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이 아니고 컨설팅을 받은 느낌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있었는데 업무강도가 강하더라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지원을 했었다. 그리고 첫 스타트업 면접에서 뚜들겨 맞고 깨졌는데... 이에 대한 후기는 시간 나면 읽어봐도 괜찮을 거 같다.
어쨌든 두 번째 면접은 비대면으로 보게 됐고 에브리타임에서 찾은 "더 벤처스" 노션 페이지에서 스타트업 인턴에 대한 공고가 올라왔길래 무턱대고 지원했다.
그리고 한 AI 기업의 대표님과 1대1 비대면 방식의 면접을 했는데 너무 인상 깊은 얘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공유하려 한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노트테이킹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다. 참고로 면접의 결과는 불합격인데 예상하기도 했고 그에 상응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큰 타격은 없었다. 내가 느낀 후기를 통해 면접에 도움이 될 만한 얘기들을 작성한다.(특히 마지막이 좀 신선했다)
기업에서 합격자를 뽑을 때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는데 바로 1) 지원자가 희망하는 진로 및 꿈의 방향이 기업과 일치한 지, 그리고 2) 지원자 자체가 기업과 잘 맞는 사람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그래서 나에게 어떤 것을 궁극적으로 하고 싶냐는 질문을 하셨었다. 그래서 난 해외에서 생활하고 컨설팅을 해본 입장이기 때문에 유학생들을 위한 AI 컨설팅을 기획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니 "그러면 뤼이드와 같은 교육 플랫폼으로 지원하시는 게 더 좋지 않으실까요..?"라고 말씀해 주셨고 난 그냥 AI니까 뭐 두루두루 거리면서 그냥 임기응변으로 답변한 거 같다.
그래서 "지원자님의 방향이 우리 기업과 잘 안 맞는 것 같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사람 그 자체의 관점에서 나는 학벌이 좋다는 부분에서 러닝 커브가 가파를 것 같다는 부분 이외에는 나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여기서 그냥 불합격을 예상해서 그냥 최대한 인사이트를 빨아가자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그러니 면접을 준비할 때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통해 자신이 기업과 같은 비전을 갖고 있고 스스로 뭐든 빨리 배우며 기업의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스타트업 기업에서 업무는 뭐든 빠르고 변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적응력이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내 이력서에 적었다. "적응력이... 좋다... 왜냐면! 해외 경험..." 뭐 이런 식으로(?) 작성했는데 대표님의 관점에서는 이렇게 나열한 역량들이 너무 vague 하게 보 것이다. 만약 자신의 역량을 기술한 부분에 대해서 자신 있게 말하려면 이를 증명하는 적합한 사례나 부분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예를 들면, 저는 소통능력이 좋습니다! 왜냐면 저는 이런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느낌보다도 "저는 글이나 말을 명확하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험은 이러이러합니다."라는 방식으로 높은 소통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무조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을 소통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보기는 힘들듯이 저희가 원하는 사람은 '진짜' 소통 능력이 좋은 사람이에요"
사실 굉장히 신선한 관점이었는데 대표자 역시 나를 기업 구성원에 소속시키려면 직원들에게 나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기업 구성원에 소속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 직원들에게 설득해야 하는데 설득 포인트를 달라는 것이다. "이 친구를 기업에 들이고 싶어. 왜냐하면 얘는 글도 잘 쓰고 팀 스피릿이 미쳤어!" 이런 느낌으로 설득을 해야 하는데 이것만을 가지고는 직원들은 맘에 안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월급을 주는 대표가 가장 큰 책임을 지는 사람이고 독자적으로 진행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도 직원들에게 인사 결정의 이유가 필요하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러니 만약 자신이 어느 부분에 소속이 되고 싶다면 "어떠어떠한 부서에서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싶습니다" 라는 말을 할 수 있을정도의 기업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 나의 경우, 기업의 모든 부서들을 보여주시면서 나를 하나하나 집어넣으시면서 비교해 주셨다. "저희가 사업/운영/제품의 부서로 갈라지는데 지원자님을 여기로 넣자 하니... 그래서 여기로 넣자 하니..." 이런 방식으로 내가 왜 이 기업의 fit이 아닌지를 알려주셨다. 그러니 왜 내가 불합격인지 그냥 납득이 됐다...ㅎㅎㅎ
면접을 본 지 시간이 좀 지나서 왜곡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잊어버린 부분이 있겠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대학생들이 진로 및 방학에 뭘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 인턴도 지원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작성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