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공연, 가을 리뷰
지난 해 어느날의 끄적임
지난 여름 봤던 두 편의 연극. 초가을에 끙끙 거리면서 썼던 리뷰가 계간지에 실려 이제야 도착했다. 두 편 모두 아주 작은 극장에서 짧은 기간 동안 소수의 관객들만이 지켜봤던 공연이다. 공연의 현장성은 다시 반복될 수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완성과 함께 소멸하는 것. 때로 그 사라짐 때문에 연극은 강력한 것은 아닐까.
계절이 바뀌어서야 도착한 리뷰를 독자가 되어 읽는다. 다 해명하지 못한 빈구멍에 부끄럽지만 한편 사라진 존재를 추적하는 연극비평이라는 일이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리 애써도 이제 존재하지 않는 그것을 다시 불러올 수 없다. 사라진 것을 애써 붙잡고자 하지만 미처 다 닿지 못해 남는 여백. 그 여백이 사라진 존재의 강렬함으로 독자에게 전해지는 그런 글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먹고 살 수만 있다면, 이보다 즐거운 '일'이 또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