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 열고 닫기는 반복하는 시절. 극장이 언제 열릴지 언제 닫힐지 모르는 채 연극만들기를 멈출 수도 없는 시절. 이 시절 연극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설유진 <제4의 벽>은 세상 전체가 연극이 되었다고 하고, 구자혜 여당극 <오직 관객만을 위한 두산아트센터 스트리밍서비스>는 연극과 연극만들기를 조각조각 낱낱이 해체하여 끝날 것 같지 않은 '지루한 나열'을 무대에 부려놓는다.
극장에 전염병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만 나부끼는 시절에도 이렇게 이야기는 다시 만들어지고 연극은 세계의 한복판에 자신을 놓는다. 이것은 연극하는 사람들의 연극만들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전염병이 우리 삶을 위협해도 우리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세계 앞에서 분투하고 실패하고 절망하고 웃고 울고 만난다.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삶을, 삶의 분투를, 자명한 실패마저도 삶이라는 것을, 실패니 성공이니 절망이니 희망이니 따위의 경계도 뛰어 넘는 삶을, 오직 삶에의 분투가 연극이라는 것을, 황당하고 웃끼고 불편하고 그리고 어느 순간 삶이 그런 것처럼 애잔하게 세상에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