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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둥 Apr 22. 2023

유학을 가면 공부 안 해도 되나요?

중학교 1학년 때 떠난 브라질 유학, 내 인생 최고의 선택


어린 나이에 유학을 가거나 이민을 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이나 부모님들이 있을 것이다. 그 고민에 명확한 해답은 주지 못하겠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나의 유학(이민) 경험을 적어본다.


태어나서 비행기 한 번도 타보지 않은 00년생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브라질로 유학을 가게 됐다. 아버지는 직장 때문에 1학년 때 먼저 브라질에 가 계셨고 어머니와 경주에서 둘 만 살고 있을 때에 브라질로 가겠다고 결정했다. 결정에 계기가 된 어머니의 한 문장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각이 난다.


"너 이렇게 공부하다가는 진짜 브라질 가야 한다"


중학교 때 떨어지던 내 성적표를 보고 하신 말씀이다. 홧김에 나 역시 그 말을 듣고는 "그냥 브라질 가자... 엄마, 한국에서 공부하기 싫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날 밤에 아버지께 카톡으로 브라질에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그렇게 인생 첫 비행기를 타고 어머니와 함께 브라질로 가게 된다. 즉, 내가 브라질에 이민을 간 이유는 공부를 하기 싫어서였다. 그리고 계속되는 어머니의 성적압박에 못 이겨 홧김에 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유학 가면 공부 덜 하나요?

내 경험에 따라서 한국과 비교하여 덜 해도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에서 한 공부와는 다를 것이다. 지금까지 시험공부만 하던 학생이라면 글을 쓰는 법을 배우고, 발표하는 법을 배우고, 협업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어쩌면 한국에서 공부하던 것보다 힘들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값진 지식이다. 힘들지만 배워놓으면 미래에 큰 무기가 된다. 한국에서 배우는 학문도 큰 도움이 되지만 난 지금까지 브라질에서 배운 협업하는 법, 다수의 인원 앞에서 발표하는 법 등등의 지식이 너무나도 값진 지식이 되었다. 그래서 만약 현재 한국에서 받고 있는 성적이 만족스럽지가 않고 지쳐서 새로운 배움을 위해 유학이나 이민을 생각하고 있다면 난 추천한다.


한국 중학교 1학년때 난 전교에서 딱 중위권에 해당하는 학생이었다. 당연히 브라질 가서는 최하위권을 찍었다. 왜냐면 영어도 안되는데 다른 과목들은 어땠을까..ㅎㅎ 하지만 국제학교에 입학하고 나의 성적은 점점 올라 마지막에는 Valedictorian (수석 졸업생) 상장을 받고 졸업했다. (물론, 고3 때 학교를 옮겨서 받은 상장이긴 하지만 그전에 학교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 후, 21살에 한국으로 돌아와 연세대학교 언더우드학부에 합격했다. 브라질을 가지 않았다면 절대 얻을 수 없었을 결과라고 생각한다.


근데 어떻게 좋은 성적을 받은거야? 그냥 머리가 좋았던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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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머리가 별로 안좋다.............
머리가 좋다고 생각해본적 없고 한국에서도 전교 153등 하던 놈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학교에서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적응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됐을 수도 있지만 애초에 나의 성향이 국제학교에서 공부하는 것과 맞는 사람 같았다. 국제학교에서는 시험만 보는 것이 아닌 프레젠테이션, 에세이 등등을 평가하여 이를 성적에 반영하기 때문에 한국과 달리 시험만 잘 본다고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한 학기의 70~80%의 점수를 차지하는 평가가 하루 10분 동안의 프레젠테이션에서 결정되는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한 점에서 나는 내가 비교적 못한 시험에 집중하기보단 글쓰기나 프레젠테이션과 같이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그리고 내가 노력하는 만큼 점수가 나온다. 사실 이 점이 가장 큰 메리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을 하든 내가 노력하는 만큼 점수가 나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애할 때 100의 마음을 줘도 1을 줄까 말까 하는 그녀들처럼..?) 특히 학우들끼리 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 학교와 달리 절대 평가인 국제 학교에서의 성적은 정직하게 나의 노력을 보여줬다. 그렇게 나는 성적을 올리는 것이 재밌었다. 나의 노력을 수치화하여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만약 본인 혹은 자녀가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유학이나 이민을 추천한다. 지금의 환경을 바꿔보는 것이 두려울 수 있으나 이로부터 배우는 것들은 두려움에 상응하는 가치를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나의 생각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마무리하겠다. 다음 글에서는 더욱 부모님의 관점에서 해외 유학 및 이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나름의 인터뷰 후에 적어보겠다.


나는 자신의 가치가 크게 발현되는 환경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 속할 기회가 매우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환경을 많이 바꿔보는 시도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유학이나 이민은 나에게 있어 내가 속한 환경을 완전히 바꿀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됐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환경이 어쩌면 나에게 맞지 않는 환경일 수도 있겠다라며 의심해보자. 혹은 내 특성에 더 알맞는 환경이 어떠한 환경일지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유학이나 이민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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