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림 :
TBWA(뜨바와)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모든 기록과 여행 그 쓸모에 관하여 쓴 에세이 두 권. 읽으면서 박웅현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백 개의 감각과 기억을 사용하며 한 문장 한 문장 써나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고여 있는 우리의 일상을 자극하며 즐거움을 더해준다.
책에서 등장하는 책 속의 글들과 추천하는 책. 여행. 그림. 영화. 음악 등 모든 것들이 간접 경험을 하게 해주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럽기까지 하였다. 그 부러움을 순간의 감정만 느끼고 스쳐가기엔 아쉬웠다. 사실 에세이 특성상 사진이 전부이지만, 딱 3점의 그림이 등장하여 더 반가웠고 내가 느낀 것과 작가가 느꼈던 점에 대해 비교하고 싶었다.
먼저 유명한 반 고흐의 <The bedroom>이라는 작품이다. 책에서도 나왔듯이 두 작품이 너무 닮아 하나는 진품이고 다른 하나는 모사품이 아닐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고흐의 정신적 지주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동생 테오의 요청에 의하여 하나 더 그려달라고 했던 것이다. 두 작품을 일직선 상태에 두고 보니 확연히 다른 점이 보였다. 바닥 색깔과 벽에 걸린 그림들까지 해당 그림은 몇 번 보았지만 단순히 지나쳤었는데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혹시 김민철 작가가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1888년, 반 고흐 미술관 @vangoghmuseum 1889년, 오르세 미술관 @museeorsay
고흐는 여기까지 하고, 사실 이번 글의 주된 목적은 바로 렘브란트이다. 일명 자화상을 많이 그린 것으로 유명한 화가이다.
렘브란트 하르먼스 판 레인 (1606~1669) :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대표적인 화가.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배합하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사용하여 ‘야경’과 같은 수많은 걸작을 그렸고 당대에 명성을 얻었다. 인간애라는 숭고한 의식을 작품의 구성 요소로 스며들게 하였으며 종교적인 작품에서조차 이러한 자신만의 특징을 유지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르네상스 시대보다 200년 후(17~18C초)에 크게 유행한 스타일인 바로크 시대의 화가이다. 이 시대의 화가로는 카라바조와 루벤스가 있다. 렘브란트는 무명시절을 지나 암스테르담의 유력한 집안의 딸(사스키아)과 결혼하게 된다. 아내 집안의 덕도 있었지만, 렘브란트의 화가로서 실력 또한 빛을 바라기 시작한다. 그러나 과도한 자신감과 교만함이 절정에 다르게 되는데 결국 두 딸의 잃기도 하였고 아내도 죽게 되고, 네덜란드 경제도 나빠져 그림 주문이 줄어들게 되었다. 이후 저택을 뺏기게 되고 빈민가에 머물게 된다. 전 재산이 차압당하게 되고 모든 걸 잃어 쓸쓸한 표정이긴 하지만 반대로 편안해 보이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인생에 후회가 없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
좌) <자화상> 1628~29년경,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 @rijksmuseum
중앙) <자화상> 1640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 @national_gallery
우) <제욱시스로서의 자화상> 1665~69년경, 쾰른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 @wallrafrichartzmuseum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보고 있노라면 결코 남의 인생이 아닐 거란 생각이 문뜩 든다. 우리들의 인생도 어쩌면 렘브란트처럼 살수도 아닐 수도 명암이 나뉠 수 있겠다. 그래도 먼 훗날 웃으며 잘 놀다 간다고 말하며 눈을 감는 그런 인생을 살아야겠다.
지금, 이곳에서,
모든 요일의 기록과 여행, 독서는
다시 시작이다.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