장승수 변호사나 여러 합격 수기를 보면 나와 비슷한 실업계 출신이나 공부를 평생 안했던 사람들도 1년만 공부하고도 잘만 서울대에 붙더라. 그런데 나는 1년은 커녕 4년을 공부해서 간신히 성균관대에 붙었다.


( 과정을 담은 글은 아래 링크)


돌이켜 생각해보니, 빌어먹을 한국 문화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다 금이 별로 들어 있지도 않은 곳에 내 인생을 허비한 느낌이다.


듬성듬성 조금이나마 금이 있던 공부 금광과 달리 내가 아예 못하는 분야도 있다. 즉, 땅을 파도 금이 거의 없다시피 한 분야. 축구, 농구와 같은 스포츠와 그림 그리기 (위 내 그림 실력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와 같은 예술 분야다. 심지어 음악에도 잼병이라 이런 예체능 쪽으로는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거꾸로 내가 크게 노력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잘하는 분야도 있었다. 하루키 식으로 표현하면, 금광이 크게 있으면서 묻힌 것도 대충이어서 내가 재능있음을 쉽게 파악 할 수 있는 영역.


나 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이런 재능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남들은 잘 못하는데 이상하게 자신은 잘 하는 분야. 문제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런 노다지 금광에 별로 관심이 없고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원하는 금광. 즉, 공부나 취업, 사업 같은 특정 금광에만 인생을 몰빵치려고 한다.


위 수능 공부와 같이 나도 지금까지 그랬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잠깐만 이거 선택의 문제 아니야?” 그렇다. 결국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내가 살아가면서 지나가다 쓱 봤던 나의 재능들. “어? 저기에 금광이 있네? 그런데 별로 관심없어. 공부 금광이나 파야지!” 이러고 무시했던 것들. 이 재능들은 내가 선택하지 않았기에 폐광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은 폐광을 시켜버린 (현재 이 재능들을 잘 이용하고 있지 않음) 내가 가진 재능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1) 발명과 공모전을 할 때의 약 빤 창의력


대학교에 입학 후 돈이 없어 처음에는 알바를 했다. 그러다 알바 시급이 너무 작아 공모전으로 눈길을 돌렸다. 나는 총 35개의 공모전에서 수상했고 국제발명대회도 4관왕을 수상했다. 추후 발명품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하기도 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이게 내 금광이었다. 이상하게 남들은 어려워하는데 나한테는 쉽게 떠오르고는 했던 발명 아이디어들.


하지만 대학생 시절 내가 했던 미련한 선택은 “이건 알바야. 나는 공부 할꺼야.” 이러고 이런 창의력을 이용하는 일을 알바 대용의 돈벌이로만 생각한 것이다. 이런건 대충 노력해도 성과가 잘 나왔기에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 정도만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미친듯이 공부해서 학점을 땄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로스쿨에 입학해서도 죽어라 공부만 했다. 대놓고 신이 “제발 이 금광 좀 파!!”라며 발견시켜주고 떠먹여줬는데, “이딴건 알바 따위에 지나지 않아!” 이러고 금광을 그냥 갖다버리고 계속 공부만 하고 살았다. 결국 내가 선택하지 않아서 벌어진 문제다.


2)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능력. 발표력과 전달력


이것도 대학교에 와서 발견한 재능이다. 태어나서 처음 발표를 했을 때는 1학년 교양 수업이었다. 그런데 이 첫 경험에서 나는 전혀 긴장되는 것 없이 재밌게 발표를 했다. 남들은 청중 공포증이 있다던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런게 하나 없었다. 오히려 발표가 너무 재밌어 쉬지않고 계속하고 싶다는 느낌만 받았다. 이 금광은 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 레어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발표력, 전달력,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재능도 내가 가진 일종의 금광이다.


3) 희한하게 돈 버는 것을 찾는 능력.


마지막 능력은 사실 내가 금광이 있다고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 주변의 친구들이 “아니 어떻게 그렇게 돈 벌 생각을 했어?”라는 반응을 보여 아 이게 남들은 어려워하는 일이구나라고 깨달은 재능이다.​


예를 들어, 나는 코인으로 크게 돈을 벌었는데. 갑자기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 어? 중국에 있는 YUNBI라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위안화 페어로 거래를 하면서 동시에 미국에 있는 Poloniex 거래소에서 달러 패킹을 하고 한국에 있는 거래소를 이용해서 3중으로 코인을 돌리면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다. 수수료를 제외하고 한 번 왔다갔다 하는데 0.1~0.2% 정도의 수익이 나왔는데 이걸 공모전해서 번 몇 백만원으로 계속 돌렸다. 결국 지금 취업하지 않고 해외에 나와 유유자적하며 살 수 있는 이유도 이 때 번 돈 때문이다. 시진핑이 하루 아침에 중국 거래소를 폐쇄시켜 지금은 막힌 방법이지만 말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워렌버핏도 맨 처음 돈을 벌 때 이렇게 해서 벌었단다. 다만 코인이 아닌 미국의 주식 거래소마다 가격이 다른 것을 이용한 방식이었단다. 이런 것을 용어로 하면 시장의 비효율성을 이용한 아비트리지 거래라고 부른다. 나는 이런 아비트리지라는 단어가 있는지도 몰랐지만 이상하게도 문득 이런 식으로 하면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겠단 아이디어가 떠올랐었다.


또 다른 예로 이건 지금도 내가 돈을 벌고 있는 아이디어인데, 코인에는 1배 공매도 개념이라는 것이 있다. 다시 말해, 레버리지 (2배 3배씩 도박처럼 빚 내서 하는 것)를 전혀 쓰지 않고. 즉 어떠한 빚도 지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돈 (예를 들어, 1천만원이라면 딱 1천만원만)으로 코인 가격이 내려갈 때 딱 그에 상응하는 돈만큼만 버는 것이다. 100만원짜리 코인이 90만원으로 내려가면 나는 10만원을 버는 구조. 이 1배 숏을 이용해서 100% 안전하게 잃지 않고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작년에 떠올랐다. 예를 들어, 2천만원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걸 1천 / 1천씩 나눠서 한 쪽은 공매도를 하면서 동시에 다른 돈으로는 코인 디파이를 돌리는 구조다. 이렇게 하면 디파이 이자를 받으면서 리스크인 코인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상쇄시킬 수 있다. (코인 가격이 내려가도 나머지 절반을 숏을 쳤으니 내려간만큼 돈을 번다. 원금은 무조건 본전임. 이 상태로 계속 이자를 받음. 참고로 디파이는 엄청 이율이 쎄다. 도박쟁이들이 내 돈 빌려가거든.)


찾아보니 이런 투자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이것도 잠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떠올랐다. 연 이율 20% 정도 안전하게 나오고, 지금 나는 전 재산을 이렇게 돌려놓고 있다. 매달 수입이 꾸준하게 들어오니 별 걱정없이 취업도 안하고 로스쿨 휴학하고 해외 와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이것을 딱히 재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잔재주라고 여기며 살았다. 그런데 내가 이런 것을 알려줄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아이디어 소름 끼친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지? 너 진짜 이상하게 돈 버는 것에 탁월하구나” 라는 말을 자주했다. 그러다보니 이 능력도 생각보다 꽤 재능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위와 같이 나는 3가지의 꽤 좋은 금광이 묻혀있다. 그런데도 이걸 별로 파고 싶지 않아 제대로 키우려는 노력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엉뚱하게도 내 평생 지상과제는 공부라는 생각만 하며 살았다.


만약 내가 이 재능을 제대로 개발해서 발굴하기로 선택한다면 어떻게 될까? 다시 말해, 공부를 때려치고 모든 불도저와 삽자루를 위 3가지 금광에 다 때려넣어 제대로 발굴 공사를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미래는 알 수 없겠지만 뭔가 큰 것이 발견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저 3가지 금광 중 어떤 것은 겉보기에만 멀쩡하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 똥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나쯤은 제대로 된 금광이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 때문에 요즘 로스쿨을 자퇴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카투사 전역 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군휴학이 가능해 당장 실행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변호사로 살아가는 것보다 재능이 얼추 확인된 이런 금광들을 제대로 발굴하는게 미래에 내가 더 후회하지 않는 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역시 나는 한국인인지 변호사라는 직업이 주는 인정욕구 충족과 간지남이 큰 메리트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무리봐도 공부하러 다시 돌아가는건 미련한 짓인데, 하루키가 이렇게 하지 말랬는데. 이 놈의 한국인 인정욕구라는 것이 참 극복하기 어렵다. 현명한 결정을 하자.


원문 링크 : https://m.blog.naver.com/no5100/222678441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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