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다 보면
불편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온다.
큰일이 아니더라도
의견의 차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
옳지 않다고 느껴지는 행동까지.
생각보다 다양한 순간들이 우리 앞에 놓인다.
이 모든 순간에 매번 대응하며 살아간다면 분명 많이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매번 참고 넘기는 일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선택이든 100% 옳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순간에는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고,
어떤 순간에는 부드럽게 넘기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
그 선택의 방식에는 각자의 성향과 성격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나는 불편한 상황을 참아내는 편이다.
처음에는 그것이 나의 옳은 선택이라고 믿었다.
의견이 충돌하면 양보했고,
불편한 말 앞에서도
'그럴 의도는 아니었겠지'라며 넘겼다.
단체 속에서는 튀지 않으려 했고,
대화 속에서는 주로 듣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이 방식이 점점 나를 지키게 한다는 것을 느꼈다.
가까운 사람들은 가깝다는 이유로 선을 넘었고,
의견을 들어주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말만을 앞세우는 이들도 있었다.
존중은 '의견 없음'으로 오해받았고,
묵묵함은 회피나 무관심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상처를 주기 싫다는 이유로
애써 넘겨왔던 선택들이
오히려 나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됐다.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약해 보이는데, 내면은 단단하고 강한 사람 같아요."
그 말은 나를 조금 놀라게 했다.
스스로를 그렇게 바라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눈에 띄지 않는 삶을 선호하는 나에게
그리 가깝지도 않은 누군가의 말은
묘하게 오래 남는 감사함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나는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회피하거나 끌려다니는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 마음 안에서
나름대로 단단해지고 있었고,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조용히 나를 키워오고 있었다.
다만 이제는 알겠다.
그 단단함을
밖으로도 드러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작은 일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나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
부정적인 감정조차도
부드러운 방식으로 전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선택이라는 것을.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키되,
최대한의 예의를 잃지 않는 것.
그것이 결국
나와 내 환경을 함께 지켜낸다는 걸
이제는 안다.
이제 나는
관계를 지키기 위해 나를 미루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지키면서
관계를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