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미남 Aug 31. 2020

어느덧 3주 차

#정리해고 #희망퇴직 #인생

제주 한 달 살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3주 차로 접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잘 안 갈 줄 알고 좋아했었는데 돌이켜보니 태풍과 폭염을 경험하고 이제 좀 제주를 만끽할려니 2주가 지나갔으며, 또다시 수요일 이후 태풍 2개가 올라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지나가리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더 큰 문제는 바로 COVID-19 확산 세일 겁니다. 여기 제주도도 청정지역이라 자부하였으나, 결국 확진자가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하다 결국 사고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10인에서 3명 이상 집합 금지명령까지 제주도 자체적으로 내려진 입장입니다. 제가 묵고 있는 북스테이에서도 기존 QR코드 및 명부 작성에서 사전예약제로 변경됨에 따라 그 심각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강화된 사회 거리두기로 카페 테이크아웃과 밤 9시 이후 대중교통 20% 감소 등 제약이 나오게 됨에 따라 멀지 않아 여기 제주도도 그 영향이 끼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 달 살기라기보다 어쩌면 반달 살기가 될 것 같은 남은 2주가 어떻게 흘러갈지 심히 걱정과 더불어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지금 이 글도 숙소 방 안에서 쓰고 있는 중입니다. 답답한 건 서울 집에보다 더 있습니다. 아무래도 집콕 생활이 본인 집이어야 하는데 그게 아닌 점 그리고 제주도인데도 불구 아름다운 자연경관조차 보지 못하고 방콕 생활만 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인지 피로감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내게 이런 시련이 온 걸까?" 할 수 있으나 이건 우리나라 전 국민들에게도 해당되는 거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제 지인들은 집콕 생활을 하더라도 제주도에서 하고 싶다고 할 정도니, 개개인별 생각의 차이는 있겠으나 제가 좀 더 낫다고 생각해야 그나마 편할까요?


원래 오늘 글은 여태 지내왔던 2주간의 제주살이를 리뷰하고자 했었는데, 그럴 기분이 사실상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생하시는 전 세계 의료진, 방역, 소방, 자원봉사자 등 많은 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그분들을 생각하면 저도 어떻게든 돕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함께 이겨내기 위해 동참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안전과 건강을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번 주 한주는 최대한 몸을 사리며, 슬기로운 제주 감금생활이라는 콘셉트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색다를 것 같습니다. 힘들게 제주 왔지만, 방안에만 있는 것에 대한 내용을 말입니다. 사실 잠깐 마당에 볕을 쬐러 나갔지만 그럴수록 더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다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늘 긴 밤 또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책을 읽을지 글을 쓸지 심히 고민이 깊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하고시팓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