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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미남 Aug 29. 2020

다크투어리즘 In Jeju

#정리해고 #희망퇴직 #인생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에 대해서 혹시 아시나요? 저도 책에서나 미디에서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타크투어리즘이란 일반적인 여행과 달리 전쟁이나 학살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해 떠나는 여행입니다. 그런데 갑분 다크투어리즘?! 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는데, 사실 저도 우연히 시작된 여행이었습니다. 지난 13일간 제주에서 바다와 들, 산, 하늘 등 다양한 자연경관들을 바라보고 맛집과 카페, 미술관, 서점 등을 돌아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왔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서귀포에 있는 서점을 방문차 갔다 예상보다 시간이 남아서 구글 지도를 켰습니다. ⏤저는 평소에 괜찮은 맛집과 카페, 관광지 등을 지도에 찍어두는 버릇이 있습니다⏤ 해안가 쪽이라 당연히 해변이나 절벽 같은 관광지겠거니 하고 봤는데, 어? 알뜨르비행장 이라고 저장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님의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기억이 나서 저장했던 걸 알았습니다. 무조건 가자! 여기는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하여 출발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평소 2박 3일 혹은 3박 4일 여행으로 와서 빡빡한 일정 탓에 다크투어리즘을 할 수 있을까 싶었을 테지만 이번 한 달 살기 덕에 가능했습니다.



이곳이 어떤곳이길래? 하시는 분들도 계실테니, 위키를 통해 아래 내용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최초에 알뜨르 비행장은 제주도민들이 대를 이어 농사를 짓던 농지 겸 목초지였다. 일제 강점기를 맞이한 후에는 일본 조선군이 모슬포 주민들을 동원하여 1920년대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군용 비행장으로 건설하였다. 66 ha 넓이의 비행장 안에 폭 20m, 높이 4m, 길이 10.5m 규모의 20개 격납고가 세워졌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초 기지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약 700 km 떨어진 중국의 도시인 난징을 폭격하기 위해 오무라 해군 항공대의 많은 전투기가 출격하였다.  중일전쟁 기간중 2차 공사를 통해서 규모는 40만 평으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1938년 11월에 일본군이 상하이를 점령하면서 오무라 해군항공대는 중국 본토로 옮겨졌고 이에 따라 알뜨르 비행장도 연습비행장이 되었다. 출처 : 위키백과


토요일 오후 5시경인데도 불구하고 알뜨르 비행장을 가는 길엔 전날 내린 빗물이 비포장도로에 많이 고여있어서 그런지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알뜨르비행장 일제 지하벙커부터 비행장 활주로까지 구경을 하고 나니 원래 갈려고 정해두었던 서귀포 맛집 영해 식당을 결국 못 가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론 안 가도 좋았습니다. 지하벙커의 경우 휴대폰 플래시를 터트려도 안에 보이지가 않았으며, 전등은 보이나 불이 안 들어오는 건지 아니면 저녁이면 들어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왠지 모르게 섬뜻하고 무서웠습니다. 또한 저의 무능력함과 길치 때문인지 주변 격납고를 아무리 찾아봐도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는 다들 잘 올리시던데, 아무래도 제가 못 찾은 건 다음에 또 제주 방문해서 찾아오라는 선조님들의 깊은 뜻이 아닐까 합니다. 



일제 치하의 제주 도민들의 아픔의 현장을 두 눈으로 직접 보니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집을 향해 가는 길에 보이는 저 노을이 과거 선조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서대문형무소와 전쟁기념관 등을 여러 번 가봤지만 이곳에서 느끼는 점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이 땅에서 태어나고 자라게 해 주신 선조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조용히 입으로 외치며, 후대에 부끄럽지 않을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또 누군가가 제주도에 오셔서 이 역사의 현장에 꼭 한 번 방문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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