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의사일지
이 섬에서는 저녁 시간에 무언가를 태우는 일이 많다. 가끔가다보면 논일 때문에 뭔가를 태우는 일도 있어서 저녁에 불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저녁 시간에 연락이 왔다.
"선생님, 파출소인데요, 여기 집이 불타버렸는데 안에 환자분을 데려왔어요"
환자는 만취한 노인 환자로, 노란색 패딩을 입고 왔는데, 가까이서 보니 원래 흰색패딩이었다. 패딩이 장판에 녹아내려서 노란색이 될 정도였다. 환자의 상태는 활력징후는 안정적이었으나, 머리가 화상에 엉켜서 뽑혀있고, 약간의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허허 저희 집이 완전히 타버렸네요" 술에 취한 환자는 자포자기하듯이 말했다. 좀 안타까웠다. 여기 있는 분들은 재산 등도 집에 두었을 가능성이 크고 집이 유일한 자산인 분들인데, 그 집이 한순간의 실수로 타버렸다니..
환자에게 화상 드레싱과 신경 안정제를 주고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