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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미남 Sep 23. 2020

나는 과연 강박증인가?

#정리해고 #희망퇴직 #인생

강박(強迫)이란? [명사] 1. 남의 뜻을 무리하게 내리누르거나 자기 뜻에 억지로 따르게 함. 2. 어떤 생각이나 감정에 사로잡혀 심리적으로 심하게 압박을 느낌.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제 오랜 친구가 저에게 어느 날 너는 강박에 사로잡혀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부정적인 단어다 보니 발끈하여 언쟁을 벌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왜냐하면 저는 절대로 강박 있거나 강박증이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슨 환자 취급할 수 있는 거라 생각했기에 더더욱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아! 맞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해야지? 하면서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 친구가 말했던 게 생각났습니다.


너는 강박에 사로잡혀있는 것 같다


정말 그런 걸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저의 캘린더를 봅니다. 매일 반복되어 진행하는 것들은 1만 시간의 법칙 / 독서 페이지 / 식스팩 관리 / 영화 리스트 등이 있고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니 약 20개 정도 스케줄이 고정적으로 매일 이루어지며, 수시로 혹은 걉자기 생긴 스케줄 같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평일엔 약 30여 개의 스케줄 주말은 30-40여 개 정도를 제가 스스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스케줄이 없으면 불안증세를 느끼는데 이게 과연 강박일까 하는 의문에 오늘 제일 첫 단에 강박이라는 단어를 사전전으로 검색을 해보았던 것입니다. 


과연 내가 정말 강박증인가?! 고민하고 있던 찰나 요즘 읽고 있는 김준영 방송작가의 음식 에세이, 구해줘, 밥』에서도 작가의 삶에 대한 강박과 불안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적은 대목이 있었습니다.  

일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강박적으로 짊어지고 있는 것. 놓아버린다고 뭐 큰일이 날 것도 아닌데, 불안과 강박 속에서 앉으나 서나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일을 짊어지고 사는 것이다. 물주의 짐을 내 몸보다 중하게 생각했던 옛 보부상들도 이랬으려나? p.22


이직이나 사업을 하거나 혹은 공부를 더 하는 삶을 살지 또는 말도 안 되게 로또 당첨되어 벼락부자가 된다면 바뀔까요? 아님 제 본성이라서 쉽게 바뀌지 않을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정말 노력에 노력을 더 한다면 개선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캘린더에서 스케줄 하나하나 할 일들을 삭제할 때마 미션 성공을 했다는 것들에 대한 뿌듯함이 있어 지금까지는 좋아하는데 간혹 버거울 때도 있었습니다. 하루 또는 한번 안 하고 스킵한다고 누가 뭐라 하지도 않을뿐더러 지구가 멸망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저자 말대로 "노예근성" 때문인 건가 싶습니다. 허허허 


우선은 잠정적으로 강박증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심각한 단계까지는 아니라 여겨지며 긍정의 강박[긍강]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누구한테도 강요하지 않고 오로지 저한테만 하는 거니까 그렇게 봐도 되겠죠?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도 조금씩은 내려놓겠습니다. 반세기 정도 지났을 때 브런치가 유지가 된다면 이 글을 보며 제 스스로 물어보고 싶네요. 


넌 강박증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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