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량이 훨씬 넘는 양의 슬픔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내겠다며 엄한 사람들을 납치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 산속에 숨어 사는 사회부적응 연쇄살인마.
그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피해자들로는,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던 학교 선생, 기업을 위해 한 몸 받쳐 일했던 성실한 공장 관리인, 맡은 바 임무에 충실했던 정의로운 교도관 등...
이미 수많은 피해자들의 피에 얼룩진 그의 칼날은 한 화학회사의 사장 강만식을 향한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자본가로서 기업을 세워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사람들의 밥벌이를 책임져주던 강 사장을 안드로메다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핑계를 만들어낸 이 연쇄살인마는 그를 납치해 고문하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안드로메다의 왕자와 만나게 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해댄다.
이 정신착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것인가.
그가 지킬 수 없었던 그의 소중한 사람들.
그의 눈앞에서 죽어간 사회적 타살의 피해자들.
치사량이 훨씬 넘는 양의 슬픔을 짊어지며 살아가는 방법은 미치는 것뿐.
자신에게 매사 폭력으로 일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자신 또한 폭력으로 되받아치는 것뿐.
자신이 지키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들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
이 외계인들의 또 다른 이름,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이용해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하며 힘없는 자들을 고통으로 내몬 장본인들.
공장의 노동자였던 그의 어머니를 열약한 노동환경 속에 몰아넣고 방치해 혼수상태로 만든 공장 관리인, 불우한 어린 시절로 인해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그를 남들과 다르다며 폭행을 일삼은 학교 선생,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그에게 부당한 폭력을 가한 교도관.
이 모든 사회의 불합리한 폭력의 역사의 창조자이자, 금전적 부를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이 비정상적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 그가 겪은 모든 고통의 원흉인 자본가 강사장, 그의 또 다른 이름, 안드로메다의 왕자.
'너는 절대로 나를 이길 수 없어!'
모든 것을 가진 강사장의 근거 있는 자신감.
거대한 벽에 부딪혀 끊어진 계급의 사다리에 매달려 끝없이 추락하는 연쇄살인마.
결국 모든 게 강사장의 말대로 이루어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현실적 결말.
과연 정말로 미친것은 누구인가?
-장준환 감독 영화 "지구를 지켜라!" 왓챠피디아 한 줄이 아닌 한줄평-